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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정권교체는 진보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

대선 후보 사퇴 후 광주 5·18국립묘지 방문... 보궐선거 진보당 후보 지원 나서

등록|2012.12.17 19:16 수정|2012.12.17 22:45

▲ 17일 광주 5.18묘지 참배를 마친 이정희 전 진보통합당 대선 후보가 눈물 흘리는 대학생 유세단원과 포옹하며 위로하고 있다. ⓒ 이주빈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통령 후보가 17일 오후 광주 5·18국립묘지를 찾았다. 이 전 후보는 "정권교체는 진보로 가는 길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라며 자신이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까닭이 정권교체에 기여하기 위함을 재차 확인했다.

이 전 후보는 오병윤(광주 서구을)·김선동(전남 순천·곡성) 의원, 윤민호 광주시당위원장 등과 함께 이날 오후 2시 5·18국립묘지를 찾았다. 이 전 후보가 광주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당원 및 지지자 100여 명도 자리를 함께 했다.

방명록에 "오월정신 계승하여 정권교체 이뤄내고 진보의 미래를 열겠습니다"고 쓴 이 전 후보는 5·18신묘역과 구묘역을 차례로 방문, 헌화 분향하며 추념했다.

이 전 후보는 5·18구묘역에서 인사말을 통해 후보 사퇴 후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다. 이 전 후보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진보적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오월영령들에게 굳게 약속 드렸던 다짐이 생생하다"며 "유례없는 역경을 딛고 진보당과 노동자, 농민 등 민중은 투표 앞둔 이 시점까지 전진해왔다"고 평가했다.

▲ 17일 오후 2시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가 오병윤, 김선동 의원 등과 함께 5.18국립묘지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 이주빈


▲ 이정희 후보가 5.18국립묘지 방명록에 남긴 글. ⓒ 이주빈


이 전 후보가 '유례없는 역경'이라고 표현한 것은 국정원 직원의 댓글 공작 의혹, 이 사건에 대한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 등 일련의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전 후보는 "정권교체는 진보로 가는 길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라며 "최선을 다해 정권교체를 만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이 전 후보가 자신의 후보직 사퇴와 관련 지지자들의 논란을 최소화하고 우선은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으자는 뜻을 완곡하게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고통과 절망의 시간을 끝내고 희망의 세상을 만들겠다"며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사실상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통한 정권교체를 돕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이와 관련 진보당 한 관계자는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 측이 요구하지도 않았지만 이 전 후보와 진보당은 여러 아픔을 감수하면서 후보직 사퇴라는 배수의 진까지 쳤다"며 "이제 남은 건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의 몫"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정희 후보가 사퇴하기 전까지 TV토론 등을 통해 얼마나 대선 국면을 역동성 있게 변화시켜 왔는지 다들 알고 계실 것"이라면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이 바라는 새정치는 역동성 있는 정치, 희망의 근거가 생생하게 꿈틀대는 정치"라고 말했다.

▲ 미소를 잃지 않던 이정희 전 후보가 고 정광훈 전농 의장 묘 앞에서 코끝이 빨개지자 이를 참으려 입술을 꾹 다물고 있다. ⓒ 이주빈


이 전 후보는 고 정광훈 전농 의장과 고 박종태 노동열사의 묘소를 참배한 뒤 한참을 묵상에 잠겼다. 5·18묘지 참배 동안 담담함과 엷은 미소를 잃지 않던 이 전 후보는 이때 만큼은 잠시 코끝이 시큰해졌다.

참배를 마친 이 전 후보는 대학생들로 구성된 유세단원들을 일일이 껴안으며 위로했다. 몇몇 학생은 이 전 후보와 포옹하며 울기도 했다. 이 전 후보는 진보당 후보가 출마한 광주 동구와 전남 화순 보궐선거 지원을 마친 뒤 상경했다.   

▲ 이정희 전 후보가 5.18옛묘지를 참배하며 시선을 멀리 한 채 깊은 상념에 잠겨 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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