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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죄송합니다, 그래도 살아야 합니다"

[현장] 한진중공업 노동자 빈소 찾아 유가족·대책위 위로

등록|2012.12.27 16:01 수정|2012.12.27 16:48

울먹이는 정봉주 전 의원27일 오전 정봉주 민주통합당 전 의원이 자살한 한진중공업 노조원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을 찾았다. 오전 11시 30분 빈소에 온 정 전 의원은 대책위 관계자들에게 "죄송하다"는 위로의 말을 건넨 뒤, 고인의 부인에게는 “아이들이 커서 아빠가 얼마나 훌륭한 분인지 알게될 것”이라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 정민규


▲ 27일 오전 정봉주 민주통합당 전 의원이 자살한 한진중공업 노조원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을 찾았다. ⓒ 정민규


민주통합당 정봉주 전 의원이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최강서 조직차장의 빈소를 찾아 처음 한 말은 "죄송합니다"였다. 정 전 의원은 최 차장의 영정에 분향하고 술을 올렸다. 두 번의 절을 마친 정 전 의원은 문상객을 맞고 있는 차해도 한중중공업지회장 등과 손을 마주 잡았다.

자리를 옮겨 가진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정 전 의원은 대책위 관계자들에게 "그래도 꼭 살아야한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정 전 의원은 "희망버스 때도 보고, 선거에서도 봤지만 선거에서 잘못해서 진 것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를 지지해준 보이지 않는 분들이 많다"며 "안 좋은 결심을 하면 안 된다, 힘들더라도 살아서 더 좋은 사회에서 살아야지 불행한 결정을 하시면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 전 의원은 "김대중 때는 DJP 단일화, 노무현 때는 정몽준과 단일화를 해서 이겼지만 이번에는 진보세력이 1대 1의 대등 세력으로 성장했다"며 "지나가면서 마음 속으로 격려 지지했던 사람들이 (투표로) 지지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원은 "나머지 몇 퍼센트만 설득하면 쌍용차, 한진중공업도 해결할 수 있는 사회가 온다"며 "반드시 이긴다, 해결하는 날이 온다"고 강조했다.

▲ 27일 오전 정봉주 민주통합당 전 의원이 자살한 한진중공업 노조원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을 찾았다. ⓒ 정민규


정 전 의원은 최 차장의 자살의 결정적 이유로 지목되고 있는 손배소(손해배상청구소송)를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일반 시민과 노조에 손배소를 청구하는 게 피를 말리는 것"이라며 "국회 청문회에서 조남호 한진 회장이 나왔을 때 어떤 꼼수가 있을 것이라는 마음의 대비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너무 순진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저들은 21세기 방식으로 옥죄는데 우리는 20세기 투쟁방식으로 하다가 당했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은 잇따른 노동자들의 자살 원인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대책위 관계자들의 뜻에 공감하며 토크 콘서트를 부산에서 여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빈소를 떠나기 전 고인의 부인을 만난 정 전 의원은 "힘내세요"라고 울먹거리며 "아이들이 아빠가 얼마나 훌륭한 분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부인도 정 전 의원을 붙잡고 눈물을 흘렸다. 정 전 의원은 오후 3시부터 부산역 광장에서 열리는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추모 영남권 노동자대회'에 참석한다.

▲ 27일 오전 정봉주 민주통합당 전 의원이 자살한 한진중공업 노조원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을 찾았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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