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경험은 선물이다"

강연회에서 만난 고도원... "한 분야의 전문가가 이 시대의 백만장자"

등록|2013.03.07 13:53 수정|2013.03.07 13:53

▲ 6일 오후 고도원의 아침편지 저자 고도원씨가 여천NCC 사내 강연회에서 '꿈은 이루어진다'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심명남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꿈을 전하러 온 그는 루쉰의 <고향>이라는 시를 낭독했다. 이내 그의 음성이 강당에 울려 퍼졌다. 노동현장에서 즐겨 들어왔던 생소하지 않은 시. 하지만 그에게 듣는 첫강연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매일 아침 315만 명에게 뿌려지는 고도원의 아침편지. 그가 전해주는 30초 분량의 편지를 읽노라면 짧지만 긴 여운으로 남는다. 한마디로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또 힘이 솟는다. 글에서 느껴지는 행복이란 바로 이런 것일 게다. 현장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나에게 비타민과 같은 청량함을 선사하는 '고도원의 아침편지'의 주인공 그를 직접 만났다.

직장인에게 꿈이란?

6일 오후 '꿈은 이루어진다' 라는 제목으로 여천NCC 2공장 강당에서 열린 2013년 여천NCC 전 직원 교양강좌에 나선 고도원씨. 연단에 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여천NCC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습니다. 작년 돌산의 사랑의 집 짓기 프로그램에 사내봉사단과 함께 한 적이 있습니다. 인생의 만남 중 가장 중요한 만남은 좋은 사람과 만나는 것입니다."

강연의 제목은 바로 '꿈'(dream)이었다. 직장인들에게 꿈이란 무엇일까? 언뜻 떠오르는 단어는 승진. 돈. 자녀교육. 재테크 등이다. 하지만 저마다의 꿈은 천차만별이다.

그는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갈린다"면서 "이에 덧붙여 좋은 책은 자기 마음을 가공 시키는 엔진과 같은 것"이라며 사춘기 때 목사인 아버지에게 매를 맞으면서 읽었던 책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 여천NCC 사내 교양강좌에 나선 직원들이 강연도중 박수를 치며 강연회를 즐기고 있다. ⓒ 심명남


"좋은 사람이란 '좋은 꿈'을 가진 사람 그리고 '좋은 책'과 만나는 사람입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인생의 책은 바로 '역사의 연구'(A study of history)라는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15번 이상 읽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책을 주면서 읽고 밑줄을 그어 놓으라고 했죠. 하지만 난 책을 읽지 않아 아버지께 회초리로 몹시 맞았죠. 이후 안 맞으려고 엉터리고 읽었던 책이 훗날 나를 있게 한 가훈이 되었습니다. 바로 독서카드 작성이었죠."

그러면서 청중들에게 제가 네이버에 추천한 100권의 책을 꼭 읽을 것을 당부했다. 대통령 연설문을 쓰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학벌도 언론고시도 패스하지 못한 잡지사의 기자에 불과했다. 하지만 단 한 권의 책으로 많은 기자들중 유일하게 김대중 대통령과 몇 시간 동안 토론하고 대화를 하며 다른 기자들의 부러움을 샀다. 이후 5년간 대통령 연설문 특보를 담당했다.

그는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경험은 다 선물이다"면서 그가 살아왔던 인생역경 한 토막을 들려줬다.

문방구 사기 당한 고도원...자살까지 생각

신혼여행 갈 돈이 없어 산동네에서 숨어 지냈던 그는 먹고 살기 위해 처음 포장마차를 시작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접어야 했다. 그 바닥의 질서(조폭)가 엄격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땅 짚고 헤엄치기로만 알았던 문방구를 하려고 전 재산을 털어 계약했다. 지금의 대원고 앞 문구점이었다. 그런데 그만 복덕방 주인에게 사기를 당하고 만다.

"그때는 세상이 노래졌습니다. 갑자기 혀가 갈라지고 물이 삼켜지지 않아 자살하려고 여러 번 한강을 찾았죠."

그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이후 '뿌리깊은 나무' 잡지의 기자가 되었다. 비록 졸업장도 없고 언론고시도 안 봤던 작은 잡지사의 기자였지만 날아갈 듯 행복했단다. 이후 가장 부지런한 기자가 되어 글을 썼다. 그러나 또다시 고난과 함께 기회가 찾아왔다. 전두환 정권시절 잡지사가 문을 닫게 된다.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은 그는 뿌리깊은 나무 애독자였던 최우석 기자의 추천으로 <중앙일보> 사회부 기자가 되었다. 발로뛰며 가장 부지런했던 그는 특종을 쏟아냈다. 끝내 청와대 출입기자로 등극해 김대중 정권시절 5년간 대통령의 연설문을 쓰는 특보가 된다. "산동네에서 웨딩드레스를 배달하다 엉덩방아를 찍어 두 번의 유산을 겪어야 했던 아내가 없었다면 나의 꿈은 꿈으로 끝났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얘기에 청중들은 숙연해졌다.

▲ 강연회후 고도원씨와 여천NCC 4기 인턴사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심명남


그는 이어 "이 시대의 백만장자는 누구냐?"라고 물으며 "그것은 바로 여러분이다. 1인당 수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한 분야의 전문가가 이 시대의 백만장자"라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의 메시지는 간결했다.

"저와의 만남을 통해 제가 여러분에게 북극성의 점을 찍어 여러분의 가슴에 북극성이 떠 있으면 좋겠습니다. 꿈은 목표와 방향입니다. 그렇기에 액션을 요구하죠. 꿈을 위해 움직이면 여러분 앞에 기적의 경험이 수없이 다가올 수 있습니다. 여러분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많이 사랑해 주세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