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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 군 지휘체계를 붕괴시킬 참인가?

등록|2013.03.01 16:12 수정|2013.03.01 16:12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편법증여, 위장전입, 공금유용, 무기업체 로비스트, 부적절한 처신과 비리 등 다양한 의혹을 받고 있다. 국방장관은 대통령과 군대를 연결하는 매개체이다. 그런데 김병관 국방장관은 그러한 본연의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 부적격 문제로 인한 리더십 부재가 이들의 통로를 막아버릴 수 때문이다. 더욱이 나 홀로 국방장관은 문민통제의 훼손과 전력누수로 직결된다. 김병관 후보자! 스스로 사퇴하여 국가와 안보에 기여함이 어떠하신지!

우리나라에서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국방장관을 통해 군정권과 군령권을 집행한다. 군령은 대통령이 국방장관 → 합참의장 → 육군 1․2․3작전사령관, 공군작전사령관, 해군작전사령관에게 하달한다. 군정은 대통령이 국방장관 → 육․해․공군 참모총장에게 하달한다. 여기서 군정은 인사․예산 등 군사력을 유지․관리하는 양병기능을 의미하며, 군령은 작전․정보 등 군사력의 사용을 위한 작전 지휘권을 가리킨다.

비정상적 국방장관은, 먼저 합참의장 중심의 군대가 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등 문민통제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는다. 국방장관이 군대의 존경과 신뢰를 받지 못하면, 대통령의 군령과 군정이 그대로 하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대통령의 군 통수권이 무력화되고, 합참의장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대통령이 군 통수권과 인사권으로 합참의장을 통제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군사작전에 대한 대통령의 전문성 부재로, 국방장관의 문제점을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다.

다음으로 지휘체계 혼란 때문에 작전능력이 저하된다. 국방장관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합참의장마저 각 작전사령부에 행사하는 작전 지휘권과 각 군 참모총장에게 행사하는 작전지휘 협의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하지 못하게 되면! 참모총장들이 자신의 권한을 적극 행사함으로써, 군 지휘체계가 흔들리게 된다. 참모총장이 진급ㆍ보직과 관련된 인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휘관들은 합참에 어정쩡하게 한발을 담그고 각 군 참모본부에 다른 한발을 깊숙이 담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민주주의의 헌법정신은 군인 1인에게 전군에 대한 군령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이다. 군대 통수권은 대통령이 첫 번째(first in command)이고 국방장관이 두 번째(second in command)가 된다. 그런데 국방장관이 군대를 지휘하여 대통령의 군대 통수권을 보좌하지 못한다면, 합참의장 1인이 군사작전 분야의 최고책임자가 되는 기묘한 시스템으로 변질된다. 최악의 경우 합참의장의 전횡과 월권을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안전장치의 붕괴로 나갈 수도 있다.

국방장관이 대통령과 군대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 합참의장 중심의 군대가 될 수 있으며, 지휘체계의 혼란으로 전력이 약화될 수 있고, 군대에 대한 문민통제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시스템 상 통제구조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군대가 국방장관에게 보내는 신뢰와 존경이 더욱 더 중요하다. 한국군의 규모가 크고, 군대의 문민화 역사가 일천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분단 상대국인 북한, 잠재적 적국인 중국과 러시아, 영토야욕 굽히지 않는 일본에게 포위되어 있기 때문이다.

개인과 가족의 다양한 비리의혹으로, 김병관 후보자는 더 이상 국방장관직을 수행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제 군대 지휘구조와 전력에 누를 끼치지 않는 바른 길을 선택해야 한다. 조국과 군대에 대한 진정한 보답은 바로 이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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