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상장회사 배당금으로 1200억 원 넘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과 함께 10대 재벌 총수들의 주식 배당금 규모도 2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수치는 <재벌닷컴>이 4일 자산순위 10대 그룹 총수들의 상장사 주식 보유로 인한 올해 배당금(중간배당 포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이건희 회장의 경우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에서 주식 배당금으로 411억 원을 받을 예정이다. 작년에 이들 회사로부터 받은 286억 원보다 43.7%나 증가한 금액이다. 이유는 삼성전자가 올해 실적이 크게 좋아져 중간배당을 포함해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크게 올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작년 배당금은 주당 5500원이었고, 올해는 8000원으로 45.4%나 올랐다.

또 이 회장의 배당금 액수는 삼성생명까지 합할 경우 더욱 커진다. 3월 결산법인인 삼성생명의 경우 아직 배당금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과 마찬가지로 주당 2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큰 것을 알려졌다. 주당 2000원이 지급될 경우 이 회장은 830억 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실적 호조 주식 배당금 크게 올라... 조양호는 가장 적어


이에 따라 이 회장은 삼성전자와 물산, 생명 등 3개 회사로부터 주식 배당금으로만 모두 1241억 원을 얻게 된다. 작년에는 이들 회사로부터 모두 1116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받았다.

재계 2위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자동차로부터 배당금으로만 483억 원을 받게 된다. 현대차는 작년 주당 배당금 1750원에서 올해 1900원으로 올렸다. 지난해 정 회장은 현대차로부터 배당금을 456억 원 받았다.

이밖에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수감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올해 계열사로부터 배당금 238억 원으로 받게 된다. 최 회장은 작년에 191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지만 올해 배당금 액수가 크게 늘었다. 이유는 최 회장의 지분이 많은 SK C&C가 주당 배당금을 작년 1000원에서 올해 1250원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이들 이외 구본무 LG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 등은 작년과 같은 수준의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작년에 192억 원, 김 회장은 76억 원, 신 회장은 69억 원, 박 회장이 27억 원 등을 받았다.

조양호 한진 회장의 배당금은 3억3000만 원으로 10대 재벌 총수 가운데 가장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대주주로 있는 대한항공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의했기 때문이다. 대신 (주)한진 등에서 3억3000만 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정몽준, 허창수 회장 등은 조선·부동산 경기침체로 배당금 규모도 큰폭 감소

한편 정몽준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은 작년보다 배당액이 큰폭으로 줄었다. 이유는 조선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해당 계열사들의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주주들에게 돌아갈 배당금 규모도 큰 폭으로 줄었다.

정 의원이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은 작년 주당 4000원의 배당금을 올해 2500원으로 크게 낮췄다. 이에 따라 정 의원의 배당금도 작년 309억 원에서 올해 193억 원으로 줄었다. 허창수 회장의 경우 작년 120억 원의 배당금에서 올해는 75억 원으로 급감했다. 건설회사인 GS건설의 배당금이 주당 1000원에서 250원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