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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 감수하고 찾아든 섬, 만족도는?

[안도 여행] 낚시·둘렛길·푸짐한 먹거리에 흡족

등록|2013.01.18 11:38 수정|2013.01.18 15:12

▲ 아련한 저 섬이 저에게 안겼습니다. ⓒ 임현철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둬라."

지인의 '섬 관광 여행'에 대한 지론입니다. 억지로 한꺼번에 고치려면 많은 예산이 들고,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러니까, 하나하나 차근차근 개선되면 불편은 점차 편리로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 점진적 변화가 바람직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공감합니다. 섬 관광은 불편해야 돈이 됩니다. 불편해도 이를 감수하고 일부러 섬을 찾아드는 추세다 보니, 불편은 곧 돈이 되는 셈입니다. 하여, 섬 관광을 두고 억지로 바꾸려는 정책은 역효과를 낳습니다. 편리성이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풍성한 먹거리와 산책로까지 곁들어진 여수 '안도'

▲ 백반에 막걸리를 곁들였습니다. ⓒ 임현철


▲ 금오도 비렁길 5코스에서 본 안도대교. ⓒ 임현철


▲ 7천원 하는 백반입니다. ⓒ 임현철


지난 12일, 친구들과 여수의 안도 낚시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배를 타고 오가야 하는 불편에도 여행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안도는 섬의 형태가 기러기를 닮아 기러기 안(雁)자를 써서 '안호'라 불렸습니다. 지금은 편안 할 안(安)자를 사용해 '안도'라 불립니다.

안도에서 먹었던 푸짐한 식사도 뺄 수 없겠네요. 주변 식당에서 제공하는 음식들의 가격은 비교적 저렴했습니다. 백반 7000원, 전복죽이 9000원, 매운탕 1만 원이었습니다. 또 군소·소라·멍게·해삼 등은 2만 원 선, 자연산 생선회와 모듬회 큰 것은 7만 원 선이었습니다.

대개 섬은 운반비 등으로 인해 육지에 비해 가격이 비쌉니다. 하지만 여기는 다르더군요. 하기야, 바다에서 잡아 올리기만 하면 되는지라 수긍했습니다. 팬션처럼 꾸며진 민박도 3~5만 원 선이었습니다. 이만하면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휴식을 취할 여건으로 충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돌멍게·전복·해삼·몰·톳 등 해산물과 풍에 좋다는 방풍나물·부추 같은 밭작물 등 먹거리도 풍성했습니다. 이에 더해 이야포에서 상산으로 이어지는 봉화산 해안 둘레길 등 산책 코스까지 갖춰진 안락한 휴식처였습니다.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휴식 취하기에 충분

▲ 여수 안도 풍경입니다. ⓒ 임현철


▲ 안도에서 당제를 지내는 곳입니다. ⓒ 임현철


▲ 방파제 끝에는 낚시객이 몰려 있습니다. ⓒ 임현철


안도는 패총 등 신석기 시대 유물과 당제 풍습이 남아 문화 역사적으로도 연구할 가치가 충분했습니다. 바다목장 체험관 등 바다체험까지 갖춰져 육지와는 다른 경험 쌓기에 좋았습니다.

안도 바다는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겨울의 차가운 바람에도 안도 해수욕장과 이야포 몽돌 해변에서 보는 시원한 바다는 운치를 더했습니다. 게다가 돔·볼락·우럭 등 각종 어류가 다양하게 서식해 선상 낚시와 갯바위 낚시터로 유명한 만큼 만족도가 더욱 상승했습니다.

"야, 도망가지 마."

낚시하는 친구들을 찾아 나섰다가 우연히 상산 둘레 길을 걷다가 예쁜 고라니를 만났습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생각지도 않았던 까닭에 서로 깜짝 놀랐습니다. 재빨리 도망치던 녀석이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데 얼마나 귀엽던지...

결국 낚시하는 벗들은 찾지 못했습니다. 친구들은 내가 없는 사이 돔 등을 낚는 재미에 빠졌지만, 저는 덕분에 산책이란 호강을 누렸습니다. 이때 걸었던 시간은 장장 3시간가량. 해가 바다 아래로 저물지 않았다면 4시간은 족히 걸었을 겁니다. 어쨌거나 떨어지는 체력을 일반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 안도의 바다목장 체험관입니다. ⓒ 임현철


▲ 안도 상산 둘레길입니다. 인적이 거의 없어 고라니를 만났던 곳입니다. ⓒ 임현철


▲ 안도의 이야포 몽돌 해변입니다. ⓒ 임현철


덧붙이는 글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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