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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원에 자전거길 조성...대구시 제정신?

대구시민단체 자전거도로 중단 촉구 '페놀사태 잊지 않았는데..."

등록|2012.12.11 09:13 수정|2012.12.11 10:18

▲ 대구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10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낙동강 취수원에 자전거길을 만드는데 대해 비난하고 나섰다. ⓒ 조정훈


대구시가 시민의 절대다수가 사용하는 취수원인 낙동강 강정고령보 매곡취수장에서 죽곡취수장 사이 식수원 위로 자전거길을 조성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관련기사 : <낙동강 취수장 자전거길 즉각 중단해야>)

대구시 건설본부는 사업비 56억 원을 투입해 지난 8월부터 낙동강 강정고령보 안의 매곡취수장에서 죽곡취수장 사이 1472미터에 대해 자전거길을 조성하면서 이 중 1072미터에 대해서는 강관말뚝을 박고 폭 3.5미터 콘크리트 교량을 건설하고 있다. 매곡취수장은 대구시민 70%가 사용하는 식수를 취수하고 있으며 죽곡취수장은 공업용수를 취수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경실련,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등 대구지역 13개 시민단체는 10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식수원 위에 조성하는 4대강 자전거길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매곡취수장은 대구시민의 식수인 원수를 취수하는 곳"이라며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그런 곳으로 자전거도로가 놓인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페놀사태를 겪은 대구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식수원의 안전에 그 누구보다 민감하다고 주장하고 시민들의 정서와 다른 정책을 펴고 있는 대구시를 비난했다. 만약 오물이나 독극물을 투척할 경우 엄청난 대란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수자원공사가 취수원 앞으로 교량을 놓고 산까지 깎아 자전거도로를 조성하겠다고 하는 발상도 문제지만 식수원을 관리해야 할 주체인 대구시가 그 사업을 직접 시공하고 있다는 것은 더 큰 문제이고 조롱거리라고 비난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10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낙동강 취수원에 자전거길을 만드는데 대해 비난하고 강물에 쥐약(독극물)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조정훈


류승원 영남생태보존회 회장은 "작년에는 국립공원에 골프장을 짓는다고 떠들더니 올해는 취수자에 자전거길을 만든다고 한다"며 "취수원이나 상수원 보호구역은 사람이 접근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하는데 어떻게 자전거도로를 만들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구시의 처사를 비난했다.

전형권 전교조 대구지부장도 "자전거 타고 조금 돌아가면 어떤가"라며 "시청 직원들이 자전거를 타보고 자전거길을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금만 대구시민들을 생각한다면 환경단체들과 단 한 번이라도 협의를 해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구간에 대해 도심을 약간 돌아가는 우회도로가 잘 안내가 되어 있다며 우회도로의 안전을 위해 보완시설을 하거나 산지의 임도를 이용하면 세금도 아낄수 있을 뿐 아니라
식수원도 보호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대구시는 대구시의회 건설위원들은 자전거도로가 조성되고 있는 강정고령보를 방문하고 취수원 수질의 오염을 우려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안전펜스를 추가로 설치하고 안내간판 등을 이용해 계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나 시민단체들은 대구시의 대책이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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