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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아이패드 사실무근, 선거 패배 직전의 발악"

새누리, '커닝' 논란 법적 조치 예고... 광화문 유세 사진조작에는 엉뚱한 수사의뢰

등록|2012.12.11 18:19 수정|2012.12.11 18:19

▲ 제18대 대통령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온 10일 오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가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진행된 2차 TV토론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박 후보의 손에는 '아이패드 커닝 논란'의 주인공이 된 붉은색 가방이 들려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아이패드를 소지하지 않았다. 선거 패배 직전에 나오는 발악 현상이다. 지금 고발장을 쓰고 있다. 빠르면 오늘 중으로 고발하고 앞으로 절대 취하하지 않고 끝까지 갈 것이다."

'박근혜 아이패드 커닝' 의혹이 법정으로 가게 됐다.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2차 대선후보 TV토론 사진을 한 장 올리며 "박근혜의 커닝? 이제 최첨단 수첩을 동원, 참 부끄럽습니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 후보라니"라고 글을 올렸다. 해당 사진에서 박 후보는 무릎 위에 올려놓은 붉은색 가방을 바라보고 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는 몸을 앞으로 숙여 그런 그를 쳐다 보고 있다. 정 의원은 해당 가방을 '아이패드 윈도우 백'으로 본 셈이다.

민주통합당 공보라인도 가세했다. 허영일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SNS상에 유포되고 있는 사진을 보면 박근혜 후보께서 무릎 위에 '아이패드 윈도우 백'을 올려놓고 있는 것이 찍혀 있다"며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신 분이 컨닝을 하셨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도 있듯이 신중히 처신하셨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선규 새누리당 대변인의 1차 대응이 화를 키웠다. 박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토론 준비하는 입장에서 이것저것 다 준비할 수 있고 자료까지 볼 수 있다"며 "그런데 여기다가 TV토론 중에 컨닝을 했다고 하면 어쩌자는 거냐"고 말했다. '아이패드 지참'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은 채, '토론 시작 전' 촬영된 사진임만을 강조한 셈이다.

허 부대변인은 이를 인용, "어제 TV토론에 박근혜 후보께서 아이패드를 지참하고 가신 것을 시인했다, SNS에서도 그냥 가방이다 아이패드가 들어있다 논란이 분분한데 일단 아이패드를 들고 가신 것을 확인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재차 지적했다. 이에 박 대변인은 이날 오후 후속 브리핑을 통해 "보니까 아이패드 윈도우백이 아니었다. 박 후보가 무릎 위에 올려둔 것은 박 후보의 가방"이라고 다시 밝혔다. 김철균 새누리당 SNS 본부장도 "후보는 아이패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근혜 아이패드 커닝' 논란은 달아오를대로 달아오른 상황이었다. 논란이 된 가방이 '아이패드 윈도우 팩'이 아닐지라도 '후보가 토론회 입장시 낱장 자료 외 노트북·도표·차트 기타 보조 자료를 지참할 수 없다'는 규칙을 어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정현 "가방을 아이패드로 볼 정도로 다급한 듯... 선거패배 직전 발악"

새누리당은 이를 "대선을 8일 앞두고 네거티브 공세가 시작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이정현 공보단장은 몇 차례씩 당사 기자실로 내려와 "민주당의 흑색선전을 바로잡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민주당이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서 어렵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이 이런 공개적 흑색선전과 마타도어인 것 같다"면서 "호랑이에 12번 물려가도 정신 차려야 한다고 하는데 틀림 없는 가방을 아이패드로 볼 정도로, 헛 것이 보일 정도로 다급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그는 "사실 하나 밝혀서 끝나는 게 아니다, (박근혜 아이패트 커닝 의혹을 갖고) 이런 사람이 대통령 자격 있느냐고 논평을 냈고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며 "이걸 다시 원위치 시키려고 한다면 원고지 1만 매로도 부족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 단장은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논평을) 취소도 안 하고 사과도 안 하고 있다"며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에서 허위사실이었음을 인정하고 취소 조치를 하지 않으면 정청래 의원에 대해 법적으로 조치 취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이와 관련, 정 의원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박근헤의 커닝? 이제 최첨단수첩까지 동원'이란 글은 진실논란이 있어 바로 삭제했다"며 "토론 규칙 위반은 맞지만 삭제한 제 글이 자꾸 인용되면서 아이패드 휴대논란만으로 비화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결과적으로 혼란을 드린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글을 올렸다).

서영석 리얼텍스트 대표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박근혜가 2차 TV토론회장에 아이패드 갖고 들어간거 맞음. 선관위 선거방송위원회 관계자가 확인했음.(제보)"라고 글을 올린 것도 거론됐다. 이에 대해 이 단장은 "이건 발악이다, 선거 패배 직전에 나오는 발악 현상"이라며 "(아이패드 지참은) 명백하게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또 '규칙 위반 논란'에 대해 "그 가방은 보조자료에 해당되지 않는다, 차트나 도표도 아니고"라며 "현장의 선관위 팀장이 괜찮다고 해서 옆에 놨던 것이다, 가방을 추켜들고 토론하던가"라고 반문했다.

안형환 대변인 역시 "막판 네거티브 흑색선전이 도를 넘고 있다"며 "선거 결과가 민주당 측에 불리하게 돌아갈 것으로 보이자 모든 인력과 방법을 동원해 흑색선전에 나서고 있다"고 규정했다. 이어, "우리는 네거티브 공습경보를 발령한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이를 막아내겠다"며 서 대표에 대한 고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브리핑에서도 "우리는 네거티브에 의해 선거결과가 뒤바뀌는 일을 경험했다,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문제는 이상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1억 원 피부샵도 마찬가지였다"며 "이번 만은 그런 일을 막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광화문 유세현장 사진 조작 밝힌 게 신종 네거티브?

한편, 새누리당은 광화문 유세현장 조작 사진에 대해서도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그러나 초점은 엉뚱하게도 사진을 조작한 누리꾼이 아니라 원 사진과 조작 사진을 대비시킨 누리꾼을 향해 있다.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 브리핑을 통해 "논란이 됐던 '광화문 유세 사진 조작' 사건을 조사하면서 저희 SNS 팀에서 기존의 방식과 다른 신종 네거티브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교묘한 신종 네거티브는 여론을 호도하려는 악의의 배후 조종자는 사라지고 악의 없는 네티즌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게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즉, 사진을 조작한 누리꾼은 악의가 없고 조작 사진을 밝혀낸 누리꾼이 악의적으로 여론을 호도한 것이란 주장이다.

안 대변인은 "일부에서는 네티즌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반발할 지 모르지만 이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응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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