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로코 '남사용'의 이시영…B급 질문에 'A급 대답' 내놓다
[인터뷰②] B급 로맨틱 코미디에 맞게 'B급 질문', "이시영 만만치 않네!"
▲ ⓒ 이정민
영화 <남자사용설명서>(이하 '남사용')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이시영을 주목해보자. 전작 <커플즈>에서 살짝 보인 그녀의 매력에 아쉬웠다면, 이번 작품을 접해보자. 이시영의 본 매력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2008년 다소 늦은 나이에 데뷔, 이제야 상업 영화 주연으로서 시험대에 올랐지만 정작 본인은 "최대한 튀지 않으려 했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영화 속 만년 조감독 최보나가 '남자사용설명서'라는 수상한 교육용 비디오테이프를 만났을 때부터 이시영은 마음껏 자신을 풀어놓고 뛰어놀기 시작했다.
- 여자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한국 영화가 별로 없는데 <남사용>은 달랐다. 본인에게 '남사용'은 본격적인 주연으로서 평가 무대였겠지만 한국영화에 있어선 여자 캐릭터에 대한 또 하나의 시험대일 수도 있다.
"오! 그렇게 봐주시면 참 감사하다. 요즘 트렌드가 캐릭터 플레이인 거 같다. 나도 개성 강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해왔고. 그러다 보니 드라마를 놓치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캐릭터가 살려면 누군간 드라마적으로 받쳐줘야 한다.
이번 영화는 상황 자체가 재밌는 설정이다. 코미디 부분이야 (오)정세 오빠가 잘하시고 믿음도 있으니 난 최대한 감정선과 이야기의 흐름을 끊지 않으려 신경 썼다. 나마저 보나의 이야기에서 벗어나면 산으로 갈 수도 있다 싶었다. 잘한 거 같나? 내가 못한 부분이 보여 아쉬운 부분도 크다. 다음엔 더 보완할 거다."
-'참 잘했어요'다. 너무 걱정 안 해도 좋을 거 같다. 건 그렇고 극 중에서 오정세 배우를 때리는 모습에서 마치 실제 복싱이 연상되더라. 이제 선수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데, 권투는 주변에 권할만한가? 선수로서도 최선을 다한다고 한 거 같던데. 2010년부터니 이제 3년 차다.
"복싱을 권하는 편이다. 운동이 좋다는 건 말로 설명해도 다 알잖나. 요즘은 워낙 자기 건강을 다들 챙긴다. 1차적으로 복싱이 건강에 좋은 건 당연하고, 이건 지극히 개인적 생각인데 복싱은 개인 운동이다. 집중력이 굉장히 좋아진다.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많아지더라. 그만큼 느끼는 것도 많다.
사람이 차분해진다고나 할까? 나 자신을 다듬는데 좋은 거 같다. 연기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물론 많고. 개인차가 있겠지만 난 복싱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주위에선 올림픽에 출전하려고?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목표를 정해 두지는 않았다. 배우로서도 다음에 어떤 작품을 할지 모르잖나. 운동도 똑같은 거 같다. 일단 주어진 거, 닥친 거에 열심히 하는 거다. 좋은 선수가 되려는 목표보단 좋은 연기를 하듯 주어지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거다."
- 기회가 되면 복싱 스파링 상대로 받아주면 고맙겠다. 건 그렇고 연기하고 운동도 그렇게 열심히 하고, 대체 언제 쉬나? 배우는 잘 쉬는 것도 중요한 거 같다. 이시영만의 휴식법이 있나?
"사실 운동할 때가 좋은 거 같다. 여가활동이라곤 진짜 흔하지만 좋은 영화나 일본 드라마를 볼 때가 너무 좋다. 한 작품을 여러 번 보는 편이다. 우연히 본 좋은 작품에 감탄할 때가 많다. 연기에 대한 열정도 커진다. 생각 정리도 되고. 일본 드라마는 한 번 잡으면 끝까지 본다. 나자신을 환기시키려 켰다가 밤을 새우는 경우가 허다했다. 눈이 벌게져서 다음날을 보내곤 했지(웃음).
▲ ⓒ 쇼박스, 영화사 소풍
- 이 자리를 통해 독자들에게 영화 좀 추천해 달라. 나도 참고하겠다.
"영화 <고백>은 유쾌하게 본 건 아니지만 재밌게 봤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찍은 나카시마…. 뭐더라? 하여튼 그 감독이다. 가이 리치 감독의 데뷔작인 <록스타 앤 투 스모킹 배럴스>는 지금껏 내가 봤던 영화 중 최고의 결말이었다. 그 감독을 되게 좋아한다. 물론 마돈나랑 결혼하고 이후 최악의 영화도 찍었지만 초기 영화는 재기 발랄하다. 마돈나랑은 지금은 헤어진 걸로 안다. 잘살고 있으려나."
근데 이 얘긴 다른 영화잡지에서 한 적이 있다. 괜찮다고? 최근엔 <우리도 사랑일까>를 봤다. 미셸 윌리엄스 영화는 다 찾아봤다. 내 인생에서 이런 연기를 할 기회가 올까 생각하게 만들었다. 아, 이 얘기도 한 것 같네. 어떡하지?"
- 기회는 온다. 그때 잡을 수 있게 준비를 꼭 해둬라. 처음부터 궁금했던 건데 못 물어본 게 있다. 본명은 이은래다. 지금은 이시영이고. 이름을 바꾼 계기가 있나?
"이시영이란 이름은 예전 회사에서 개명해준 거다. 내 이름이 싫어서가 아니라 발음이 어렵다고 하시더라. 내 이름을 말해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회사에서 나름 신경을 써서 준 이름이 지금의 이름이다."
▲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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