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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구 방문', 대구에선 신문기사 안 된다

[주장] 민주당 대구선대위의 지역신문 취재 불허 이후를 보며

등록|2012.12.14 18:28 수정|2012.12.14 18:28

▲ 대구백화점 앞에서 우산을 쓴 채, 오후 2시에 도착하기로 예정되어 있는 안철수 전 후보를 기다리고 있는 대구시민들. 사진은 14일 오후 1시 40분 찍음. ⓒ 정만진


민주통합당 대구선거대책위원회가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매일신문>과 <영남일보>에 대한 취재거부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인 <매일신문>과 <영남일보>가 표제 선정의 교묘한 이미지화와 지면 할애의 차별 등 편파 보도를 넘어 특정 정당과 특정 후보에 대한 홍보물로 전락해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면서 "두 신문에 대해 일체의 보도자료 제공과 인터뷰를 거부하고 차후 다른 언론사에 제공된 공식 자료를 변,오용하는 사례가 없도록 요구"했었다(오마이뉴스 12월 14일 기사 <민주당 대구선대위, 대구 특정언론사 상대 취재거부> 참조).

그 이후 지역언론의 보도 편향성에 변화가 있었을까? 민주당 대구선대위의 기자회견 하루 뒤인 14일 오후 2시, 안철수 전 후보가 대구를 찾았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그러나 14일 아침에 나오는 대구의 3개 조간신문에서 안철수 전 후보의 대구 방문은 전혀 언급되지도 않거나, 보도되더라도 아주 짧게, 그것도 다른 내용 속에 뒤섞여 찾아보기 어려웠다.

부산은 달랐다. 부산에서 발행되는 조간 국제신문은 안철수 전 후보가 부산을 방문한 지난 7일,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이 함께 파안대소하는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 14일 오후 2시, 안철수 전 후보가 대구에 왔다. 그러나 14일 아침에 나오는 대구의 3개 조간신문에는 안철수 전 후보의 대구 방문 기사가 거의 없었다. 부산은 달랐다. 부산에서 발행되는 조간 국제신문은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이 함께 파안대소하는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 정만진


국제신문은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전폭 지원'하기로 '합의'했다는 기사와 사진 이외에도 <"연대 파괴력 극대화" 승부처 '고향'서 첫 포문> 제하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는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7일 오후 5시 부산 남포동에서 집중유세를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린 뒤, '부산이 대선 승패를 좌우할 전략지 중의 전략지로 꼽히자 문 후보 측의 요구를 안 전 후보측이 전격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기사는 또 '현재 부산 판세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50~60%대 여론조사 지지율로 32~39%대인 문 후보를 앞서고 있다. 야권의 두 사람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5~10%로 추정되는 부산의 부동층을 문 후보 지지로 돌려세운다는 데 두 사람이 교감을 나눈 것'이라면서 '안 전 후보는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과 안철수 적극 지지층을 설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후보 측의 한 인사는 "현재 부동층으로 돌아선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썼다.

그에 비해 대구는 한 줄도 언급하지 않거나, 다뤄도 본문 속에 세 줄로 섞어서 전혀 드러나지 않게 편집되었다. 한 조간은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의 구미 방문을 7줄로 쓴 반면 안철수 전 후보의 대구 방문은 3줄로 취급하기도 했다.

▲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의 구미 방문은 7줄, 안철수 전 후보의 대구 방문은 3줄. ⓒ 정만진


대선 앞두고 언론들 '중심' 잡아야

민주당 대구선대위의 대언론 요구처럼 대구 지역의 일간지들은 본연의 역할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듯하다. 심지어 '개가 사람을 문 것은 뉴스가 되지 않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고도 하는데, 전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안철수 전 후보의 대구 방문을 대구 지역의 조간신문이 당일 지면에 제대로 싣지 않는다면 과연 무엇을 기사화한다는 것일까? 대구 지역 언론들, 중심을 잡아 제 기능을 다해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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