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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참총장 재직중 '정중부의 난' 발언 논란 주인공 '보수 군심 아이콘'에서 '박근혜 오른팔'로

[남재준 국정원장 내정자는 누구?] 참여정부 '군 문민화' 비판 뒤 박 캠프 참여

등록|2013.03.02 18:08 수정|2013.03.03 16:11

▲ 지난 2005년 2월 26일 경기도 광주 특전사교육단에서 열린 이라크 자이툰 부대 귀국 환영식에 참석한 남재준 당시 육군참모총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참여정부와 대립한 보수 군심의 아이콘"

<신동아>는 지난 2007년 1월 인터뷰 당시 남재준(69) 국정원장 내정자를 이렇게 정의했다. 그가 국가정보원 수장으로 화려한 복귀를 앞두고 있다. 2005년 4월 육군참모총장(대장)으로 예편한 지 8년 만이다.

육사 25기 출신인 남 내정자는 참여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4월 7일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됐다. 재임 시기 군 검찰 독립을 앞세운 군 사법제도 개혁에 반발해 국방부는 물론 정치권과 대립하기도 했다. 임기를 5개월 앞둔 시점에 장성 진급 비리 사건에 대한 군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사의를 밝혔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반려해 2년 임기를 무사히 마쳤다. 당시 남 내정자 후임이 육사 두 기수 아래인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남 내정자는 지난해 18대 대선에서도 박근혜 캠프 안보국방 특보를 맡았다. 박근혜 당선 이후 유력한 국방부장관 후보로 물망에 올랐고, 김병관 장관 내정 이후엔 국정원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오전 국정원장 인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남 내정자는 청렴하고 강직한 성품, 확고한 안보 의식으로 지금의 안보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국정원이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12년 만에 군 출신 국정원장... 청와대 안보라인 모두 장악

▲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0월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남재준 국방안보특보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권우성


군 출신 국정원장 내정은 DJ 정부 후반 임동원 국정원장 이후 12년 만이다. 김종필 초대 중앙정보부장 이래 참여정부 이전까지 약 40여년간은 국가정보기관의 수장을 주로 군 출신이 맡아왔다. 역대 국정원장(중정부장, 안기부장 포함) 30명 가운데 군 출신은 20명에 이른다. 하지만 노태우 정부 이후 군 출신과 법조계 출신이 번갈아 기용되기 시작했고, 참여정부 이후 '문민 국정원장' 기용 전통은 이명박 정부까지 이어졌다.

군 출신 국정원장 내정에 청와대는 "북한 핵실험과 도발 가능성 등 어느 때보다 국가 안위가 중요한 상황"임을 애써 강조했다. 하지만 다시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더구나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 등 청와대 안보 라인이 모두 육군참모총장 출신인 점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특히 남 내정자는 김장수 실장 내정자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소개한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남 내정자는 95년 6사단장을 시작으로 97년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 98년 수도방위사령관, 2000년 합참 작전본부장, 2002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 군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보수적이긴 하지만 청렴한 성품 때문에 군 내부에서도 신망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철저한 군인정신을 강조해온 남 내정자가 국방부 장관이면 몰라도 국정원을 이끌 적임자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2004년 육참총장 재직중 '정중부의 난' 발언 파문 주인공... '군 문민화' 반대

참여정부 시절에는 '군 문민화'에 반대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육군참모총장 재직 중이던 2004년에는 고려 무신 정권 계기가 된 '정중부의 난' 발언 논란으로 파문이 일기도 했다.

당시 군 간부회의에서 군 검찰을 국방부 산하로 옮기는 군 사법개혁 방안에 대해 비판하면서 "정중부의 난이 무인들을 무시하고 문인을 우대한 결과"라고 언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당사자는 물론 국방부까지 나서 발언 사실을 부인했지만, '군 문민화'에 대한 군 고위층의 반발 기류로 해석됐다.

남 내정자는 전역 후인 2007년 인터뷰에서도 "군이 별도의 사법권을 가진 것은 지휘권을 확고하게 보장하기 위해서"라면서 "사법권이 지휘 체계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기능을 행사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지휘권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군 사법개혁에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 지난 2004년 10월 15일 군사법원에 대한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남재준 당시 육군참모총장이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이 질의한 '정중부의 난' 발언의 진위여부에 대해 전면부인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전역 이후에도 참여정부와의 갈등은 계속됐다. 남 내정자는 지난 2006년 12월엔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 소속으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역대 국방장관 직무 유기" 발언과 군 복무기간 단축,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등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남 내정자는 육사 동기인 김종환 전 합참의장과 함께 참여정부 출신 인사로 명단에 이름을 올려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 당시 남 내정자는 "군인은 조국을 위해 충성하고 신명을 바치는 것이지 특정 정당이나 정부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평소 소신임을 내세웠지만, 이후 박근혜 캠프 참여를 통해 드러난 정치적 행보와는 다소 모순적이다. 당시 인터뷰에서 '군사정변'인 5·16과 12·12를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 "그건 역사가가 할 일이지 내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아직 내정자 신분이다. 앞으로 국정원장 인사청문회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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