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갑자기 웬 숫자냐고요? 이건 바로 제 나이입니다. 이제 20대 후반에 막 들어섰지요. 이제 눈깜짝하면 서른입니다. 남들은 아직 젊은 나이라고 하지만 무언가 이루어놓은 것이 없는 지금 이 상황에서 곧 다가올 30이라는 숫자를 생각하면 마음 한 켠이 살짝 쪼그라드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불안함을 안고 시작한 첫 사회생활
25살만 되도 인생에 있어 무언가 중요한 진리 하나쯤은 깨닫게 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현실은 막상 그렇지 않더군요. 그렇게 25세를 넘기고 정신 없이 취업을 준비했습니다. 다행히도 운이 좋아 그 어렵다는 취업난 속에서 엄청 이상하지도, 엄청 작지도, 엄청 전망이 없지도 않은 그런 적당한 회사, 그리고 기업문화가 건전한 편집 디자인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항상, 긴 시간 공부를 하기보다는 현장에서 실무를 통해 일을 배우는 것이 본인에게 더 맞는다고 판단해왔던 저로서는 꽤 좋은 기회를 얻은 것이었지요. 게다가 대학을 다니면서 학보사 기자로도 활동을 했고 글 쓰는 일과는 꽤 가깝게 지내왔기 때문에 편집·기획 일이라면 무난하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 뒤도 돌아보지 않고 첫 사회생활을 지금의 회사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앞으로 나를 먹여 살릴 분야라고 믿고 일을 배운 지 벌써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지금 뒤를 돌아보니 막상 대면하는 것은 '멘붕'! '내가 지금 왜 이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만 계속 드는 것이 아닙니까! 게다가 회사를 다니면서도 항상 어딘가로 도망가고 싶은 마음은 끊이질 않았고, 이런 마음 때문에 당연히 일을 하는 데 있어서도 100%를 퍼붓지 못하고 있더군요. 그러다 보니 실무를 배우는 동안 이리저리 부딪치고 깨지면서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껴왔답니다.
사실 첫 시작부터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 당시 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을 할 나이가 되었고 내가 원하는 다른 분야로 가려면 준비 기간이 꽤나 걸릴 뿐만 아니라 관련 경력이나 스펙이 전혀 없었던 상황이었지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어쨌든 취업을 하겠다는 목적이 가장 우선순위였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바로 지금의 회사를 다니는 것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했습니다.
결국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과연 이 일을 잘 해낼 자신이 있는지 고민하기보다는 삶의 단계와 시기에 맞춰서 해야 하는 나의 의무만을 생각하며 결론을 내렸던 것입니다. 이렇게 어설펐던 시작이었기 때문에 물론 중간중간 고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앞에서 생각했던 대로 마음을 다독이며 무사히(?)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2013년 1월 현재 다시 제자리 걸음입니다. 어린 시절 이미 마무리 지었어야 될 질문들을 자기 자신에게 또 던지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지요. "내가 정말 살고 싶은 삶은 어떤 것일까?, 나는 지금 행복한가?"
마음 한 구석에 구멍이 뻥 뚫려버린 스물 일곱살
27살이 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 저는 삶의 목적이 왜 중요한지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목적이 명확해야 내가 왜 살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이 아닐까요? 일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삶이 먼저라는 것, 25살에 깨달았으면 참 좋았을 것을.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부족한 부분만을 채워나가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스트레스를 받고, 주말에까지 평일에 해결하지 못했던 일에 매여 살았던 지난 날들을 돌아보면 정말 청춘이 아까울 뿐이네요. 왜 살고 있는지, 잘 살고 있는지, 앞으로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생각해보지 못했으니까요. 말 그대로 삶의 목적, 방향을 잃어버린 채 눈앞에 주어진 일에만 시야를 좁혀버린 채 바둥거리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일에서까지도 만족을 얻는 데 실패했답니다.
이렇게 되니 27살의 다른 여자들은 지금의 나이에 어떤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27살의 여자들이 흔히 할 만한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눕니다. 연애, 결혼, 출산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죠. 그리고 한가지 중요한 대화 주제는 바로 제가 지금까지 앞에서 풀었던 자신의 진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결국 한마디로 말해서 내가 지금 제대로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직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의 방향이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인지 마음 한 켠에 불안감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훌훌 털고 다른 길로 떠나기에는 나이도 애매하고 겁도 나는 것입니다. 서른 살이 되어 어차피 좀 더 무거워질 삶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져야 한다면 이왕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은데 참 쉽지 않네요.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건 이런 허한 마음과 정신의 상태를 27살에라도 인지했다는 것입니다. 느닷없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늦은 것이다"라는 개그맨 박명수의 명언(?)이 생각이 나네요. 하지만 27살은 늦은 나이가 아닙니다. 단지 애매한 나이일 뿐이죠. 27년을 살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바탕으로 기반을 다시 튼튼하게 닦아 지금부터라도 다시 방향을 잘 잡고 나아가 보렵니다. 저와 동갑인 이세상의 모든 27살의 청춘들도 힘내시길!
불안함을 안고 시작한 첫 사회생활
25살만 되도 인생에 있어 무언가 중요한 진리 하나쯤은 깨닫게 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현실은 막상 그렇지 않더군요. 그렇게 25세를 넘기고 정신 없이 취업을 준비했습니다. 다행히도 운이 좋아 그 어렵다는 취업난 속에서 엄청 이상하지도, 엄청 작지도, 엄청 전망이 없지도 않은 그런 적당한 회사, 그리고 기업문화가 건전한 편집 디자인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항상, 긴 시간 공부를 하기보다는 현장에서 실무를 통해 일을 배우는 것이 본인에게 더 맞는다고 판단해왔던 저로서는 꽤 좋은 기회를 얻은 것이었지요. 게다가 대학을 다니면서 학보사 기자로도 활동을 했고 글 쓰는 일과는 꽤 가깝게 지내왔기 때문에 편집·기획 일이라면 무난하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 뒤도 돌아보지 않고 첫 사회생활을 지금의 회사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앞으로 나를 먹여 살릴 분야라고 믿고 일을 배운 지 벌써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지금 뒤를 돌아보니 막상 대면하는 것은 '멘붕'! '내가 지금 왜 이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만 계속 드는 것이 아닙니까! 게다가 회사를 다니면서도 항상 어딘가로 도망가고 싶은 마음은 끊이질 않았고, 이런 마음 때문에 당연히 일을 하는 데 있어서도 100%를 퍼붓지 못하고 있더군요. 그러다 보니 실무를 배우는 동안 이리저리 부딪치고 깨지면서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껴왔답니다.
사실 첫 시작부터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 당시 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을 할 나이가 되었고 내가 원하는 다른 분야로 가려면 준비 기간이 꽤나 걸릴 뿐만 아니라 관련 경력이나 스펙이 전혀 없었던 상황이었지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어쨌든 취업을 하겠다는 목적이 가장 우선순위였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바로 지금의 회사를 다니는 것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했습니다.
결국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과연 이 일을 잘 해낼 자신이 있는지 고민하기보다는 삶의 단계와 시기에 맞춰서 해야 하는 나의 의무만을 생각하며 결론을 내렸던 것입니다. 이렇게 어설펐던 시작이었기 때문에 물론 중간중간 고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앞에서 생각했던 대로 마음을 다독이며 무사히(?)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2013년 1월 현재 다시 제자리 걸음입니다. 어린 시절 이미 마무리 지었어야 될 질문들을 자기 자신에게 또 던지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지요. "내가 정말 살고 싶은 삶은 어떤 것일까?, 나는 지금 행복한가?"
마음 한 구석에 구멍이 뻥 뚫려버린 스물 일곱살
▲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니... ⓒ 네이버
27살이 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 저는 삶의 목적이 왜 중요한지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목적이 명확해야 내가 왜 살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이 아닐까요? 일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삶이 먼저라는 것, 25살에 깨달았으면 참 좋았을 것을.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부족한 부분만을 채워나가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스트레스를 받고, 주말에까지 평일에 해결하지 못했던 일에 매여 살았던 지난 날들을 돌아보면 정말 청춘이 아까울 뿐이네요. 왜 살고 있는지, 잘 살고 있는지, 앞으로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생각해보지 못했으니까요. 말 그대로 삶의 목적, 방향을 잃어버린 채 눈앞에 주어진 일에만 시야를 좁혀버린 채 바둥거리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일에서까지도 만족을 얻는 데 실패했답니다.
이렇게 되니 27살의 다른 여자들은 지금의 나이에 어떤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27살의 여자들이 흔히 할 만한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눕니다. 연애, 결혼, 출산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죠. 그리고 한가지 중요한 대화 주제는 바로 제가 지금까지 앞에서 풀었던 자신의 진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결국 한마디로 말해서 내가 지금 제대로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직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의 방향이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인지 마음 한 켠에 불안감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훌훌 털고 다른 길로 떠나기에는 나이도 애매하고 겁도 나는 것입니다. 서른 살이 되어 어차피 좀 더 무거워질 삶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져야 한다면 이왕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은데 참 쉽지 않네요.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건 이런 허한 마음과 정신의 상태를 27살에라도 인지했다는 것입니다. 느닷없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늦은 것이다"라는 개그맨 박명수의 명언(?)이 생각이 나네요. 하지만 27살은 늦은 나이가 아닙니다. 단지 애매한 나이일 뿐이죠. 27년을 살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바탕으로 기반을 다시 튼튼하게 닦아 지금부터라도 다시 방향을 잘 잡고 나아가 보렵니다. 저와 동갑인 이세상의 모든 27살의 청춘들도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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