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신 : 11일 오후 8시 14분]
'문제는 20~30대 투표율이야, 바보야'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예비후보의 유세 전략을 한 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빌 클린턴이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전략으로 현직 대통령인 조지 부시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처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지원에 나선 안철수 전 후보도 젊은 세대의 투표율 올리기에 총력을 쏟았다.

11일 서울 대학가 5곳을 돌며 대대적인 유세를 펼친 것도 이 때문이다. 안 전 후보는 이날 고려대·건국대·이화여대·홍익대와 연세대·서강대가 있는 신촌에서 학생·시민들을 만나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기말고사 시험기간인데도 각 대학 유세장에는 500~1000명의 학생들이 몰렸다.

안 전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청년들이 투표하지 않으면 정치가 청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며 "투표만이 청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14일은 부재자 투표 마지막 날이다, 혹시 주위에 '안철수가 사퇴해서 투표하기 싫다'는 분이 계시면 꼭 쫓아가서 말려 달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인간 마이크' 유세 방식에 호응해 안 전 후보의 발언을 복창했다.

사회를 본 허영 비서팀장은 "재외국민 선거 투표율이 71.2%에 달했다, 국내 투표율은 77~80%를 넘겨야 하지 않겠느냐"며 "기호 1번 찍으면 안 된다, 누구 찍어야 하는지 알죠? 12월 19일 투표하고 해피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자"고 강조했다.

송호창 전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안 전 후보가 사퇴한 후 젊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투표하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안 전 후보가 그분들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서울 대학가를 돈 것"이라고 말했다. 유민영 대변인도 "수도권의 20~30대 투표참여가 이번 대선의 핵심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안 전 후보의 대학가 유세는 13~14일로 예정된 부재자 투표를 겨냥한 것이다. 타지에서 온 학생들이 많은 서울 대학가에서는 부재자 투표가 투표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유민영 대변인은 "부재자 투표를 앞두고 '청년 문제를 해결하려면 투표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안 전 후보의 건국대 앞 유세에서 만난 한 학생은 "안 전 후보 사퇴 이후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친구들이 많다"며 "친구들한테 '부재자 투표 신청했다'고 하면서 투표하자고 말한다, 친구들도 대선에 관심이 많은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독려하면 투표에 많이 참여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대학가에서 만난 학생들은 안 전 후보의 유세로 젊은 층의 투표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전 후보의 이날 일정을 모두 동행했다는 대학생 이진혜(23)씨는 "시험 중인데도 많은 학생들이 안 전 후보를 보러 나왔다"며 "안 전 후보가 '젊은 세대가 투표를 하는 만큼 정치에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반영된다'는 투표의 의미를 전달하는 만큼, 20~30대의 투표율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송승아(24)씨는 "과거 투표율이 낮았던 것은 찍을 후보가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며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젊은 층의 큰 지지를 받았던 안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찍을 사람이 있는 이번 대선에서는 젊은 층의 투표율이 올라가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그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적극 지원한다고 한 이후에 부산과 군포에서의 공동유세 분위기가 아주 뜨거웠다, 그 추운 날에 젊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나오지 않았느냐"며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끌려가던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대학성 양아무개(21)씨는 "안 전 후보 지지자로, 안 전 후보가 사퇴한 이후 기권할까 생각했다"며 "하지만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적극 지원한 이후, 대선에서 문 후보를 찍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신 : 11일 오후 4시 37분]
"5분 뒤 시험인데 안철수 보러 나왔다."




기말시험기간이 무색했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예비후보가 대학가에 나타나자, 학생들은 시험공부를 뒤로 한 채 캠퍼스 바깥으로 나왔다. 안 전 후보가 11일 오후 3시 이화여대 정문에 나타나자 1000여 명(경찰 추산 500명)의 학생이 몰려들었다. 먼발치에서는 안 전 후보를 볼 수 없자, 학생들은 까치발을 한채 '폰카'를 하늘 높이 들고 찍었다.

인근 2~3층 카페에서는 안 전 후보를 보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창문에 밀착해 안 전 후보를 '폰카'에 담았다. 정문이 내려다보이는 캠퍼스에서는 안 전 후보를 보기 위해 뛰어내려오는 학생들이 많았다. 몰려든 학생들로 인해 이화여대길 교통이 마비되자, 차량들의 경적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나기도 했다.

안 전 후보는 이곳에서도 특유의 유세방법인 인간 마이크를 통해 투표를 독려했다. 특히 부재자 투표를 강조했다. 그는 "부재자 투표는 14일까지"라며 "꼭 투표해 달라"고 말했다. 부재자 투표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문재인 후보도 10일과 11일 대체복무제와 군복무 단축 등 청년층을 대상으로한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청년이 투표하지 않으면 정치가 청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청년실업문제 해결되지 않는다, 청년이 투표해야 청년문제가 해결된다, 꼭 투표에 참여 하실 거죠?"라며 "혹시 주위에 안철수가 사퇴해서 투표를 안 하겠다는 친구나 이웃이 계시면 꼭 투표를 부탁드린다고 전해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안 전 후보는 기표용구 모양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들어 투표를 독려했다. 안 전 후보는 앞서 건국대 앞 스타시티에서도 학생들을 만나 투표 독려에 나섰다.

안 전 후보를 지지하는 학생들은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12월 19일 꼭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사회학과에 다니는 김은영(가명, 23)씨는 시험 5분 전인데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안 전 후보 지지자"라고 밝힌 김씨는 "지난해부터 안 전 후보를 좋아하게 됐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었는데, 안 전 후보 때문에 정치에 관심이 생겼다, 12월 19일에 꼭 투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이 모두 문재인 후보로 돌아선 것 은 아니다. 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장종훈(20)씨는 "안 전 후보 사퇴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게 됐다, 부재자 투표를 신청했다"면서도 "안 전 후보를 좋아했던 친구들은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투표를 안 하겠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부모님이 경남 거창에 사신다, 아버지는 새누리당 지지자라서 나와 많이 싸우기도 한다"며 "하지만 어머니를 설득했다, 어머니는 문재인 후보를 찍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이과계열에 다니는 한시현(20)씨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그는 "박근혜 후보가 슬로건으로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내세웠다, 같은 여성으로서 여성 대통령을 뽑아주고 싶지만, 여성 후보로서 여성 정책 등을 내놓은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여성을 더 욕 먹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1신 : 11일 낮 12시 46분]
안철수, 고대에 뜨자... '트레이닝복' 학생들 "꼭 투표"


11일 오전 서울 안암동 고려대에서 학생들이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헐레벌떡 중앙광장 앞으로 뛰어나왔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예비후보를 보기 위해 도서관에서 기말시험 준비를 하다가 나온 것이다.

안철수 전 후보가 이날 서울 대학가 유세 첫 일정으로 고려대를 찾았다. 문재인 후보가 경기·인천에서 유세를 펼치는 사이, 안 전 후보는 서울 고려대·건국대·이화여대·홍익대와 연세대·서강대가 있는 신촌에서 학생·시민들을 만난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서울과 경기·인천을 나눠 '쌍끌이 수도권 유세'를 펼치는 셈이다.

안 전 후보는 오전 11시부터 30분 간 고려대 정문에서 정경대까지 걸어가면서 학생들을 만났다. 박선숙·송호창 전 공동선거대책본부장과 국민정책본부장을 맡았던 장하성 고려대 교수, 조광희 전 비서실장이 동행했다. 또한 안 전 후보 지지자 모임인 '서울내일포럼' 관계자 30여 명도 안 전 후보의 사진과 '투표 참여' 피켓을 들고 그를 뒤따랐다.

안 전 후보는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투표를 해 달라"고 말했다. 그가 중앙광장에 도착하자, 학생 500여 명이 안 전 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 전 후보가 손을 높이 들어 '손가락 하트'를 만들자, 학생들은 '폰카'를 찍으며 환호를 보냈다. "뒤에도 (하트를) 보내 달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안철수, '소리통' 이용해 투표 독려... "투표만이 청년문제 해결"



이날 역시 안 전 후보는 '소리통'을 이용해 투표 독려에 나섰다. 안 전 후보의 발언을 주위 학생들이 복창을 하면서 안 전 후보의 말은 먼 발치에서 안 전 후보를 지켜보던 학생들에게까지 전달했다. 안 전 후보가 "소리통"이라고 세 번 외치자, 학생들도 큰 소리로 "소리통"이라고 외쳤다.

그는 "소중한 마음이 여기에 모였다, 서로에게 격려의 박수를 부탁한다, 사랑의 하트도 다시 서로에게 날려주시면 좋겠다, 사랑한다"며 "지난주 목요일 문재인 후보께서 새 정치를 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을 꼭 지키시리라 믿고 아무 조건 없이 도와드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안 전 후보는 또한 "청년이 투표하지 않으면 정치가 청년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청년실업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며 "투표만이 청년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저도 청년문제, 새 정치를 위해 이 한몸 바치겠다"고 말했다. 이에 환호가 쏟아졌다. 안 전 후보는 기표용구 모양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높이 들어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흰 목도리를 두르고 나온 안 전 후보는 유세 도중 한 시민으로부터 녹색 목도리를 건네받아 맸다. 또한 학생들은 안 전 후보와 악수를 하기 위해 40m의 긴 줄을 만들기도 했다. 배민표(26)씨는 "시험기간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고려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안 전 후보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뛰어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안 전 후보 지지자였는데, 안 전 후보가 사퇴한 이후 누구를 뽑을지 고민 중"이라며 "그래도 안 전 후보 말대로 19일에 투표를 꼭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후 2시 시험을 앞두고 공부하던 중 안 전 후보를 보기 위해 나왔다는 또 다른 학생들도 "문 후보와 안 전 후보 성향이 다르지 않느냐, 하지만 투표를 꼭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기말시험기간인데도 학생들이 많이 나왔다"며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