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모바일 시대, 네이버 독주 계속될까

[주장] 카카오톡에 모바일 앱 사용 순위 뒤져... 스마트폰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등록|2012.12.19 10:10 수정|2012.12.19 10:10
국내 미디어의 최강자는 누구일까? KBS, MBC, SBS, CJ로 대표되는 방송 미디어일까?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신문 미디어일까?

모두 틀렸다. 답은 NHN 네이버다.

NHN의 2011년 매출은 2조 1464억 원. 이 중에서 온라인 광고 매출 1조 3805억 원으로 지상파 KBS, SBS를 합친 액수보다 많은 액수이고, 국내 온라인 광고의 70%를 차지한다.

2011년 인터넷 조사기관 매트릭스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웹사이트 방문 총 횟수의 75%, 페이지뷰의 18.3%, 체류시간의 22.3%, 검색쿼리의 78.6%를 네이버가 차지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국내 인터넷은 네이버가 독점하고 있다.

수치로만 봐도 대한민국 최강 미디어는 네이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수의 신문사들은 모두 네이버의 협력 업체 수준의 매출을 기록 중이고,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국도 같은 길을 가고 있다.

네이버 독주는 계속될 것인가?

코리안 클릭 2012년 11월 모바일 앱 이용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앱 사용 순위 2위를 카카오톡, 4위를 카카오스토리가 차지했다. 웹 상에서 70%의 트래픽을 점령하고 있는 네이버는 겨우 10위를 기록했다. 물론 모바일 웹 상의 검색 점유율은 네이버가 계속 7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 닐슨이 조사한 국내 모바일 인터넷 사용 비율이 9:1로 웹보다는 앱에 치중되어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매우 의미심장한 수치다.

▲ 코리안 클릭 11월 앱 사용 순위 ⓒ 코리안 클릭


지난 주 미국 Flurry사에서 발표한 미국의 웹, 모바일, TV 일 평균 사용 시간 비교를 보면  이미 웹브라우징 사용 시간(70분)과 모바일 앱의 사용 시간(127분)은 역전된 상태이고,  TV시청 시간(168분)까지 넘보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네이버의 모바일 앱 상의 부진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 2010~2012 미국 웹, 모바일앱, TV 사용량 비교 ⓒ FLURRY


네이버 위험하다

네이버는 웹에서 잘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콘텐츠가 없으면 만들고, 만든 콘텐츠는 접근하기 쉽게 길을 뚫었다. 그리고 일단 확보된 콘텐츠는 철저하게 네이버 안으로 격리 시켜서 트래픽을 독점했다. 다른 미디어들이 웹이 무엇인지 인터넷이 무엇인지 파악도 하기 전에 시장을 접수했다.

플랫폼이 모바일로 바뀐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핵심은 콘텐츠이고 네이버는 이미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바일에서는 PC와 다르게 웹브라우징 대신 앱이라는 새로운 콘텐츠 유통 통로가 대세가 되었다. 이에 네이버는 기존에 하듯이 콘텐츠를 자사 생태계 내에 고립시키고, 대문을 관리하는 독점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

스마트폰의 사용성이 웹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간과한 결과인데, 사용자들은 네이버의 대문 대신에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개별 앱을 사용했다. 뒤늦게 카카오톡에 대응하는 '라인'을 내놓고,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에 대응하는 '밴드'를 내놓고, 구글, 다음 지도에 대응하는 네이버 지도를 내놓았다. 하지만, 모두 한 발 늦게 진출하는 바람에 선점 효과를 보지 못했다.

승자독식의 세계

빠르게 변하는 IT업계에서의 전략적 실수는 곧 죽음을 의미한다. 세계 핸드폰 시장 1위였던 노키아의 추락이나 야후의 몰락 모두 작은 전략 실수에서 비롯되었다. 네이버는 연간 매출 면에는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지 몰라도, 지금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보여진다. 웹에서 모바일앱으로의 완전한 전환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리고 기존 웹브라우징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다면, 제2의 노키아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네이트온이 모바일에서 기존 웹 패러다임을 고집했다가 카카오톡에게 시장을 완전히 빼앗긴 예에서 보듯이 PC 환경에서 최적화된 콘텐츠와 UI는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트렌드를 따라잡는 데에 방해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기존의 유산을 모두 버리고 모바일에만 전념하기엔 네이버 자체가 너무 커버렸다.

"덩치가 크다고 해서 항상 작은 기업을 이기는 것은 아니지만, 빠른 기업은 언제나 느린 기업을 이긴다!"라고 말한 시스코스 시스템스 CEO  존 체임버스의 말은 모바일 시대에 더욱 적합해 보인다. 모바일 트렌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내년에 네이버가 판교의 초록색 사옥을 매각한다는 기사를 보지 말란 법도 없다. 그동안 우리가 보아왔듯이 인터넷의 세계는 승자독식의 세계이고, 2등은 곧 낙오자이기 때문이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