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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천국의 국경' 연출된 것" Vs. "말도 안 돼"

당시 조선족 현지 가이드 증언... 취재기자, "자료 다 있다" 반박

등록|2013.01.30 21:16 수정|2013.01.30 21:16
<조선일보>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을 넘다>(이하 <천국의 국경>)의 일부장면이 연출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탈북자의 실태를 다룬 <천국의 국경> 시리즈는 모나코 몬테카를로 TV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국내 최초로 미국 에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는 <천국의 국경> 3탄인 '바이블 루트'를 방영하고 있다.

2008년 방영된 <천국의 국경> 1편에서는 북한에서 강을 건너온 박순철(가명)씨가 제작진에게 '뺑굽(빙두)'이라는 이름의 북한산 마약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동영상 보기). 박씨는 남포 지역 주민들이 중국에서 재료를 들여와 마약을 만든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제작진은 박순철씨에게 마약을 구입해 태우는 모습을 보여준다. 현지 조선족 가이드가 "아 녹네, 이거 녹으면 진짜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고, "진품이 확실했다, 그것도 상품, 국민을 먹여 살리지 못하는 나라의 국경에서는 마약이 오가고 있다"는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북한 주민이 건넨 마약, 사실은 '미원'"

▲ 조선일보가 제작한 <천국의 국경을 넘다>. ⓒ 조선일보


그런데 당시 방송에 나온 하얀 가루가 사실은 조미료인 '미원'이었다는 증언이 당시 현지 조선족 가이드로부터 나왔다. 30일 <통일뉴스>는 "지난 5일, 중국 옌지 모 호텔에서 만난 중국 조선족 김준철(36, 가명)씨는 다큐 <천국의 국경>에 나오는 북한사람이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가져온 북한 마약이 실상은 미원 가루였다고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통일뉴스>는 "<천국의 국경> 현지 코디네이터를 맡았던 김준철씨가 잘 아는 북한인을 시켜 연출한 북한산 마약은 실상 미원가루였다"면서 "<조선일보> 취재진이 다른 장소에서 불로 태워 실험을 할 때는 진짜 마약을 사용해 시청자들을 속였다"고 전했다. 또한 "김준철씨를 조사했던 중국 공안당국 관계자 역시 지난 5일 저녁 옌지시 한 음식점에서 기자와 만나 (방송에 나온 것은) 마약이 아닌 '미원'가루였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폭로가 처음은 아니다. 2009년 4월 '제53회 신문의 날' 시상식장에서 김준철씨의 여동생은 이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전단을 배포한 바 있다. '북한 국경지대 상황을 잘 안다'는 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방송을 보면 마약을 비닐봉지에 담아서 건네는데 북한에는 그런 봉지가 없다"면서 "북한에서 실제로 마약을 제조할 수도 있겠지만, 마약을 취급하는 사람들이 돈을 억만금을 준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카메라에) 노출을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두만강 건너오는 것을 찍겠다고 기다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당시 현장을 취재했던 이학준 <조선일보> 기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이 기자는 "충분히 대응할 만한 자료가 있다"면서 "회사와 논의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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