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18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측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새누리당과 질문 내용을 사전에 조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 후보자 측이 작성한 '참고인·후보자 질문사항(새누리당 송부용)'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총 A4용지 8장 분량의 이 문건에는 헌법재판소의 기능 및 자질 관련, 정치적 사건에 관하여, 표현의 자유 보장과 관련, 친일 관련 사건에 대하여 등 논란이 되고 있는 이 후보자의 자질 문제에 대한 41개의 질문이 담겨있다. 주로 이 후보자에게 유리한 해명을 유도하는 질문들이다.

예를 들어 '친일 관련 사건'에서는 "후보자는 그래서 문제된 이른바 친일파의 경우에도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조상 대대로 내려온 문중의 선산 등의 경우 친일의 대가로 취득하지 않은 재산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본 것에 불과하지, 친일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 환수에 반대한 것은 아니지요?"라는 질문이 제시돼 있다.

'표현의 자유 보장'에서는 야간옥외 집회에 대해 "외국의 다른 입법례에서는 집회의 시간, 장소, 방법 등에 대한 제한을 가하는 경우가 없는가요?", "후보자는 인터넷 상 표현도 후보자의 재력 등에 의해 왜곡이 발생해 선거의 공정을 해칠 것을 우려한 것이지요? 후보자는 인터넷 상에서 익명으로 표현할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을 위헌으로 판단하는 등 인터넷 상 표현의 자유 중요성을 중시하는 결정을 한 바 있지요?"라는 질문 등이 포함돼 있다.

서영교 의원은 "질문을 보면 새누리당 의원이 후보자에게 바로 물을 수 있는 어투와 표현으로 돼 있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이 보고 읽기만 해도 이 후보자에게 유리한 해명기회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의원은 "이는 공직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이 후보자가 이런 문건을 만들고 여당과 조율을 시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공직 후보자 자격이 없다는 게 증명됐다"고 밝혔다.

최재천 의원도 "새누리당과 충분한 사전 협의 속에 작성된 문서임이 분명하고 이미 새누리당에 제출돼 있다"며 "이는 시험보는 학생이 문제를 출제해 선생님에게 제공한 것으로 이 후보자의 진퇴 여부를 결정할 치명적 사건"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