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내가 안철수라면 민주당 들어오겠다"
기자들과 오찬..."지난 대선은 사령관 없는 선거, 다음 지도부는 단일지도체제로 가야"
▲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이 13일 국회 대표실에서 새로 선임된 비대위원들과 함께 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안철수가 신당을 만들겠다는 건 절벽에서 개간하는 것과 같다. 그만큼 힘든 일이다. 나 같으면 민주당에 들어오겠다. 민주당은 60년 된 옥밭이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말이다. 25일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이같이 말한 문 비대위원장은 '특정계파가 싫어 민주당에 안 들어온다는 게 안철수의 생각 아니냐'고 묻자 "(그런 사고는) 큰 정치인이 못 된 것"이라며 "여기 친노가 있다? 그럼 들어와서 '친안'(친 안철수)을 만들던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철수가 민주당이 망하기만을 바라는 바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도 안철수 눈치 보면서 혁신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숲이 우거지면 새가 오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민주당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위원장은 지난 23일 기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도 "당을 새로 만든다는 것은 풍찬노숙하며 돌밭을 개간하는, 정말 힘든 일"이라며 "(민주당에) 떡하니 들어와 내 밭으로 만드는, 염치없는 자세가 정치인한테는 필요한데, 안 전 교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에 대해서도 "그도 마찬가지"라며 "남의 밥상에 밥숟가락 하나 들고 오는 것 같다는 미안함 같은 것이 쭈뼛쭈뼛하게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끝장 토론 워크숍, 원래 연평도에서 하려고 했는데..."
문 위원장은 차기 지도부 임기, 모바일 투표 도입, 지도체제 개혁, 계파 타파 등 당 안에서 풀어가야 할 과제에 대해 오는 2월 1일 열릴 워크숍에서 끝장토론을 진행해 당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문 위원장은 "원래 연평도에서 워크숍을 해서 '안보가 첫째'라는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연평도에 많은 인원이 들어갈 수 없더라"라며 "워크숍에서 끝장토론을 해서 제대로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문 비대위원장은 며칠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바일 투표와 관련 "당 지도부를 뽑는 경선에 당원과 대의원 등 당내로 모바일 경선 참여대상을 한정하면 된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견을 전제로 한 문 위원장은 "모바일 투표는 민주당의 상징처럼 된 좋은 제도로, 모바일 투표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며 "세를 동원하면서 조작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그 역시 선거인단이 100만 명이 넘어가면 아무 소용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바일 투표를) 정 못 믿겠다면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며 "마지막 순간에 결론이 날 문제"라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 대해 "사령관 없는 선거를 치렀다"며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핵심 인사들이) 물러난 후 대안이 없었다, 차라리 이해찬을 그냥 뒀으면 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보에게 모든 책임을 줬다는데 그건 아무것도 안 준 거나 마찬가지"라며 "당이 위기인 만큼 이번 전대에서 선출할 지도부는 단일지도체제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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