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재테크는 내 돈 갖고 쓰는 것
이자를 내는 삶과 이자를 받는 삶, 당신이 원하는 것은?
빚으로 점철된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중고차를 살려고 하는데 돈이 없어 대출을 받아서 사려고 하는데 어떤 대출이 이자가 싸냐고 묻는 전화였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소비하는데 있어 내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돈 즉 빚으로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더 싼 대출을 알아내는 것이 알뜰하고 현명한 소비생활이라 여겨지고 있다.
돈 빌려 달라고 남한테 아쉬운 소리 하는 것만큼 싫은 게 또 있을까? 그런데 신용사회라는 말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남한테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자신의 신용을 이용하면 손 쉽게 돈을 빌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빚은 더 이상 빚으로 불려지지 않는다. 신용이라는 이름으로 분장을 하고서 우리 곁을 맴돈다. 신용카드는 따져보면 외상으로 물건을 사는 것이며 엄연한 빚이다. 신용이 높다는 것은 은행에서 빚을 많이 빌릴 수 있다는 것과 동의어이다. 할부, 마이너스 통장, 신용대출, 현금서비스, 캐피털론, 카드론, 담보대출, 학자금대출, 보험약관대출 등 내 신용만으로 선택할 수 있는 부채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그러나 손 쉽게 빚을 질 수 있게 되면서 어느새 일상의 모든 것이 빚으로 점철되기 시작했다. 과장이 아니다. 일상생활은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신용카드는 한 달 뒤에 갚는 외상거래로 빚이다. 냉장고나 차는 할부로 산다. 갑자기 돈이 필요하면 마이너스 통장에서 꺼내 쓴다. 집은 담보대출로 사고 아이들 학교는 학자금대출로 보낸다. 신용카드, 차 할부, 가전제품 할부, 마이너스 통장, 담보대출, 학자금 대출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지금 부채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한다.
부채로 돈 문제가 해결되었다 착각
부채는 일시적으로 돈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돈을 모아서 살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하지만 할부로 사면 지금 당장 차를 소유할 수 있다. 담보대출을 받은 덕에 당장 다음 달 부터라도 더 넓은 집에서 살 수 있게 된다. 큰 맘 먹어야 갈 수 있는 해외여행도, 내 한 달 월급만큼하는 명품백도 신용카드를 쓰면 바로 지금 내 것이 된다.
나는 명품백을 들고, 내 차를 몰며, 넓은 집에 살고 있고, 휴가로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능력자로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물론 타인들은 이것이 부채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심지어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나조차도 내가 부자가 되었다는 착각에 빠지고, 일시적이나마 내 돈 문제는 해결된 것처럼 보인다.
원하는 때에 내 욕망을 충족시켰지만 그러나 차나 가방, 집은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내가 빚을 다 갚을 때까지는 완벽한 나의 소유물, 즉 자산이 아니다. 차나 가방은 할부 갚기가 어려워지면 중고라도 팔 수밖에 없고, 집은 대출을 갚지 못하면 은행에 경매로 넘어간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내 손에 들어온 그 순간 내 것이라고 생각해 버린다.
더군다나 이런 생활은 한 번의 대출로만 끝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출을 통해 중고차를 샀다. 할부금을 갚는 동안에는 당연히 여유자금이 없으니 저축을 하지 못한다. 차 할부가 끝날 즈음에는 벽걸이 TV가 눈에 들어온다. 현금이 없으니 당연히 12개월 할부로 산다. 그러다 전세값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역시 수중에 돈이 부족하니 전세자금 대출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갑자기 이가 아파서 치과에 가니 300만 원이 든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비싼 이자를 내고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한다. 이렇게 빚으로 일상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생활은 어느덧 신용사회라는 그럴듯한 수식어를 달고 현대인들의 당연한 라이프스타일이 되어 버렸다.
이자를 내는 삶과 이자를 받는 삶 무엇을 원하십니까?
원하는 순간에, 원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가질 수 있다는 편리함은 그러나 당연히 대가를 요구한다. 빚은 다 갚을 때까지 이자를 물어야 한다. 만약 그 돈을 저축한다면 나는 거꾸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즉 대출이자가 5%라고 해서 그 돈만 손해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받을 수 있었던 이자도 기회비용으로 날려버린 것이다.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 나는 이중으로 손해를 보는 셈이다. 빚을 통해 욕망을 해결하고 필요를 충족시키는 삶은 저축을 통해 이자를 버는 삶이 아니라 평생 내가 받을 이자는 날려버리고 카드회사와 은행에 이자를 바치면서 삶에 다름 아닌 것이다
거창한 금융지식으로 무장하고 재테크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돈 관리 원칙은 바로 빚이 아니라 내 돈 가지고 쓰는 것이다. 빚 즉 남의 돈을 가지고 소비할 때는 순간 그것이 공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에는 이자라는 이름으로 원래 가치 이상의 것을 지불해야 한다. 욕망을 잠시만 참고 내 돈으로 쓴다는 원칙을 세우고 거기에 맞게 생활한다면 내가 손해 보는 일들은 크게 줄어든다.
전화를 건 지인에게는 가장 유리한 대출은 내 돈 갖고 사는 것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말로 답을 했다. 돈에 관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가 이자가 더 싼가, 무슨 상품이 나에게 더 혜택을 주나 알아보는 부지런함이나 정보력이 아니라, 남의 돈으로 이자 물면서까지 내 욕망을 충족시키지 않겠다는 삶의 태도이자 철학이다.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중고차를 살려고 하는데 돈이 없어 대출을 받아서 사려고 하는데 어떤 대출이 이자가 싸냐고 묻는 전화였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소비하는데 있어 내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돈 즉 빚으로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더 싼 대출을 알아내는 것이 알뜰하고 현명한 소비생활이라 여겨지고 있다.
돈 빌려 달라고 남한테 아쉬운 소리 하는 것만큼 싫은 게 또 있을까? 그런데 신용사회라는 말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남한테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자신의 신용을 이용하면 손 쉽게 돈을 빌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 쉽게 빚을 질 수 있게 되면서 어느새 일상의 모든 것이 빚으로 점철되기 시작했다. 과장이 아니다. 일상생활은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신용카드는 한 달 뒤에 갚는 외상거래로 빚이다. 냉장고나 차는 할부로 산다. 갑자기 돈이 필요하면 마이너스 통장에서 꺼내 쓴다. 집은 담보대출로 사고 아이들 학교는 학자금대출로 보낸다. 신용카드, 차 할부, 가전제품 할부, 마이너스 통장, 담보대출, 학자금 대출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지금 부채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한다.
부채로 돈 문제가 해결되었다 착각
부채는 일시적으로 돈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돈을 모아서 살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하지만 할부로 사면 지금 당장 차를 소유할 수 있다. 담보대출을 받은 덕에 당장 다음 달 부터라도 더 넓은 집에서 살 수 있게 된다. 큰 맘 먹어야 갈 수 있는 해외여행도, 내 한 달 월급만큼하는 명품백도 신용카드를 쓰면 바로 지금 내 것이 된다.
나는 명품백을 들고, 내 차를 몰며, 넓은 집에 살고 있고, 휴가로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능력자로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물론 타인들은 이것이 부채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심지어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나조차도 내가 부자가 되었다는 착각에 빠지고, 일시적이나마 내 돈 문제는 해결된 것처럼 보인다.
원하는 때에 내 욕망을 충족시켰지만 그러나 차나 가방, 집은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내가 빚을 다 갚을 때까지는 완벽한 나의 소유물, 즉 자산이 아니다. 차나 가방은 할부 갚기가 어려워지면 중고라도 팔 수밖에 없고, 집은 대출을 갚지 못하면 은행에 경매로 넘어간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내 손에 들어온 그 순간 내 것이라고 생각해 버린다.
더군다나 이런 생활은 한 번의 대출로만 끝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출을 통해 중고차를 샀다. 할부금을 갚는 동안에는 당연히 여유자금이 없으니 저축을 하지 못한다. 차 할부가 끝날 즈음에는 벽걸이 TV가 눈에 들어온다. 현금이 없으니 당연히 12개월 할부로 산다. 그러다 전세값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역시 수중에 돈이 부족하니 전세자금 대출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갑자기 이가 아파서 치과에 가니 300만 원이 든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비싼 이자를 내고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한다. 이렇게 빚으로 일상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생활은 어느덧 신용사회라는 그럴듯한 수식어를 달고 현대인들의 당연한 라이프스타일이 되어 버렸다.
이자를 내는 삶과 이자를 받는 삶 무엇을 원하십니까?
원하는 순간에, 원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가질 수 있다는 편리함은 그러나 당연히 대가를 요구한다. 빚은 다 갚을 때까지 이자를 물어야 한다. 만약 그 돈을 저축한다면 나는 거꾸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즉 대출이자가 5%라고 해서 그 돈만 손해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받을 수 있었던 이자도 기회비용으로 날려버린 것이다.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 나는 이중으로 손해를 보는 셈이다. 빚을 통해 욕망을 해결하고 필요를 충족시키는 삶은 저축을 통해 이자를 버는 삶이 아니라 평생 내가 받을 이자는 날려버리고 카드회사와 은행에 이자를 바치면서 삶에 다름 아닌 것이다
거창한 금융지식으로 무장하고 재테크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돈 관리 원칙은 바로 빚이 아니라 내 돈 가지고 쓰는 것이다. 빚 즉 남의 돈을 가지고 소비할 때는 순간 그것이 공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에는 이자라는 이름으로 원래 가치 이상의 것을 지불해야 한다. 욕망을 잠시만 참고 내 돈으로 쓴다는 원칙을 세우고 거기에 맞게 생활한다면 내가 손해 보는 일들은 크게 줄어든다.
전화를 건 지인에게는 가장 유리한 대출은 내 돈 갖고 사는 것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말로 답을 했다. 돈에 관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가 이자가 더 싼가, 무슨 상품이 나에게 더 혜택을 주나 알아보는 부지런함이나 정보력이 아니라, 남의 돈으로 이자 물면서까지 내 욕망을 충족시키지 않겠다는 삶의 태도이자 철학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이지영 시민기자의 생활경제 블로그(http://blog.naver.com/iamljy)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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