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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지시도 '쌩~', 고집 '불통' 인수위

[인수위 일기] "재원조달 방안 설명" 지시에도 기자와 설전만

등록|2013.01.28 21:29 수정|2013.01.28 21:29
[인수위 일기]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백그라운드 브리핑' 혹은 '백브리핑', 즉 정식 브리핑 뒤 기자들과 주고받는 질의·응답을 있는 그대로 독자에게 전달합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이 항상 강조하듯,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길지만 다 공개합니다. [편집자말]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경제1분과 업무보고를 받기 전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지난 26일과 27일은 인수위원회 출입 기자들에게는 다소 당황스러웠던 주말이었습니다. 인수위가 박근혜 당선인이 주재한 두 차례의 국정과제 토론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연이어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그간 지켜오던 '철통 보안' 방침과는 결이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녹취록의 내용은 대체로 언론을 통해서 이미 알려진 것들이었지만, 신선한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25일 있었던 경제1분과 토론에서 박 당선인은 복지 정책에 소요되는 예산을 거론하며 기자들의 '궁금한 곳'을 제대로 긁어주는 말을 했습니다. "재정 추계·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들이 있어 국민들이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검토를 해서 국민들에게 '이렇게 우리는 할 거다' 하는 식으로 설명하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애당초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게 된 것은 인수위의 '함구령' 때문이었습니다. 명확한 정책 방향이 공개가 안 되니 자연 말이 많아질 수밖에요. 이에 당선인이 직접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나선 셈입니다.

박 당선인은 그러면서 대표적 재원마련책으로 거론되고 있는 '지하경제 양성화'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류성걸 경제1 분과위 간사에게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대규모 재원이 들어가는 '박근혜표' 복지정책을 실현하려면 '돈 나올 곳'이 명확해야 할 테니까요.

그러나 28일 오전 간사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러 온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백브리핑에서 다소 당황스러운 답변을 했습니다. 오전 회의에서 박 당선인의 '지시사항'에 대해서 인수위 차원의 실행 방법이 논의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자가 당선인 지시인 공약과 관련된 공약 재원조달 방안 공개에 대해서 재차 묻자 "지시라기보다도... 당선인이 그런 말씀을 하신 거니까"라며 애매한 답을 내놨습니다.

'국민에 정확히 공개하라'는 당선인의 말이 있었지만, 인수위는 그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불통의 인수위가 당선인까지 불통으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요. 윤 대변인은 이날도 기자들과 이 문제로 설전을 벌였습니다. 기자들과의 '불통'이야 이제 그러려니 하지만 당선인의 의중은 제대로 파악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다음은 28일 오전 윤창중 대변인과의 백브리핑 내용입니다.

"지시라기보다도... 당선인이 그런 말씀을 하신 거니까"

▲ 28일 오전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간사단회의에서 윤창중 대변인과 박효종 정무분과 간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 내일은 어디 보고받나요?
"내일 일정은 내일 당일에..."

- 김용준 인수위원장 통의동으로 간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후보자 일정으로 짜이면 겸직에는 이상이 없는 겁니까.
"통의동에 그... 국무총리 후보자 집무실이 있잖아요. 거기 가셔가지고 업무를 보시고 어제는 바로 이쪽으로 오셨잖아요. 어제는 또 인수위 업무를 보시고."

- 업무 성격에 따라서 사무실을 옮겨가면서 근무하신다는 거죠?
"당연하죠. 국무총리 후보자와 관련된 업무는 여기서 보실 수가 없으니까."

- 후보자 일정으로 하시면 인수위원장 업무가 공백이 되는데 업무에는 좀. 통의동에 가 계시면 인수위에서는 일하실 수가 없잖아요.
"그게 왜 공백이 됩니까. 공백이 생길 수가 없죠. 인수위에 관계된 것은 보고를 받는 거고. 여기서 통의동 바로 (가까이에 있고)... 사무실만 바뀐 거지. 그렇지 않습니까?"

- 금요일(25일)에 당선인이 경제1분과 토론에서 재원마련 방안에 대해 얘기가 많고 국민 혼란이 있기 때문에 경제1분과에서 좀 정리를 해서 국민들에게 얘기를 하도록 하는 게 좋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는데 그거 관련해서 오늘 간사회의에서 얘기가 나온 게 있나요? "오늘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공약을 실천하려면 입법 과정이 필요하잖아요. 그것도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입법도 적시에 해야 하지 않겠어요? 입법 과정에 대해서 그것도 시스템(구조) 적으로 추진하자. 그러려면 공약... 어떤 입법이 필요한지 모아 가지고 하기로 했어요."

- 녹취록을 보면 박 당선인이 거의 지시에 가깝게 얘기를 하셨던데 그거 관련해서 나온 얘기가 전혀 없나요?
"지시... 지시라기보다도. 당선인이 그런 말씀을 하신 거니까, 그것은 네."

- 당선인만 말씀을 하시고 다른 분은 말씀을 안 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보내주시는 자료에 당선인 워딩(발언)만 담아서 보내주시는 건가요?
"그게 주로... 내가 보면 첫날은 2시 정각에 시작했고 두 번째 날은 어제죠? 어제는 입장을 1시 50분에 하셔가지고 1시 55분에 했어요. 그래가지고 이현재 간사의 보고가 38분간 이어졌습니다. 그 이후로 나머지 시간. 나머지 시간은 1시 50분에 오셨으니까. 3시 50분에 끝나야 하는데 3시 50분을 초과했어요. 그러니까 이현재 간사의 모두 발언을 보니까. 8분쯤 하시는 거 같더라고. 그리고 38분 동안 이현재 간사의 보고가 있었고 나머지 시간은 전부 토론입니다."

- 그러니까 나머지 토론 중에서 당선인 발언만 추려서 저희한테 보내주셨다는 거죠?
"당선인 발언을 추려서 보낸 거죠. 그런데 쭈욱 일문일답식으로 하고 어제 같은 경우 인수위원뿐만 아니라. (사진기자가 촬영하자) 여기서는 찍지 않기로 했잖아. 이게 사진이 너무 많이 나오더라고."

- 토론이 진행됐는데...
"나도 얘기 좀 합시다. 어? 그렇게 안 하기로 했으면 언론인들도 약속을 지켜줘야지. 자기들은 약속을 안 지키고 말이에요."

"공개할 것은 우리가 한다... 국민혼란 우려해 일부만 공개"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경제1분과 업무보고를 받기 전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 경제1분과 금요일에 하신 것 중에 중간에 이현재 간사와 류성걸 간사 워딩(발언)이 기자들에게는 박 당선이 한 말로 배포되는 혼동이 있었잖아요? 그 부분이 헷갈렸던 이유는 뭔가요?
"그것은 저희들이 최대한 신속하게 만들려다 보니까 그런 일이 생겼어요."

- <조선일보> 보도를 보면 당선인 비서실에다 녹취록을 전달하고 비서실에서 그걸 최종 확인하고 배포하는 걸로 돼 있는데, 비서실에서 그 부분이 혼동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건가요?
"그것은 답변할 수 없어요. 여러분들께서 오늘 그거 갖고 썼던데 그건 잘못된 겁니다."

- 이걸 왜 계속 여쭤 보냐면요. 류성걸 간사와 이현재 간사는 성별이 남자시고. 당선인께서는 여자시잖아요. 목소리가 분명히 분별이 가는데 그렇게 (혼동이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해명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그것을 여러분들한테 이해해달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대변인실이 책임집니다. 그것은. 그런데 그런 과정에 대해서도 업무 과잉으로 해석하는 것은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여러분들을 위해서 이것은 알려야겠다. 이런 마음으로 제가 풀(전체) 서비스를 하다 보니까. 그런 에러가 나왔어요".

- 풀 서비스라고 말씀을...
"(국정과제 토론 녹취록 배포 때문에) 여러분들이 식사 못하고 기다리는 것까지 다 알고 있습니다. 제가 얼마나 속이 타겠어요. 좀 저녁 먹는 데는 불편 없도록 하려고 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생긴 에러가 그 부분에 있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말이지. 그렇게 본말이 전도된 듯한 말씀을 하는 것은 같은 언론인으로서 제가 드릴 말씀이 있어요. 정말 그 안에서 2시간 동안 회의 결과를 결국은 정리하는 겁니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하잖아요.

에러(오류)가 안 나오면 좋지만 그런 에러가 나왔어요. 이거는 저희가 정직하게 인정하고 평가를 받는 건데 그것이 아예 본말이 아닌 것처럼 얘기를 한다면 (속기록 정리 시간을) 무한정하게 늘려야 해요. 거기 자세히 보면 오타도 많습니다. '저는요'를 '정은요'라고 적어놓은 것도 있고 그래요. 그런 정도는 짧은 시간 내에 하기 때문에 이해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거에 대해서 본말이 전도된 것처럼 얘기하고 있고. 또 하나는 뭐냐면 공개할 부분에 대해서는 공개한다. 그래서 어제 청년특위도 그것은 세미나였기 때문에. 공청회와 세미나와 유사한 점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그렇다면 이것은 풀 기자가 들어가서 세미나 공청회 하는데 나가달라고 하는 것 그리고 또 참석자가 많아요. 그래서 그것을 풀로 공개했더니 또 원칙이 없다고 하는 거에요.

이게 왜 원칙이 없습니까? 그럼 끝까지 비공개로 가야만 원칙이 있는 겁니까? 그렇지 않잖아요. 공개할 것은 우리가 공개를 한다는 거죠. 공개한다는 원칙이 원칙이다 이거죠. 단지 정책 혼선으로 인해 국민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정리된 입장을 내야 하기 때문에 일부분만 공개하는 거란 말입니다."

- 공개를 했다고 해서 비판하는 게 아니라 앞에 예컨대 중소기업 건의 간담회냐 이런 걸 왜 공개하지 않았느냐는 거지 어제 걸 왜 공개했느냐에 대한 비판이 아니거든요.
"무슨 소리예요. 그건 여러분들이 다 썼잖아요. 중소기업과 외교국방위에서 전방 부대 방문했을 때."

- 전방 상황 얘기하는 게 아니라. 그건 (공개하지 않았다고) 기자들이 문제제기 안 했을 걸요.
"왜 문제제기 안 했어요. 그 전방 상황에 대해서도 분명히 그건 국가 안보의 문제기 때문에 정말 그건 여러분들이 충분히 이해를 해야 합니다. 인수위 활동이라는 것이 국가 보안문제를 신경 써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건 정말 국가 보안에 맞지 않는 거에요. 그리고 중소기업 그 안에서 예컨대 이게 공청회나 세미나라면 중소기업에서 한 내용을 공개를 하죠."

- 광주 같은 경우에는 각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분들이 열두 분이 왔는데 그분들이 건의하는 형식이었어요.
"그것도 우리가 정책 전문가 간담회지."

- 정책 전문가 간담회가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내 얘기 들어보세요. 본인들이 희망하지 않을 수가 있잖아요. 광주 감사원 민원센터에서도 마찬가지고 본인들이 희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 그 이후 일정은요? 지역 사장님들 오셨을 때는 제가 한 명 한 명 다 물어보니까 공개하는 거 싫어하지 않으시던 것 같은데요.
"그건 그렇지 않을 거에요."

- 확인 한 번 해볼까요?
"마음대로 하세요. 근데 그건 본인들이 공개를 원하지 않으니까. 또는 공개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거 아니에요. 근데 그분들의 그런 것도 보호를 해줘야 할 거 아니겠어요. 제가 볼 때 그런 것은 성격이 다르니까."

- 아무튼 어제 간담회를 공개했다고 기자들이 마치 반발하는 것처럼 얘기하시는 거는 좀 사실과 다른 것 같습니다.
"아니 사실이지. 그렇게 (보도를) 했잖아요."

- 그런 취지가 아니라.
"어제 왜 공개를 하느냐. 그런 기자들도 많이 있었어요."

- 공개 범위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어제 경제 2분과 같은 경우는 녹취록에서...
"네. 그만하겠습니다(이동)."

- 당선인이 축산 분야 보고가 없다고 했는데...
"그만하겠습니다(미디어 지원실로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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