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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둔치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등록|2013.02.25 11:40 수정|2013.02.25 11:40

▲ 남강둔치에 만든 달집. 많은 시민들이 달집태우기를 기다리고 있다. ⓒ 김동수


무슨 빌 소원이 그렇게 많을까요? 정월대보름을 맞아 남강둔치에서 열린 달집태우기에 많은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아무리 첨단과학시대이지만, 우리 민족 대대로 내려오는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에 남녀노소할 것이 없이 자기 소원을 빌기 위해 너도나도 나왔습니다. 아이들은 "공부 좀 잘하게 해주세요", 엄마는 "우리 아이들 공부 좀 잘 하게 해주세요, 우리 남편 건강 지켜주세요", 아빠는 "올해 직장에서 짤리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소원을 빌었을 것입니다. 물론 "대통령이 나라를 잘 이끌고, 가난한 자와 소외된 자도 사람답게 사는 대한민국이 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빈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 많은 시민들이 달집태우기를 보기 위해 남강둔치에 나왔다. 저 많은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달님은 참 힘들겠다. ⓒ 김동수


달집을 태우기 직전 농악 한마당이 벌어졌습니다. '둥둥둥' '괭괭괭괭' '징징징징' 사람들은 농악 소리에 어깨를 들썩들썩 거렸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농악을 듣기가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우리 소리를 들을 시간이 없습니다. 아니 아예 들려주지 않습니다. 학교도, 텔레비전, 라디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에 부모님과 함께 나와 농악을 듣는 아이들은 참 행복한 아이들입니다.

▲ 달집을 태우기 직전 농악 한마당이 벌어졌다 ⓒ 김동수


"얼마 후 달집을 태우겠습니다."
"아빠 달집 태운대요."
"조금만 기다려. 달집이 타오르면 정말 대단해."
"지난해도 봤어요."
"그래 지난해도 봤지. 우리는 해마다 달집태우기 구경 오잖아."

둘째 아이와 막둥이는 달집을 곧 태울 것이란 소리를 듣고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달집에 불을 붙였습니다. 불을 붙이자 순식간에 달집은 활활 타올랐습니다.

▲ 달집에 불을 붙이고 있다. 한 순간에 달집은 타올랐다. ⓒ 김동수


▲ 달집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 김동수


"아빠 드디어 달집이 타올랐어요."
"아빠 여기도 뜨겁다는 느낌이 들 정도예요."
"와 그렇네. 여기도 뜨겁네."
"'탁탁탁'하는 소리는 뭐예요?"
"응 대나무가 터지는 소리야. 저기 대나무 보이지."

▲ 남강둔치에는 갈대와 억새가 많다. 갈대와 억새까지 활활 타올랐다. ⓒ 김동수


남강둔치는 억새와 갈대밭이 넓습니다. 달집만 아니라 갈대와 억새도 태웠습니다. 달집보다 훨씬 더 넓고 높이 타올랐습니다. 올해는 온갖 더러운 것과 불의, 부정과 불법, 반생명, 반평화, 반노동 등등이 다 태워없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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