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간 '우비소년' 안철수 "국민의 힘 보여줘야"
[현장] 안철수 전 후보, 대구·울산 유세... 겨울비 내리는 가운데 시민 몰려
"좀 변화가 있어야 안되겠습니꺼?"
▲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예비후보가 14일 오후 울산시 남구 신정1동 신정시장 팔복떡집사거리에서 투표참여 독려 번개 모임을 열고 이를 구경하기 위해 모인 많은 시민들을 향해 하트를 날리고 있다. ⓒ 조재현
14일 오후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예비후보가 나타난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만난 한 여성상인 김용선(가명, 52)씨의 말이다. '경상도', '여성', '50대'라는 키워드로 김씨를 바라보면,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지지자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김씨는 안 전 후보를 보기 위해 손님들이 몰리는 시간인데도 빵집을 잠시 제쳐놓고 나왔다.
김씨는 이곳에서 13년 동안 빵집을 운영했다. 그동안 2번의 대선이 있었다.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영남이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 표를 줬기 때문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퍼지고 있다"며 "나이든 나 같은 사람도 대선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가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안철수 전 후보다. 비단 김씨뿐만 아니다. 이날 안철수 후보가 방문한 대구와 울산에서 만난 시민들도 안 전 후보로 인해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울산시민은 "더 이상 새누리당에 표를 못주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반새누리당·비민주당 성향인 사람들 사이에는 '정치인들은 다 똑같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안철수 전 후보로 인해 정치에 관심이 생겼다는 사람이 많아졌다, 안 전 후보의 지원으로 문재인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탁재곤(28)씨는 '투표가 밥 먹여준다'는 독표 독려 피켓을 들고 신정시장에 섰다. 하지만 한 어르신이 피켓을 보더니 "북한에 퍼주기만 하는 것 아니냐", "밥 먹여준다면, 일 안해도 되겠네"라고 비아냥거렸다. 탁씨는 기자에게 "장년층한테 이런 말을 많이 듣는다, PK지역은 비슷하다"고 귀띔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어른들은 반으로 나뉘었다, '찍던 놈 계속 찍겠다'는 사람이 있고, '정치인들은 다 똑같다'며 정친불신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래도 정치불신을 나타내는 사람들 중에 안 전 후보 때문에 정치에 다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며 "투표율이 올라가면, 문재인 후보가 득표율 40%를 충분히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예비후보가 14일 오후 울산시 남구 신정1동 신정시장 팔복떡집사거리에서 투표참여 독려 번개 모임을 여는 가운데 안철수 전 후보가 도착을 하자 시민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 조재현
한편, 안철수 전 후보는 대구 동성로에 이어 울산 신정시장에서 상인·시민 300여 명을 만났다. 안 전 후보는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했고, 상인들은 "다음 대통령이 될 거다", "파이팅"이라며 그를 맞이했다. 지지자들은 안 전 후보의 투표 독려에 맞춰 '12월 19일 우리 모두 꼭 투표합시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어 보였다.
안 전 후보는 이곳에서도 인간 마이크를 썼다. 그가 "소리통"을 외치자, 시민들도 따라 외쳤다. 그는 "울산 시민 여러분, 상가 상인 여러분, 매우 춥고 많은 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12월 19일은 우리와 우리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소중한 선거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선거에 나선 이유는 격차해소 때문이다, 지역격차·빈부격차는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는 적이다, 저는 사퇴했지만 저는 계속 이 길을 갈 것이고,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데 이 한 몸 바치겠다"고 전했다.
안 전 후보는 "12월 19일 국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나라의 미래를 국민의 손으로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가 국민을 두려워한다"며 "혹시 주위에서 안철수가 사퇴해서 투표하기 싫다 그런 분이 계시면 꼭 투표하시라고 부탁의 말씀 전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1신 : 14일 오후 2시 52분]
대구 간 '우비소년' 안철수 "국민의 힘 보여줘야"
▲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에서 대구시민들에게 투표참여 독려를 하는 가운데 손을 흔들며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조재현
▲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에서 대구시민들에게 투표참여 독려를 하는 가운데 시민들이 안 전 후보의 하트날리는 포즈를 폰카로 담고 있다. ⓒ 조재현
14일 오후 흰색 우비를 쓴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예비후보가 대구 중심가인 동성로에 모습을 드러내자, 500여 명의 시민들이 환호와 박수로 그를 맞았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시민들은 안 전 후보를 보기 위해 동성로로 나온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우산이 뒤엉키면서 비가 이리저리 튀어 옷이 젖어지만,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안철수 전 후보가 대구를 방문한 것은 지난 10월 8일 이후 처음이다. 이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12일 대구 동성로 방문 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는 대구에 이어 오후 4시 울산에도 방문한다. 이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의 부산·울산·경남 방문과 보조를 맞춰, '쌍끌이 영남 세몰이'의 나선 것이다.
안철수, 대구시민 향해 "선거일에 국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에서 대구시민들에게 투표참여 독려 번개를 마치고 한 시민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조재현
안철수 전 후보는 우산을 쓰지 않은 채, 20여 분 동안 동성로 거리를 지그재그로 걸으면서 시민들과 악수를 나눴다. 그와 동행한 송호창 전 공동선거대책본부장과 장하성 전 국민정책본부장 등 안 전 후보 쪽 관계자들도 우산을 쓰지 않고 유세를 도왔다.
곧 대구백화점 앞에 닿은 안 전 후보는 시민들 사이로 들어가, 팔을 올려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시민들은 "사랑해요"라고 외치며 이 모습을 '폰카'에 담았다. 반대로 시민들이 안 전 후보를 향해 '손가락 하트'를 보여주자, 안 전 후보가 이를 찍기도 했다. 시민들은 우산 위에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의 이름이 적힌 노란색 풍선을 달거나, '문안드림, 희망의 아이콘', '가장 기쁜 인사, 문안인사'와 같은 피켓을 들었다.
안 전 후보가 "소리통"이라고 외치자, 스스로 인간마이크가 된 시민들이 따라 외쳤다. 그는 "대구시민 여러분, 춥고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이 모여 주셔서 고맙다, 서로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말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제가 선거에 나선 이유는 격차해소 때문이다, 지역격차·빈부격차는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는 적"이라며 "저는 사퇴했지만 저는 계속 이 길을 갈 것이고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데 이 한 몸 바치겠다고 밝혔다.
안 전 후보는 "12월 19일은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소중한 선거일이다, 국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나라의 미래를 국민의 손으로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가 국민을 두려워한다"며 "혹시 주위에 '안철수가 사퇴해서 선거하기 싫다'는 분이 계시면 쫓아가서 '제발 투표 부탁한다'는 말씀을 전해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대구가 바뀌고 있다... 문재인 30% 득표 기대"
▲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에서 대구시민들에게 투표참여 독려를 하는 가운데 한 안철수 전 후보 지지자가 종이로 깔때기를 만들어 안철수 전 후보의 이름을 연호 하고 있다. ⓒ 조재현
안철수 전 후보 유세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구가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신경한(가명, 45)씨는 "새누리당의 일당 독재가 유지되고 있는 대구는 물이 고여 썩은 상황과 같다, '대구가 이제 바뀌어야 한다'는 밑바닥 민심이 있다"며 "안철수 전 후보는 사퇴 전 그런 민심을 대변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을 더 이상 찍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민주통합당을 선택하기에는 내키지 않는다고 하는 분들 중에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문재인 후보 지지로 옮겨갔다, 안 전 후보로 인해 변화의 물꼬를 터준 것"이라며 "문재인 후보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선에서 대구·경북 30% 득표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후보 지지자인 오승현(가명, 29)씨는 "궂은 날씨에 사람이 적을까 봐 왔는데, 사람이 많이 왔다"며 "친구들은 모두 투표를 한다고 한다, 박근혜 후보를 뽑겠다는 친구들은 별로 없다"고 밝혔다. 그는 "어머니, 아버지는 투표를 포기했다, '새누리당을 찍어도 바뀌는 게 없으니 정치 불신이 커졌다'는 말씀을 하신다"며 "문 후보를 찍으라고 부모님을 설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에서 대구시민들에게 투표참여 독려를 하는 가운데 안철수 전 후보가 트위터에 올리겠다며 시민들의 하트날리는 포즈를 폰카로 담고 있다. ⓒ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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