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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지역 학생들이 한자리에서 만나다

고베 가나디안 아카데미에서 열린 에이펙 밴드 2013

등록|2013.03.03 10:25 수정|2013.03.03 10:25

▲   고베 가나디안 아카데미에서 열린 에이펙 밴드 2013을 알리는 포스터입니다. ⓒ 박현국


2일 아시아 중국 베이징, 상하이, 광조우, 필리핀 마닐라, 일본 가나디안 아카데미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에이펙 밴드 2013 행사를 가졌습니다. 학생들은 지난달 27일 여러 곳에서 일본 고베 가나디안 아카데미에 모였습니다.

이번에 모인 학생들은 아시아 지역 인터내셔널 스쿨에서 공부하는 고등학생으로 수업에서 밴드를 하는 이들입니다.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스쿨 광조우, 브렌트 인터내셔널 스쿨 마닐라, 곤코르디아 인터내셔널 스쿨 상하이, 베이징 인터내셔널 스쿨, 상하이 아메리칸 스쿨 푸시 등에서 일본 고베에 왔습니다.

학생들은 각자 자신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이번 콘서트에서 무대에 올린 곡목을 충분히 연습하고 호흡을 맞추어왔습니다. 이번 고베 가나디안 아카데미에서는 여러 곳에 있는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같이 연습하고 합동 연주회를 가졌습니다.

각 학교마다 학생들 16명이 참가하여 모두 100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28일부터 하루 종일 합동 연습, 플롯, 오보에․바순, 클라리넷, 색소폰, 트럼펫, 호른, 트럼본, 튜바․클라리넷, 타악기 등으로 나누어서 악기별 부분 연습, 밴드를 비롯한 무대예술에 대한 워크숍 등을 가졌습니다.

드디어 2일 오후 여섯시 고베 가나디안 아카데미 학생들과 학부형들을 모시고 에이펙 밴드 2013이 가나디안 아카데미 대극장에서 열렸습니다. 중국, 필리핀 일본에 온 학생들이 무대를 꽉 채운 상태에서 막이 올랐습니다.

첫 공연은 일본 다이코(太鼓), 즉 북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큰북을 마주하고 서서 양손에 북채를 쥐고 둥근 북의 가죽부근이나 테두리부근 등을 빠르고 느린 리듬, 세고 약한 두드림으로 청중을 압도했습니다.

두 번째 공연은 야기부시(八木節)라는 일본 민요를 연주했습니다. 야기부시는 일본 동북지방에서 전해지는 민요로 1900년대 초반 레코드회사가 이 민요를 녹음하여 음반을 팔기 시작하면서 일본 전통 민요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특히 일본 축제나 봉오도리 춤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곡입니다.

▲   고질라 잇 라스베가스(Godzilla Eats Las Vegas, Eric Whitacre 작곡)를 연주하기에 앞서서 지휘자 선생님께서 음악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 박현국


세 번째는 그린부쉬(Green Bushes, Percy Grainger 편곡)를 연주했습니다. 이 곡은 20세기 초 정착된 영국 민요로 널리 알려진 곡입니다. 이어서 네 번째는 사티릭 댄스(Satiric Dances, Norman Dello Joio 작곡)를 연주했습니다.

다음으로 일본민요 사쿠라사쿠라를 연주했습니다. 이 곡 역시 일본 민요로 오래전부터 아쟁 기악곡으로 불려오던 노래로 일본을 대표하는 곡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리랑을 좋아하는 것처럼 일본사람들은 사쿠라사쿠라를 좋아합니다.

마지막으로 고질라 잇 라스베가스(Godzilla Eats Las Vegas, Eric Whitacre 작곡)를 연주했습니다. 이 곡은 미국 현대 음악으로 잘 알려진 곡입니다. 고전 음악이 가진 반복적이고 정형적인 형태를 벗어나 새롭고 창조적인 것을 추구하는 현대음악의 특징을 살린 곡입니다. 이번 연주에서는 스크린을 이용하여 파워포인트로 음악 내용을 익살스럽게 표현하여 재미를 더했습니다.

이번 에이펙 밴드 2013에서는 로버트 헬시쓰(Robert Halseth) 교수님께서 지휘를 맡아주셨습니다. 지휘자 선생님은 미국 CSUS(California State University, Sacramento) 음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분입니다. 이번 지휘를 위해서 직접 일본을 방문하셔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음악은 세계 언어입니다. 말을 통해서 뜻을 전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음율, 리듬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시킵니다. 특히 밴드나 오케스트라는 여러 사람이 악기를 통해서 음률이 주는 감동과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음악의 아름다음과 감동은 단순히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악기 연주자들이 지휘자의 지도와 가르침과 해석에 따라서 개성적이고 조화로운 연주를 통해서 만들어집니다. 이번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은 나라와 출신은 다르지만 음악을 통해서 한 가지 목표 즉, 음악이 주는 아름다움을 제 자신이 먼저 느끼고, 청중들 앞에서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은 평소 자신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 음악 수업에서 자신들이 다루는 악기로 작품을 연습하고, 익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여러 곳에서 온 여러 학생들과 같이 합동으로 연습하고, 워크숍을 통해서 무대예술이 주는 감동과 인류 역사와 더불어 사람과 같이 해 온 음악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배우고 몸으로 표현하고, 청중들과 기쁨과 감동을 같이했습니다.

단순한 연주 여행에 그치지 않고, 음악을 통해서 여러 곳에서 온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들과 같이 악기를 연습하고, 같이 점심을 먹고, 같이 사진을 찍고, 멜 주소를 교환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그들이 살아갈 세상은 음악을 통해서 더 아름다워지고, 더 바람직한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   연주회를 마치고 이번 저희 집에서 머문 학생들이 우리 가족과 같이 기록을 남겼습니다. 오보에를 들고 있는 켄디스(Candice J), 호른을 들고 있는 제시카(Jessica Z), 색소폰을 들고 있는 휘비(Phoebe G)입니다. ⓒ 박현국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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