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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현대차 노동자 진술 청취...불법파견 문제 해결되나

철탑농성 139일째 최병승씨 "한화, 이마트는 정규직 전환 하는데..."

등록|2013.03.04 17:14 수정|2013.03.05 16:12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승용차 생산라인에서 한 노동자가 부품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 권우성


현대차 불법파견을 재수사 하고 있는 검찰이 4일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 10명을 투입해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일하는 정규직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술을 들었다.

이번 진술은 5일 동안 이어지는데, 4일에는 현대차 울산공장 1공장 현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했고 5일에는 2~3공장, 6일에는 4~5공장, 7일에는 엔진변속기 공장에 이어 8일에는 자동차시트 공장과 자동차를 선박에 옮기는 수출선적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번 진술은 현장 노동자 중 무작위로 그 대상을 선별하기 때문에 진술자가 누가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때문에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현대차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누구라도 있는 그대로만 진술하면 불법파견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만일 현장 노동자들의 진술여부에 따라 현대차 불법파견 여부가 판가름 나면 그 이후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 급물살 타나?

검찰이 이번 진술에서 들으려는 핵심은 무엇일까. 그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과연 원청인 현대차 관리자의 업무지휘 감독을 받는냐 하는 것과 현장에서 정규직노동자가 결원될 때 비정규직노동자가 대체 근무를 하느냐 하는 것 등이다.

한편 검찰의 이번 수사는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대법원이 GM대우의 불법파견을 인정해 원청 대표와 하청업체 대표들에게 형사적 판결을 내린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8일 대법원 제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불법파견을 인정해 전 GM대우 사장에 벌금 700만 원을, 사내하청 대표들에게는 벌금 400~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도 확정했다. 자동차 생산공정 업무 특성상 각 공정은 독립적일 수 없고, 원청이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인 지휘 명령을 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또 대법원은 "완성차 생산라인은 사실상 사내하도급이 불가능하며, 비정규직이 투입되어도 혼재되어 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불법파견"이라는 법조계와 노동계의 의견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대법원 판결은 현대차에서도 있었다. 대법원은 지난 2012년 2월 현대차에 대해서도 같은 내용을 들어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하지만 당시 판결은 최병승씨가 낸 행정소송에 관한 것이라 GM 대우처럼 원청 업체 대표의 형사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금속노조와 현대차비정규직노조, 전국 법학교수 35명이 제기한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불법파견 혐의 고소에 관한 형사소송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이 현장 노동자의 진술을 듣고 그 여부에 따라 정몽구 회장을 기소한 후 GM 대우처럼 형사적 처벌이 내려지면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대법 판결 당사자이자 139일째 송전철탑에서 농성중인 현대차 비정규직 최병승씨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화와 대구은행은 행정·사법기관 판단 없이도 비정규직을 정규직전환 했고, 이마트는 노동부 판정만으로도 정규직 전환하는 등 전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며 "그러나 현대차는 대법원 판결이 나도 전환이 아닌 일부 채용만 말하는데, 불법파견 책임자 정몽구 회장을 구속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장기간 고공의 좁은 장소에서 추위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로 지내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비정규노조 "증거 은폐 시도하지만 증거는 널려 있어"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4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현장노동자들의 진술에 기대를 걸면서도 그동안 진행된 회사측의 신규채용과 촉탁계약직 투입, 비정규직이 일하는 공정 폐지와 전환배치 등으로 사실이 호도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부터 현대차 회사측은 수백 명 이상의 촉탁계약직을 고용해 비정규직이 일하는 공정에 배치하면서 비정규직노조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회사측이 원하청 혼재공정을 없애면서 불법파견을 은폐하려 하지만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차가 아무리 불법파견을 은폐하려 해도 여전히 현장에는 불법파견 증거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현대차에서 일하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이번에 있는 그대로 진술하면 불법파견은 곧 판정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이어 "검찰은 이번에야 말로 불법파견 범죄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생각으로 철저하고 공정하게 조사해야 한다"며 "내친 김에 불법파견 사업장을 압수수색하고 신규채용과 공정재배치 등 불법파견 은폐와 증거인멸을 적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불법파견을 하고 이를 은폐하고 있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을 구속해야 한다"며 "그의 구속은 우리나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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