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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 야권 패인은 무엇인가?

[주장] 정확한 진단의 중요성... 자기 진영논리를 야권 전체에 적용하는 것은 아닌지?

등록|2012.12.25 14:21 수정|2012.12.25 14:21

▲ <오마이뉴스> 생방송 '힐링올레'의 오연호 대표기자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서초동 평화재단에서 법륜스님과 '즉문즉설' 모임을 열었다. ⓒ 조재현


어제(24일)는 서울 서초동 평화재단에서 법륜스님의 강의가 있었다. 야권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힐링하기 위한 자리였다. 스님의 온화한 모습은 대선 준비에, 선거 패배에, 사회생활에 시달린 많은 참석자들이 그분의 모습을 뵙는 것만으로도 힐링은 시작되었다. 그러나 당연 이야기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짚을 수밖에 없었다.

법륜 스님께서 지적하신 것은 NLL문제, 이정희 대표의 발언 등 등 여러 가지가 거론되었지만 그 중 가장 무게를 두는 요인으론 친노 세력을 비롯한 민주당 주요 당직자의 정계 은퇴 선언 등 자신들을 내려놓기에 부족하였다는 점이었다. 사실 이러한 원인 분석은 이미 몇몇 트위트리언이나 정치 평론가들도 거론한 바 있는 데다가 법륜 스님의 설파라는 점에 대부분의 참석자가 무의식적으로 동의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져 봤다. 물론 일부 반대 의견을 가진 참석자가 있는지 확인할 기회는 없었지만….

본 기자가 그러한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 중의 하나였고, 혹시나 이러한 적절치 않은(기자 개인 의견임) 진단이 잘못된 처방을 가져와 완벽한 치료는커녕, 이어지는 선거에서도 야권 패배의 악순환을 반복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에 펜을 들었다.

원인 분석에 앞서 야권의 가장 큰 약점은 그 진영이 새누리당처럼 통일되지 못하고 세분화 되어 있다는 것이다. 크게만 봐도 중도 무당파, 온건 개혁파, 급진 개혁파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크게만 나눈 것이지 세분하다 보면 이보다 훨씬 다양하게 나눠야한다. 지난 총선 때 진보당의 내부 사태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러한 바탕 위에 특정 세력은 당직을 내려놔라, 심지어 정계은퇴해라 등의 논리는 단지 진영논리에 빠져 보는 시각일 수 있으며 공감보다는 진영에 따라 전혀 다른  반대 의견을 수반할 수 있다. 물론 그들이 전면에 나선 이후 부정, 비리, 불법, 하다못해 큰 실수 등의 일이 행해진 것이 있다면야 그들의 주장이 나름 일리가 있겠지만, 그런 것 전혀 없이 단지 새누리당의 논리대로 "5년 전 재임시 잘못을 너무 했기에..."라고는 너무 그 이유가 부족한게 아닌가 싶다. 더군다나 정계은퇴 선언 등의 요구까지는.

자, 일단 보자. 이해찬 민주통합당 전 대표. 국민경선으로 국민이 뽑았다, 그를 아무 이유 없이 내칠 수 있는 것이었나? 그는 민주당의 전국선거인단이 다수결로 선출한 사람이다. 그를 강제로 추출하면 그를 뽑은 국민은 무엇인가?  "당신들이 뽑은것 무효야!" 이 소리 아닌가?

박지원 전 원내대표. 민주당 127명의 국회의원들이 "당신이 우리들 의원 대표로 앞장서주쇼" 하고 다수결로 뽑았다. 물론 대선 후 본인이 물러난다고 했지만 그전에 그도 물러나라 하지 않았는가? 이유가 뭔가? 합당한 이유가 있는가? 그들이 1등으로 뽑았는데 그렇게 선출된 사람이 물러나면 다시 이제 2등짜리 뽑아서 또 나무 위에 올려놓고 흔들다가 또 내려오라고 할건가? "이유는 없어 그냥 내려와!!!"  그럴건가. 그리고 또 다시 3등짜리 뽑을 건가? 그리고 또 반복….

이런 것이야말로 구태정치의 표본 아닌가? 문재인 대선 후보 역시 국민이 뽑았다. 그가 친노의 맏형이란 걸 국민이 다 알고 뽑았다. 즉 야권을 지지하는 국민은 야권의 여러 계파 중 그래도 친노가 제일 낳고 친노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고 싶다는 표현이었다. 이러한 민의에 오히려 야권 지도층은 국민을 선도했어야 했다.

따라서 대선 패배의 원인으로 민주당의 친노를 나무라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 그러나상대방의 주장도 인정하여야 하기에 그래도 그 뜻의 일부는 수긍하지만 이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진단하는 것은 다음번 선거에서도 자칫 잘못된 진단하의 잘못된 처방으로 또 다시 큰 우를 범할 수 있기에 수긍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럼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었이요?" 하고 물을 것이다.

나는 언론이라고 본다. 그리고 확신한다. 공영방송, 종편, 그리고 대부분의 신문! 만일 언론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정도만 했으면 친노의 노력도, 이정희의 발언도, NLL문제도 전혀 대선의 패인으로 취급당하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그러한 노력과 올바른 발언들이 있었기에 승리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의 발언! 서해성 박사의 새누리당 당직자와의 대화에서 한마디로 해결하지 않았는가? "잘못된 발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하니, "시간이 없어 말을 못한다"라고 하니, "그럼 시청자들을 위해 한 가지만 말씀해 주시죠" 하자 아무 대답 못하는 추한 모습을 우리가 알지 않는가?

NLL! 있지도 않은, 사리에도 맞지 않는 이야기! 언론에서 제대로 다루었는가? 그 이야기 우리가 꺼냈는가? 이번 선거의 네거티브 발언 1위라도 해도 과언이 아닌가? 오히려 문 후보는 유효 적절하게 되받아 친 것 아닌가?

요즘 트위터나 페이스북 하고 팟캐스트방송 듣는 분이 전 유권자의 몇 %나 될까? 저도 그러한 통계를 모르는데 한 10%나 될까? 그것도 어림없을 건데 그 정도 된다치자. 요즘 농촌에 가면 KBS, MBC  두 개 밖에 안 본다. 거기에 스카이라이프를 달아야 추가로 나오는 뉴스 프로는 종편이다.

내가 선거 전에 처가인 영남에 한 3일 가 있었는데, 이러한 방송을 보면서 2~3일만 지내봤다. 아무리 골수 야권도 "문재인 골치 아프다, 그냥 박근혜가 났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일종의 언론에 의한 국민의 세뇌다.

즉 이러한 언론의 행태가 우리가 극복해야 할 대선 패배의 제1 원인이며, 따라서 그에 대한 우리의 대책을 하루 빨리 세워져야 한다고 본다. 올바른 소리를 한 이정희 대표의 발언도 아니고, NLL 이야기도 아니고, 더군다나 친노니 뭐니 하는 이야기는 원인 해결은커녕 야권의, 아니 우리 민족의 고질적 병폐인 내부 분열, 자중지란, 적전분열 등을 일으킬 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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