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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쌍둥이 키우기 힘들어서 처음으로 투표했다"

[현장] 투표 열기 뜨거웠던 서울 영등포·구로·동작구

등록|2012.12.19 19:09 수정|2012.12.19 19:09

▲ 신이나(여), 신 담(남), 신재원(여) 세쌍둥이. 2007년생인 이들은 며칠 있으면 7살이 된다. ⓒ 신혁재


▲ 세쌍둥이 가족. 아빠 신혁재(42)씨와 아내 조양춘(40)씨. ⓒ 최육상


"세쌍둥이 키워보니 너무 힘들다. '분유 값 벌기 위해 일한다'는 말이 괜한 우스개가 아님을 깨달았다. 세쌍둥이 데리고 처음으로 투표했다."

서울에서 2007년생인 세쌍둥이 신이나(여), 신담(남), 신재원(여)을 키우고 있는 신혁재(42)씨는 대선 이야기를 꺼내자 다짜고짜 목소리를 높였다. 신씨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무상급식과 반값등록금 등 정말 서민들을 위해 일하는 걸 보고 많은 걸 깨달았다"며 "보육, 교육, 의료 공약 등이 앞선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백민정(10),백민성(8), 백민준(2) 아이 셋을 데리고 투표소를 찾은 김세영(32)씨. ⓒ 최육상


서울 영등포구 대림1동 투표소가 설치된 신대림초등학교. 백민준(2)을 엎고, 백민정(10)과 백민성(8)의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은 김세영(32)씨는 "아이 아빠는 아침에 투표하고 일하러 갔다"며 "지난번 대선에는 투표를 안 했는데, 이번에는 아이 셋 키우기 정말 힘들어서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하러 왔다"고 전했다.

양찬모(32)씨는 "서울 투표율이 낮은 것 같아서 걱정이다"며 "친구들끼리 투표 독려 문자와 전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씨는 "젊은 층에게는 문재인 후보가 인기가 높은데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 구로디지털단지역 풍경. ⓒ 최육상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역 앞에서 만난 김철영(68)씨는 "노무현 정부가 무능한 것을 보면서 문재인 후보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가 워낙 박빙이라 박근혜 후보가 당선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구로구의 한 투표소 질서관리요원은 "분위기가 어떠냐"는 물음에 "확실히 예전보다 열기가 뜨겁다"며 "투표소 현장에서 보면 누가 통령이 될지 감이 잡힌다"며 알 듯 모를 듯 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 하 투표소 현장. ⓒ 최육상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앞에서 만난 최신길(65)씨는 "젊은 사람들이 문재인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북한을 생각하면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며 "안보가 튼튼해야 먹고 사는 것도 가능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서울 동작구 문창초등학교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는 "가게 주인이 투표한 증거를 가져오라고 하는데 어떡하냐"고 물었다. "투표소를 배경으로 휴대전화 인증 사진을 찍어 가시라"고 도왔다.

서울 영등포구, 구로구, 동작구는 상대적으로 서민들의 비중이 높은 지역들이다.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둘러 본 투표소 분위기는 매우 뜨거웠다. 특히 아이 손을 잡고 나온 젊은 부부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투표소 앞에서 부인을 내려놓고 기다리는 남편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유권자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방금 전 방송사 출구조사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미세하게 앞서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재자 투표와 재외국민 투표가 더해진 최종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 투표 안내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고등학생들. 학생들은 오전 6시간, 오후 6시간으로 나누어서 봉사 활동을 한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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