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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들

사람은 기대고 사는 존재들이다

등록|2013.02.01 20:29 수정|2013.02.01 20:30
시간 여유가 있으면, SNS들을 열어 보는 것이 일상 중의 한 장면이다. 어느 곳에서 있든지 이런 모습은 새로울 것도 없는 모습이다. 오늘 오후에도 그렇게 카카오스토리를 열어 맺어진 친구들의 사진과 글을 확인하다가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결국 눈물까지 흘리게 한 후배 부부 목사의 사진과 글을 읽었다.

"이제 곧 ○○이의 첫 돌이 다가옵니다. ^^ 벌써 일 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 기도와 관심으로 함깨 해 준 양가 부모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

○○이 돌잔치는 가족들과 함께 간단히 식사하는 것으로 대신하려 합니다. 그리고 ○○이 엄마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돌잔치에 들 비용은 꼭 필요한 다른 어린이에게 기부하기로 결정했고 어제 실행에 옮겼습니다. ^^

함께 뜻을 모아 준 ○○○, ○○○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몸이 아픈 HA야 꼭 나아서 엄마 아빠와 행복하게 지내야 해 ~~ ^^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아 건강히 지금처럼 아빠 닮은 아이로 자라다오. ㅋ"

이 후배 부부는 남편은 기관에서 일을 했었고, 아내는 모 대학원 병원 원목실에서 근무하다가 지금은 모두 사직하고 다른 일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자신들의 첫 딸의 첫 돌잔치를 가족들끼리 조촐하게 치루고 돌잔치에 사용될 비용을 어려운 어린이에게 기부하게 된 사연은 제법 오래전부터였다고 한다. 아내 되는 후배 목사가 원목실에서 근무할 때였다고 한다.

원목실에서 근부하며 알게 된 한 여자 아이가 대학병원에서 신장 이식 수술대기 중이었다고 한다. 집안도 어려운데 여자 아이의 오빠까지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마음이 늘 안타까웠다고 한다. 하지만 당장 자신들의 상황도 어려운데 어떻게 해 줄 수 없어 시간이 흘렀다고 한다.

그러다 이번 돌잔치를 준비하다가 그때 알게 된 여자 아이가 생각났고 자신들의 아이들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 여자 아이를 도우면 어떻겠냐고 후배 아내 목사가 남편에게 제안했다고 한다. 이에 남편 목사도 흔쾌히 아내의 제안을 받아들여 기부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결단하기까지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어느 누구 부모들의 마음이 자녀에게 좋은 것, 예쁜 것 해 주고 싶지 않겠는가. 거기에 첫돌을 맞이하는 첫 딸의 돌잔치를 가족들과 식사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싶어 하겠는가. 여러 자녀들을 가진 것도 아니고 첫 아이이고 첫 돌 잔치인데 말이다.

이 후배 부부에게 나 자신도 받은 것이 참 많다. 장애인으로 혼자 살아가는 나에게 때가 되면 반찬이고 쌀이고 가져다주며 혼자 사는 늙은 총각 선배 굶어죽지 말고 잘 살라고 늘 신경 써준다. 마음 씀씀이가 늘 따뜻한 친구들인데, 이번에도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실천했다.

나이가 많다고 선배고 어른은 아니지 싶다.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가 선배이고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친구들이 있어서 아직 세상은 따뜻하고 살만한 곳이 아닌가 한다. 이런 작은 실천들이 세상을 바꾸고 아름답게 하지 않는가 싶다.

SNS들이 정치적 담론들이 유통되며 우리 사회의 어둠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이런 따뜻함들이 더 많이 나누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가려는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참 기분이 상쾌한 하루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독교인터넷 신문 "에큐메니안"(http://www.ecumenian.com)에도 송고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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