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차베스 14년 집권 마감... 베네수엘라 앞날은?

대통령 사후 30일 이내 대선 치러야... 마두로 부통령 후계자 유력

등록|2013.03.07 09:53 수정|2013.03.07 09:53

▲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사망을 보도하는 <허핑턴포스트> ⓒ 허핑턴포스트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14년 장기 집권이 암 투병 끝에 막을 내리면서 베네수엘라 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차베스는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008년 권력을 놓고 물러나면서 중남미 좌파연대의 맏형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차베스가 사망하면서 베네수엘라는 물론이고 중남미 정국은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풍부한 석유 자원을 저렴한 가격에 지원받았던 쿠바,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이 불안해졌으며 베네수엘라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베네수엘라와 가장 가까운 우방국이자 차베스를 '형제'로 부르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차베스는 해방을 위해 싸우는 모든 사람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고, 쿠바는 3일간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차베스 없는 베네수엘라, 차기 정권은 누가?

가장 큰 관심사는 과연 누가 베네수엘라 정권을 잡느냐다. 베네수엘라는 일단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대통령 역할을 대신하며 헌법에 따라 3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집권당인 베네수엘라통합사회당(PSUV)은 차베스가 후계자로 지목한 마두로를 앞세워 정권을 지킨다는 계획이다. 차베스가 14년간 다져놓은 탄탄한 지지 기반이 마두로의 강점이다.

마두로는 차베스가 암 투병으로 치료를 받던 지난해 12월 주지사 선거에서 야권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23개 주 중에서 20곳을 휩쓰는 대승을 거두며 차베스 후계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마두로가 가장 유력한 차기 대통령인 것은 맞지만 정권을 잡더라도 베네수엘라의 상징과도 같은 차베스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대신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회의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반면 야권 통합연대(MUD)는 엔리케 카프릴레스를 내세워 마두로와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대선에서 차베스에 패했던 카프릴레스는 정권 교체를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카프릴레스와 여권이 지난 대선처럼 정권 교체만을 호소하며 부정부패, 실업, 범죄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명확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이번에도 승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베네수엘라, '반미노선'에 변화 줄까? 

미국과의 관계 설정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미노선'이 정책의 주요 테마였던 차베스 대통령은 집권하는 동안 미국과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키며 대립해왔다.

2010년 차베스가 베네수엘라 정부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결정한 주베네수엘라 대사를 거부하자 미국도 주미 베네수엘라 대사의 비자를 취소하고 추방하며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하지만 미국은 자국 원유 사용량의 10%를 베네수엘라로부터 수입하며 경제적으로는 밀접한 관계이기도 하다. 또한 에너지, 마약, 조직범죄 등 베네수엘라와 협의할 내용이 수두룩하다.

차베스와 달리 차기 정권은 미국과 지금보다 훨씬 실용적인 관계를 맺을 가능성도 크다. 오바마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민을 지지하며 베네수엘라 정부와의 건설적인 관계 발전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오바마는 "이제 베네수엘라 역사의 새로운 막이 오른다"며 "미국은 항상 민주주의, 법치, 인권 존중을 촉진하는 정책에 헌신한다"며 베네수엘라 차기 정부에 희망사항을 전하기도 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