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총기협회 "학교에 무장 경찰 배치하자"
총기 규제 반대 의사... 미국총기협회에 비난 쏟아지자 무리한 주장
▲ 미국총기협회의 무장 경찰 초등학교 배치 주장을 비난하는 <허핑턴포스트> ⓒ 허핑턴포스트
미국총기협회(NRA)가 전국의 모든 학교에 총으로 무장한 경찰이 배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미국 코네티컷주의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로 초등학생을 비롯해 26명이 사망한 참사가 벌어진 후 사회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켜온 NRA는 21일(한국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웨인 라피에르 NRA 부회장은 "비극의 희생자와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지만, 총기 규제에 대해서는 "총을 가진 나쁜 사람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총을 가진 좋은 사람밖에 없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라피에르 부회장은 "은행, 쇼핑몰, 공항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은 물론이고 정치인을 보호할 때도 총으로 무장한 경찰이 있다"며 "하물며 우리의 아이들이 지내고 있는 학교는 왜 무장 경찰을 두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최근 늘어나고 있는 총기 난사에 대해서 "영화, 음악, 비디오 게임 등을 통해 아이들이 폭력적인 문화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며 "모두가 경쟁이라도 하듯 충격적이고 폭력적인 상품을 내놓고 있다"고 책임의 화살을 돌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 시민이 "NRA가 우리의 아이들을 죽였다"는 걸개를 펼쳤다가 관계자에 의해 끌려나가기도 했다. 라피에르 부회장은 성명 발표가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기자회견을 끝내 불만을 사기도 했다.
총기 난사, 총으로 막아야 한다?
▲ 미국총기협회 기자회견 도중 한 시민이 비난 걸개를 펼쳐보이고 있다. ⓒ ABC방송
코네티컷주 총기 난사 이후로 미국 사회에서 총기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NRA가 오히려 무장 경찰을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논란은 더욱 뜨거워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애도 성명을 통해 "이제는 의미 있는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총기 규제를 시사했고, 민주당 소속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새로운 총기 규제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도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많은 총기 규제 시도가 있었지만 미국 전역에 4백만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NRA는 막강한 자금력과 로비를 통해 자유로운 총기 소유 권리를 지켜왔다.
또한 미국 수정헌법에도 보장된 총기 소유의 권리를 주장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고, 만약 총기 규제 법안이 만들어지더라도 미국의 총기가 규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NRA 회원이라고 밝힌 누리꾼도 "NRA의 주장대로 모든 학교에 무장 경찰을 배치하려면 엄청난 예산과 인력이 필요한데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말도 안 되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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