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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호칭이 "싸부"로 불리게 된 사연

중년의의 꿈, 목조주택학교 12기를 진행하다

등록|2013.02.03 16:33 수정|2013.02.03 16:36

▲ 10기 목조주택학교 수강생들 ⓒ 장승현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이 나를 부를 땐 "싸부"라고 부르고 있다. 이 말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어쩔 땐 참 좋은 호칭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보통 "싸부"라고 하면 소림사 권법을 전해주는 백발 노인들을 호칭으로 부르곤 한다. 그런데 왜 내가 팔자에도 없는 소림사 "싸부"와도 같은 호칭을 받게 되었는지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예전에 내 나이보다 더 젊어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술만 드시면 나를 붙잡고 하던 말들이 생각난다. "넌 나중에 선생이 되거라!", "남을 가르치는 선생이 되어야 한다!"고 잔소리처럼 이야기 하곤 했다.

그땐 속으로 아버지한테 욕을 했다. "씨벌, 내가 말도 못하는 언어장애고, 학교도 고등학교 밖에 못 나온 자식한테 무슨 선생을 하라고 하냐고?" 반발하곤 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 내가 주변 사람들한테 "싸부"라는 호칭을 듣고 있는 건 무슨 연고인지. 정말 아버지가 나의 인생에 대해 예언한 건지 아니면 내가 아버지의 말대로 살아오다보니 정말 "싸부"가 된 건지 모르겠다. 내가 사람들한테 "싸부" 소리를 듣게된 연유는 목조주택 목수일 때문이었다. 내가 20대 초반에 직업훈련소에서 기술을 배우고 목수일을 시작하고서 지금은 목조주택 학교를 12기까지 진행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강생들이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퍼져나갔다. 그러니까 현재 12기까지 기수를 정하기도 전에 목조주택 학교 수강생들까지 포함하면 200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나한테 목조주택을 배워 갔던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은 단순하게 목수일을 가르치고 목조주택 짓는 걸 함께 했을 뿐인데 "싸부"라는 호칭이 생긴 것이다. 이렇게 간단한 기술을 가르쳐줘도 남에게 스승이 될 수 있다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 요즘은 사람을 만나도 그전에 만났던 사람들 보다 전국에 널려 있는 수강생들을 자주 만나곤 한다. 그때마다 내 호칭은 "싸부"로 불리고 나도 어느새 "싸부 행세"를 하게 된다.
    
정말, 사람의 운명이란 자신도 예측하지 못할 때가 많다. 목조주택학교가 이젠 "장목수 10일만 따라하면 목조주택 지을 수 있다!"라는 타이틀로 자리 잡혀가고 있고 내가 꿈꾸고 있는 목조주택학교도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 이젠 1, 2년만 더 목조주택학교에 대한 기획과 연구를 하게 되면 목조주택학교가 정착될 것 같다.      

귀농, 귀촌인들이나 정년퇴직하고 50대 이후 인생 이모작을 꿈꾸는 사람들, 입시 지옥에서 벗어나 이후 삶을 고민하는 청소년들한테 꿈과 희망이 될 목조주택학교를 내 인생의 또 다른 목표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젠 나도 "싸부"라는 호칭을 받으며 살아날 인생에서 인생 이모작의 교육자로서 새로운 삶을 준비해야 할 듯하다.
덧붙이는 글 이글은 다음 카페 "장목수의 목조주택이야기"에서도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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