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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택시노동자, 43m 야구장 조명탑에 올라

"부당해고 철회, 민주노조 인정" 요구하며 고공농성 돌입

등록|2013.01.04 11:20 수정|2013.01.04 17:53

▲ 정홍근 민주노총 공공운수 전북고속분회 쟁의부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현장 사진. 한 달 전 정 쟁의부장이 고공농성을 벌인 이곳에서 4일 김재주 민주노총 공공운수 택시지부 천일교통 분회장이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 정홍근


새해 새 희망을 꿈꾸는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철탑에 올랐다. 택시노동자 김재주(51) 전국민주노동총연맹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아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천일교통 분회장이다.

김 분회장의 희망은 사측이 부당해고를 철회하고, 노조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는 이 때문에 4일 오전 5시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종합경기장 옆 야구장의 높이 43미터짜리 조명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한 달 전, 정홍근 민주노총 공공운수 전북고속분회 쟁의부장이 전주 시내버스 파업 사태 해결과 해고노동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10일간 농성을 벌였던 곳이다. 당시 김 분회장도 같이 철탑에 올랐지만 버스투쟁과 택시투쟁을 분리하기 위해 하루 만에 내려왔다.

그는 이날 오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웹사이트에 대신 공개한 입장문에서 "민주노조 설립의 대가로 저와 이상태 천일교통분회 쟁의부장, 박현수·남양호 천일교통 조합원, 백창호 완산교통분회 사무장이 부당해고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천일교통 사측은 노조 조합원들에게만 노후차량을 배차하고 고정배차를 하지 않는 등 조합원들을 차별했고, 노조 활동을 이유로 고소·고발만 50여 건을 했다. 집행부 4명에게는 각각 1일 30만 원씩 간접강제금을 청구하는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다.

전주의 다른 택시회사 노조들 역시 어렵긴 마찬가지다. 완산교통 노조는 사내에 사무실이 없어 천막을 설치했다. 사측은 조합원 9명에게 그 책임을 물어 1일 30만 원의 간접강제금을 청구했다. 대림교통 분회장은 해고됐고, 조합원 4명은 노동위원회에서 복직명령이 확정된 지 6개월이 넘었지만 아직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사업주가 분회장을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김 분회장은 "그러나 불법을 자행한 완산·천일교통 사업주를 단속·처벌해야 할 전주시청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승리하기 위해 이곳에 올랐고, 승리가 아니면 나의 진지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며 "희망의 새벽, 투쟁의 새벽에 철탑에 오른다"는 말로 입장문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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