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인 측근 2명,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
새누리당 전·현직 의원 보좌관 5명 골프접대·상품권 받은 혐의
▲ 대구테크노파크 ⓒ 조정훈
지난해 5월 지식경제부의 감사 결과 1억2000만 원을 횡령하고 2000여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법인카드로 구매해 사용하는 등 비리가 드러나 면직처분을 받았던 대구테크노파크 모바일융합센터장 김아무개(56)씨가 새누리당 전·현직 국회의원 보좌관들에게 수천만 원의 골프 접대를 하고 상품권을 돌린 것으로 밝혀져 경찰이 수사를 벌이는 가운데 박근혜 당선인의 보좌관도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대구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4일 "지난 4일과 7일 전·현직 국회의원 보좌관 2명을 소환해 조사한 데 이어 오늘도 1명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당선인 비서실에 근무하는 실무직원 2명도 소환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전·현직 국회의원 보좌관들은 모두 5명으로 박종근 전 의원(대구 달서갑)의 전 보좌관 한아무개(49)씨,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병)의 전 보좌관 이아무개(42)씨, 서상기 의원(대구 북구을)의 전 보좌관 류아무개(44)씨,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의 현 보좌관 박아무개(45)씨, 이명규 전 의원(대구 북구갑)의 전 보좌관 손아무개(41)씨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한씨와 이씨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취임준비위원회와 당선인 비서실에 근무하고 있다. 더욱이 이씨는 박근혜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박 당선인의 일정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에서 2천만 원 골프 접대... 상품권 수백만 원 받은 혐의도
경찰에 따르면 이들 중 한씨와 이씨 등 4명은 지난 2011년 1월 태국 타이의 한 골프장에서 2000만 원가량의 골프접대를 받고 나머지 1명은 국내 골프장에서 골프 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상품권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대구TP가 연구성과급을 부풀려 지급하고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상당금액을 착복하고 장비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수법으로 수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을 확인해 대구TP 이아무개 전 원장과 김 전 센터장, 납품업체 관계자 등 5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해왔다.
특히 지난해 8월 모바일융합센터장이던 김씨가 국책사업비를 횡령한 사실을 포착하고 지식경제부의 감사결과를 넘겨받아 수사하던 중 김씨가 국회의원 전·현직 보좌관들에게 골프접대를 하고 상품권을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광역수사대 한 경찰관은 "김씨가 대구TP 예산 확보 과정에서 편의를 위해 보좌관에게 로비를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확인되면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전원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구경찰청 신동연 광역수사대장은 "현재 조사중인 사안에 대해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인수위에 근무하는 2명도 대통령 취임식과 상관없이 소환일자를 조율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환조사 받은 보좌관 "내 돈 내고 골프쳐... 경찰 무리한 수사"
하지만 이미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조사를 받은 한 전직 보좌관은 "대구TP 관계자와 함께 해외에서 골프를 친 사실은 없고 국내의 한 골프장에서 한 번 골프를 친 적은 있지만 같이 돈을 냈고 영수증도 있다"며 "대구광역수사대가 무리하게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아무개씨도 "몸이 안 좋아 2010년 10월 국회의원 보좌관 일을 그만두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요양 중 우연히 골프를 함께 치게 됐다"며 "당시 일반인 신분으로 로비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근혜 당선인 보좌관으로 근무하는 이아무개씨와 인수위에 근무하는 한아무개씨 등은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민주통합당 대구시당은 14일 오후 논평을 내고 "대구 테크노파크의 잦은 비리문제는 감사의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있는 대구시의 태만한 감사체계 문제점에서 비롯되었다"며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테크노파크의 금품비리문제에 대해서 관리 책임기관인 대구시에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대구시를 비난했다.
이어 "수사기관의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대구시는 테크노파크를 비롯한 대구시 산하기관에 대해 철저하게 감사를 실시해 제2의 테크노파크 금품비리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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