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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바야시 한국도요타의 도전이 무서운 이유

환율 힙입어 한국도요타 올해 "1만8천대 팔겠다"...작년 하이브리드 판매량 73% 급증

등록|2013.02.06 18:44 수정|2013.02.06 18:54
그의 한국어 발음이 더 또렷해졌다. 나카바야시 히사오(53) 한국도요타 사장 이야기다. 그가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도요타 전시장에 나섰다. 항상 그랬듯이 표정도 밝다. 간단한 연설은 이제 한국어로 진행한다. 이날도 "감사하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의 표정이 밝은 이유가 있다. 작년 한국 도요타의 성적때문이다. 말 그대로 '기대 이상'이다.

4년차 한국 도요타 사장의 거침없는 도전

▲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 도요타 사장.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도요타전시장에서 올해 사업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 한국도요타자동차

그가 오늘 내놓은 성적표는 '도요타의 바람'이라 할 만하다. 작년 국내시장에서 도요타와 렉서스 이름으로 판매한 자동차 대수만 1만5771대다. 2011년에 비하면 무려 73%나 증가한 수치다. 국내서 영업중인 일본차 브랜드 가운데 성장세가 가장 눈에 띈다.

게다가 국내 수입차 시장은 베엠베(BMW) 등 독일차 중심으로 급격히 쏠려있는 상황이다. 실적으로만 따지면 도요타는 사실상 거의 유일한 대항마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대항마를 이끌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카바야시 사장이다.

그가 한국시장을 맡은 지 올해로 4년째. 지난 2010년 한국에 온 후 2년여 동안 그는 악몽의 시간을 견뎌야했다. 부임하자마자 일본 본사의 대규모 리콜 사태라는 초대형 악재와 싸워야 했다. 당시 그는 "고객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제품 품질 뿐 아니라 돌아선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물론 국내 소비자 역시 예전처럼 쉽게 지갑을 열지 않았다. 한국 도요타 김종철 상무는 "나카바야시 사장은 정말 앞뒤 안가리고 뛰어 다녔다"고 말했다. 조금씩 판매 회복기미가 보이던 2011년께 이번엔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악재가 덮쳤다. 김 상무는 "설상가상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말이었다"고 회고했다.

대규모 리콜과  대지진에 절치부심, 하이브리드로 승부수

나카바야시 사장은 작년 국내 시장에 공세적으로 임했다. 그가 꺼낸 카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휘발유와 전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의 경우 일본 도요타의 기술은 거의 독보적이다. 그는 지난해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건 하이브리드"라면서 "이걸로 독일 디젤차들과 진검승부하겠다"고 했다.

결과는 그리 나쁘지 않다. 렉서스 도요타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작년에만 6000대를 팔았다. 이 역시 2011년보다 70%나 증가했다. 한국 도요타의 전체 판매량 가운데 약 37%가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이다. 나카바야시 사장도 이날 "도요타가 하이브리드로 대표되는 친환경차에 대한 인식 변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면서 "작년의 중요한 성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올해 사업계획도 내놨다. 도요타 브랜드로 1만1000대, 렉서스로 7000대를 팔겠다는 것이다. 작년보다 약 20% 가까운 성장을 목표로 한 것이다. 아무리 수입차 시장 확대가 예상되더라도 향후 경기 침체 등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목표다.

대신 일본정부의 고환율 정책이 계속되면서 국내 원-엔화 환율도 전보다 크게 떨어졌다. 도요타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일본 본사의 지원도 전폭적이다.

나카바야시 사장은 "올해 고객제일주의를 보다 철저히 할 것이다"면서 "경쟁력있는 새로운 차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보다 강화하겠다고 했다. 한국 도요타는 국내 수입차 회사들 가운데 사회공헌에 가장 많은 비용을 내고 있는 회사다. 4년차 한국도요타 사장의 거침없는 도전이 어디까지 갈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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