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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표'라도 더... 강원도 양당 대선공약 싸움

새누리당 뒤늦은 공약 추가... 민주당 '공약 급조' 비난

등록|2012.12.18 20:26 수정|2012.12.18 21:03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강원도에서는 대선 투표일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도 지역 현안이 담긴 '대선 공약'을 둘러싸고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과 민주통합당 시군위원장들 사이에 공방전이 오갔다. 새누리당은 지난 4·11 총선에서 도내 9개 지역구를 석권한 기세를 계속 이어가야만 하는 승자의 위치에 있었고, 민주당은 이번 대선을 통해 지난 총선에서의 패배를 조금이라도 만회할 필요가 있었다.

▲ 17일 오전 10시 30분 합동 기자회견에서 추가 대선 공약을 발표하는 강원도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들. ⓒ 성낙선

한기호 도당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9명은 지난 17일 새누리당 도당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몇 가지 새로운 공약을 포함한 '강원지역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자료'와 함께 "박근혜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줄 것"을 부탁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박 후보 공약에 자신들이 제시한 공약을 추가했다. 여기에는 '철원 평화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추가하는 등 마지막까지 지역 민심을 놓치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한 흔적이 보인다. 새누리당은 이날 자신들의 공약을 보완하면서, 민주당의 공약을 공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기자회견을 통해 배포한 자료에서 "민주통합당 강원지역 공약은 성의 없는 공약으로 강원도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이 제시한 공약 중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사용할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을 접경지역인 고성에 건설'하는 것을 "성의 없는 공약" 중 하나로 꼽았다.

민주당은 이 공약을 '동계올림픽을 통해 남북한 경제협력과 평화통일을 이룰 전진기지를 강원도에 구축'하려는 의도로 제시했지만, 새누리당은 비현실적인 공약으로 폄하했다. 새누리당은 이 외에도 민주당이 제시한 공약 중 '폐광지역 경제 회생' '동해안 공동어로구역 설정' '수도권 대학 제2캠퍼스 유치' 등을 성의 없는 공약 중에 하나로 지적했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또 기자회견에서 또 "강원도민의 힘으로, 여성대통령 탄생의 위대한 역사를 창조해 달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이 성명서에서 "우리 9명 국회의원 일동은 박근혜 후보와 함께 대한민국과 강원도의 운명을 바꿀 준비된 비전과 정책을 통해 새로운 강원도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이날 춘천 중앙로 로터리 등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마지막 지원유세를 펼쳤다.

강원도, 새누리당은 '승세 굳히기'... 민주당은 '열세 만회하기'

▲ 18일 오후 6시경 춘천 팔호광장,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이 문재인 유세 차량에 올라 마지막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 성낙선

지난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완패한 민주통합당 강원도당 역시 17일 조일현 도당위원장을 비롯한 각 시군위원장들이 함께 모여 막바지 유세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조일현 도당위원장과 시군위원장들은 춘천 팔호광장 등에서 지원유세를 펼쳤다. 민주당은 강원도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민주당의 최종 목표는 젊은 층의 투표율을 높여 후보 간 격차를 좁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지원유세와는 별도로 새누리당이 민주당 공약에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도당 사무실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이 선거를 이틀 앞두고 공약을 급조해 발표한 흔적이 보인다"고 비판했다. 실제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건의한 공약은 '박근혜 공약집'에 포함돼 있지 않다.

민주당은 "오늘(17일) 새누리당이 발표한 공약은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한 공약으로, 그 중 철원평화산업단지 조성사업·삼척 러시아 PNG 터미널 유치 등은 급하게 끼워넣은 공약"이라며 맹공을 가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의 추가 공약을 두고 "공약이 아니라 단지 국회의원들의 건의사항에 불과하다"고 그 의미를 깎아내렸다.

강원도 지역의 민주당 대선 지원유세는 신경민 국회의원(서울 영등포구)이 최종적으로 마무리했다. 영월이 친가인 신 의원은 18일 오후 3시 원주시 중앙시장에서 지원유세를 시작해, 오후 5시 40분 춘천 팔호광장에서 마지막 지원유세를 펼쳤다.

신 의원은 이 유세에서 "박근혜 후보는 '여의도 대통령'으로서 사실상 이명박 정부와 한몸이자 이란성 쌍둥이였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와 함께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내일은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는 날이다, 지금 우리는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 진중한 판단을 부탁한다, 투표소에서 뵙겠다"고 말했다.

강원도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이번 대선 선거운동은 이날 오후 6시,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의 지원유세를 끝으로 사실상 모두 끝났다. 이제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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