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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안 바뀌면 영원히 안 바뀐다"

[현장] 문재인, 일산 등 수도권 표심잡기 나서... "국민과 함께하겠다"

등록|2012.12.11 13:43 수정|2012.12.12 11:14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1일 저녁 경기도 안산시 중앙역 로데오거리 집중유세에서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대선승리를 다짐하며 하트를 날리고 있다. ⓒ 남소연


▲ 1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동구 라페스타 미관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유세장에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글귀를 목에 건 애완견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 남소연


[3신 : 11일 오후 8시 5분]
문재인 "암만해도 내가 말춤을 춰야될 것 같다"

"암만해도 제가 말춤을 춰야될 것 같습니다."

1000여 명 시민 앞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환하게 웃었다. 11일 오후 안산 중앙역 앞 광장에서 유세를 펼친 문 후보는 조금 전 '투표율이 77% 넘으면 어떤 일이 생기냐'고 시민들에게 질문을 던졌었다. 이에 돌아온 답은 "말춤~!"이었다. 문 후보가 지난 1일 강원도 유세에서 "투표율이 77%를 넘으면 명동에서 말춤을 추겠다"고 공약한 것을 시민들이 기억하고 합창하듯 답한 것이다.

이 같은 호응에 문 후보는 "투표율이 77% 넘으면 제가 대통령이 되겠죠"라며 '말춤'을 추게 될 거 같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 영하 5도까지 떨어진 날씨에도 시민들은 두툼한 외투에 목도리, 장갑까지 '완전 무장'한 채 문 후보의 유세를 경청했다. 문 후보가 이동하자 우르르 몰려 저마다 사진기를 꺼내들었다.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까지도 필사적으로 문 후보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도 있었다.

문 후보를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던 손상혁(20)씨는 "문 후보를 보려고 저녁 약속을 일부러 이 곳으로 잡았다"며 "박근혜 후보보다 서민적이라서 문 후보를 지지한다, 이 지역은 대체로 비슷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문 후보를 보기 위해 일부러 중앙역을 찾았다는 홍아무개(20)씨 역시 "문 후보 공약이 마음에 든다"며 "20대는 역시 박근혜 보다는 문재인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문 후보가 서울을 중심으로 '⊃'자 모양을 그리며 고양->의정부->성남->안양->광명->안산->부평 등 수도권 지역 7곳을 차례차례 방문했을 때도 비슷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각각의 지역에서 문 후보는 일관되게 "정권교체를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투표해달라"고 호소했고, 시민들은 "투표"라고 화답했다. 특히, 안산 지역 집중 유세 열기가 뜨겁자 문 후보는 고무된 듯 "대통령에 당선돼서 안산 시민들을 다시 뵙겠다, 그때 막걸리도 한잔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또 "내가 부족한 점을 여러분들이 채워주고 계신다"며 "대선에서 승리하면 새정치 세력을 모두 모아 대통합내각을 만들고 '시민의 정부'를 출범시키겠다, 시민이 정치의 주인이 되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1일 저녁 경기도 안산시 중앙역 로데오거리 집중유세를 펼치자, 문 후보의 연설을 지켜 본 시민들이 박수치며 환호하고 있다. ⓒ 남소연


그의 연설을 가만히 듣고 있던 익명을 요구한 김아무개(40)씨는 "연설이 감동적"이라며 "부족한 부분을 국민들과 함께 메우겠다는 점이 마음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 공단이 모인 안산은 경제민주화와 직결된 곳"이라며 "이명박 정부 때 대기업 위주 정책으로 너무 피해를 봤다, 정권 바꾸고 싶은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앞치마에 팔토시 차림의 임숙자(63)씨 역시 "장사가 안 돼서 다들 죽겠다고 난리"라며 "정치가 꼭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세 현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임씨는 가게를 비워두고 일하던 차림 그대로 뛰쳐나온 길이다. 그는 "안철수랑 문재인이 손잡고 돌아다니면 이기지 않겠냐"고 자신했다.

한 시간 반 전, 일찌감치 가게 문을 닫고 유세장을 찾았다는 조성노(50)씨도 "국정 경험도 있고 능력이 있는 문재인 후보가 정치를 바꿔줬으면 한다"며 "남은 기간 동안 안철수 후보가 더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이정희 후보도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정희 후보가 도와주면 야권이 완전히 이긴다, 지금 이 후보의 지지율이 1%밖에 안 돼도 야권이 모두 하나가 됐다는 그 상징성이 크다"며 "그럼 투표율도 75%를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1일 저녁 경기도 안산시 중앙역 로데오거리 집중유세에서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대선승리를 다짐하며 손으로 'V자'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 남소연


▲ 11일 저녁 경기도 안산시 중앙역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유세장을 찾은 한 어린아이가 어른들을 따라 '기호2번'을 뜻하는 'V자'를 손가락으로 만들어 보이고 있다. ⓒ 남소연


[2신 : 오후 5시 25분]
[안양] 강추위에 모여든 500여명의 시민들...문재인 "승리가 목전에"

"이번에 안 바뀌면 영원히 안 바뀌어."

안양역 바로 앞에 위치한 남부시장에서 과일과 채소를 파는 최성준(56)씨는 '정권교체'를 꼭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11일 오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안양역 유세를 보러 나온 참이다. 일손도 잠시 놓았다.

최씨는 "이 정부 들어서 장사가 너무 안 돼 정말 힘들었다, 장사치들은 딱 피부로 느낀다 노무현 정부 때보다 힘들었다"며 "이번에는 진짜, 꼭 바뀌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안양역 광장에는 이 같은 마음에 문 후보를 지지하는 상인 여럿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오후 4시께 연단에 오른 문 후보는 이에 화답하듯 "이번에 꼭 바꿔야 하는데 후보만 믿어서는 안 되겠다, 우리가 나서야겠다, 정권교체로 새 정치를 꼭 만들어야 겠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여주셨다"며 "날씨가 추운데도 많이 모여줘서 감격스럽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그런 간절한 마음이 하나가 돼 힘을 뭉쳤다, 분위기가 확 달라지지 않았냐"며 "승리가 목전에 다가왔다, 대선승리는 우리의 것 맞나"고 외쳤다. 500여 명의 시민들은 목청 높여 "네"라 외쳤다.

▲ 11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행복로에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유세장에는 한 지지자가 달력을 찢어 만든 '대통령 문재인 짱' 핸드메이드 피켓도 등장했다. ⓒ 남소연


문 후보는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권교대"라며 "이명박 정부 시즌 2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앞으로 8일이 대한민국 미래를 좌우한다, 꼭 투표해달라"며 "투표율 77%가 넘으면 내가 대통령이 된다"고 강조했다.

교복 차림의 중고등학교 학생들,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대학생들, 30~40대 시민에서 60대 이상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박수로 '투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문 후보를 보기 위해 계단에 올라선 손보경(23)씨도 그 중 하나다. 손씨는 문 후보를 보자마자 "꺅" 소리부터 질렀다. 그는 "문 후보를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원래 안철수 후보를 좋아했는데,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하니 문 후보가 더 좋아졌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앞서, 오후 2시 의정부 역 앞 유세 현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손명자(54)씨는 "당연히 문재인을 뽑을 거"라며 "박근혜도 새누리당인데 '형님 먼저 아우 먼저'도 아니고 새누리당이 또 당선되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김영춘(43)씨 역시 "이명박 대통령 뽑아줘도 낙후된 이 곳은 달라진 게 없다, 정권교체 해야 한다"며 "여기는 젊은층 뿐 아니라 40~50대에도 문재인 지지자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의정부역 유세에 모인 1000여 명의 시민 가운데 200여 명은 유세가 끝난 후에도 여운이 남은 듯 문 후보를 줄지어 따라가며 "문재인 대통령"을 목청 높여 외쳤다.

[1신 : 11일 오후 1시 43분]
[일산] 문재인 "당선돼도 타운홀 미팅하며 호프 한잔 하겠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동구 라페스타 미관광장을 찾아 환호하는 경기도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는 11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동시에 수도권 표심 잡기에 나섰다.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8일 앞둔 이날 오전 문재인 후보는 고양시 일산 라페스타 미관광장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그는 "(대통령) 당선자 시절, 타운홀 미팅을 하며 호프(맥주) 한잔 마시겠다"며 "국민 속에 있는, 국민과 함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대통령이 되고 난 후에도 청와대에 고립되지 않겠다"며 "일을 마치면 남대문 시장·인사동에도 나가고 노량진 고시촌에도 가보고 연극·미술 전시회도 보러 다니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근사한 세상 아닌가, 이런 게 새정치라고 생각하시는가"라고 덧붙였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도 문 후보와 함께 유세차에 올랐다. 강 전 장관은 "12월 19일 반드시 투표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우리의 진정한 서민 아들로, 민생을 살리는 대통령으로 만들자"며 지지를 호소했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동구 라페스타 미관광장을 찾아 환호하는 경기도민들에게 손을 내밀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동구 라페스타 미관광장 유세에서 경기도민들에게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왼쪽은 문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 남소연


이날 유세 시작 전에는 모인 시민들이 100명도 채 안 됐지만, 문 후보가 도착할 즈음에는 300명을 훌쩍 넘었다. 이들은 거리에 일자로 늘어서 문 후보와 악수하기 위해 기다리며 사진기자들에게 '좋은 그림'을 만들어줬다. '투표하세요'라는 팻말과 함께 노란색 목도리를 두른 개도 시민들의 인기를 끌었다. 지난 9일 군포시 산본 유세 당시 문 후보와 안철수 전 대통령 예비후보가 들었던 투표 기호 모양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들어 온 시민도 있었다.

대체로 이날 모인 시민들은 평일 낮 시간인 것을 감안해 "이 정도면 많이 모인 것"이라고 평을 내렸다. 문 후보 얼굴을 보기 위해 나왔다는 최진(42)씨는 "(시민) 대부분 일산에서 서울로 출근해 원래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를 보러 온 시민들은 그가 고양시에서 승산이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한아무개(60)씨는 "원래 이곳이 북쪽과 가까워서 보수 성향이 강했는데 신도시화 되면서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한편, 고양시 일산 유세를 마친 문 후보는 의정부역 '차없는 거리' 행복로, 성남 중앙시장, 안양역 광장, 광명사거리 광명시장, 안산시 중앙역, 부평역 광장 등을 돌며 경기권 유세에 집중한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동구 라페스타 미관광장을 찾아 환호하는 경기도민들에게 손을 내밀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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