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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선> 장동건을 가르친 해병대 교관

[인터뷰] 김진찬 해병대아카데미 교육대장

등록|2013.01.25 15:58 수정|2013.01.25 15:58
2002년 영화 <해안선>(감독 김기덕)을 통해 해병대교육을 일반인들에게 소개하기 시작한 김진찬(43·사진) 교육대장.

해병대부사관 195기로 임관, 하사관학교 소대장 시절인 1993년 중사로 전역한 그는 김기덕(53) 감독과의 인연으로 영화 촬영 전 장동건을 비롯해 배우 25명의 해병대교육 교관역할을 수행했다.

이때 전지훈련 차 내려온 곳이 바로 이곳 태안이다.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이사가 잦았던 김 대장은 태어난 인천보다 오히려 지금은 태안이 더 고향 같다고.

"제가 태안에 자리를 잡으면서 부모님과 여동생 내외가 모두 이곳에 터를 잡고 살고 있죠. 저와 제 아내도 두 남매를 다 이곳에서 길렀으니 이젠 태안이 제2의 고향인 셈이죠."

김 대장이 당시 생소했던 해병대아카데미를 연건 순전히 우연의 일치만은 아니었다. 역대 전투에서 승전보를 울린 해병대정신을 일반인들에게도 전파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또 나아가 전역 후에도 서로 도우며 사는 해병대인들의 끈끈한 정과 전우애를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지난 17일 태안읍내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의 교육철학은 누구보다 뚜렷했다.

교육과 인권은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대장은 요즘의 학교교육을 빗대 "눈치 때문에 할 얘기를 못하는 건 바람직한 교육자의 모습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군인은 군인의 본분에 입각해 죽을 각오로 싸우고, 교육자는 학부모들의 성화에도 끝까지 학생들을 올곧게 가르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해병대아카데미는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바른 정신과 강인한 체력, 부끄러움을 아는 교육을 일깨워주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해병대만의 교육을 실시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김 대장은 이를 위해 해병대아카데미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을 제일의 목표로 하고 있다. 벌써 10년 가까이 군에서는 청소년수련시설을 운운하고 있지만 해병대아카데미를 이에 비할 바가 아니다.

활동영역이 넓은 해병대 특성상 바다와 산을 오가며 훈련할 수 있는 장소가 태안에는 많다. 다만 숙식을 할 수 있는 실내공간과 바깥활동을 제반할 만한 시설 등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해병대아카데미는 초창기 안면도 백사장항에서 교육생들의 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이원면 꾸지나무골해수욕장에서 훈련이 진행됐고 올해는 남면 청포대해수욕장 일원에서 훈련생들을 맞게 된다.

"공간의 부재 해결이 가장 절실합니다. 고정적인 장소가 없는 게 해병대아카데미의 흠이라면 흠이죠. 하지만 국내 최고를 자부할 만큼 전국에서 수많은 교육생들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그간 이곳을 거쳐 간 교육생만도 13만여명. 학교를 비롯해 금융기관과 의료, 정치계를 총망라해 한해 평균 1만5000명이 태안을 방문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훈련생들이 몰리는 기간은 4월에서 8월 사이. 학생들의 수련회가 집중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김 대장은 "많은 유명인사들이 해병대아카데미를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와 건강한 체력을 확인하고 간 만큼 이곳이 앞으로도 태안의 대표 명소이자 우리나라 군민이라면 꼭 한번 다녀갈 장소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포부를 밝혔다.

"멋진 해병로의 일탈 꿈꿔보시길 당부드립니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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