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친환경 '셰일가스', 에너지 문제의 새 돌파구 될까?

중·미·남미 등에 매장량 풍부... 한국 2017년 수입예정

등록|2013.03.07 15:09 수정|2013.03.07 15:09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등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경제성장과 환경보전이 보완 관계 속에 발전해야 한다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말이 이제 어색하지 않다.

박근혜 정부도 국내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해 '셰일가스(Shale gas·퇴적암층 천연가스)'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장 2017년부터 우리나라에 셰일가스를 수입할 예정이다. 지식경제부는 2020년까지 국내 천연가스(LNG) 도입량의 20%를 셰일가스로 확보하고, 자주개발 물량 중 셰일가스 비중을 20%로 확대할 방침이다.

셰일가스는 엄청난 매장량 뿐만 아니라 높은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에너지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는 꼭 필요한 에너지 자원이다. 현재 한국석유공사·가스공사 등 국내 업체 5곳이 북미지역에서 셰일가스 광구개발에 참여 중이다. 에너지 문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셰일가스는 어떤 특징을 지녔을까.

셰일가스 어디서 채굴하나?

셰일가스는 탄산수소가 풍부한 셰일층(근원암)에서 개발·생산하는 천연가스를 말한다. '셰일'이란 우리말로 혈암(頁巖)이라고 하며, 입자크기가 작은 진흙이 뭉쳐서 형성된 퇴적암의 일종이다.

▲ 퇴적암층에 존재하고 있는 셰일가스 ⓒ 코트라


셰일가스란 혈암에서 추출되는 가스를 말하는 것이다. 난방·발전용으로 쓰이는 메탄 70~90%, 석유화학 원료인 에탄 5%, LPG제조에 쓰이는 콘덴세이트 5~25% 등으로 구성돼 있다. 셰일가스는 유전이나 가스전에서 채굴하는 기존 가스와 화학적 성분이 동일해 난방용 연료나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석유·석탄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친환경적인 자원이다.

오랜 세월 모래와 진흙이 쌓이면서 단단하게 굳은 탄화수소가 퇴적암 속에 매장된다. 이렇게 매장된 가스를 셰일(퇴적) 가스(Shale gas)라고 부른다.

보통 천연가스는 생성된 뒤 지표면으로 이동해 한군데에 고여 있지만 셰일가스는 가스가 투과하지 못하는 암석층에 막혀 이동하지 못한 채 이판암층(셰일층)에 갇혀 있다. 따라서 일반적 의미의 천연가스보다 깊은 곳에 그리고 넓은 지역에 걸쳐 연속적인 형태로 분포되어 있다. 기존 천연가스 추출 방식으로는 기술의 한계가 있어 개발에 제약이 많았던 것. 따라서 셰일가스는 1800년대에 이미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채굴이 이뤄지지 못했다. 1998년 그리스계 미국인 채굴업자 조지 미첼이 '수압파쇄 공법'을 통해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셰일가스 상용화의 길도 트였다.

▲ 셰일가스 채굴 작업 ⓒ 코트라


수압파쇄 공법은 셰일가스를 채굴하는 방법의 하나로, 모래와 화학 첨가물을 섞은 물을 시추관을 통해 지하 2km~4km 밑의 바위에 500~1000기압으로 분사해 바위 속에 갇혀있던 천연가스가 바위 틈새로 모이면 장비를 이용해 이를 뽑아내는 방식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최근에는 수압파쇄 공법과 함께 '수평시추법' 등 새로운 시추기술이 개발돼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 중국까지 셰일가스 생산 및 기술 개발에 나서는 형국이다.

친환경에너지의 새로운 대안 '셰일가스'

셰일가스는 미국·중국·중동·러시아 등 세계 31개국에 약 187조 4000억㎥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가 앞으로 6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셰일가스는 상용화 성공 이후 2000년대 들어 생산량이 증가했다.

2010년 북미 지역의 셰일가스 생산량은 2000년에 비해 15.3배로 확대됐다. 미국도 셰일가스 개발에 적극적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이 100년 쓸 에너지가 새로 나왔다"고 말했을 정도로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2009년 이후 러시아를 제치고 천연가스 1위 생산국에 등극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통계(지난해 5월 기준)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난 5년간 4억 5000만t 가량 줄었다. 이는 발전 연료가 석탄에서 가스로 상당부분 바뀐 것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석탄발전은 19% 줄어든 반면 가스발전은 38%늘었는데, 전기를 얻기 위해 가스를 태울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석탄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이 셰일가스를 개발하면서 천연가스 1위 생산국이 된 만큼 온실가스 줄이기에도 큰 이바지를 한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박근혜 정부가 원전 확대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던 만큼 상대적으로 천연가스나 신재생에너지 등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정부는 이미 미국과 셰일가스 투자협력을 강화하기로 해 2017년부터 북미산 셰일가스를 수입하기로 했다. 앞으로도 기존 천연가스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은 셰일가스 도입이 확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셰일가스 분포지역

미국 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전 세계 셰일가스 매장량은 중국이 36조㎥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매장량을 보유했다. 하지만 대부분 사막지대에 분포돼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한 수압파쇄 법을 사용할 경우 물 조달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24조㎥, 중남미 지역의 아르헨티나와 멕시코가 각각 22조㎥와 19조㎥의 매장량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매장량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미국 셰일가스 분포지역 ⓒ 미국셰일가스에너지협회


미국의 셰일가스는 서부 산악지대와 남부 텍사스 주의 휴스턴 일대, 그리고 북동부 등에 분포해 있다.

북 텍사스에 있는 바넷 셰일(Barnett Shale)지역은 가장 활발한 셰일 개발지역 중 하나이다. 6458m²에 해당되는 면적에 43조ft³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텍사스 주 가정에 200년 동안 전기를 공급하고도 남을 만한 충분한 양이다.

동부 텍사스 주와 서남부 아칸소 주, 그리고 서부 루이지애나 주 등지에 9000평방마일에 걸쳐 셰일가스가 매장됐으며, 이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천연가스 매장 지대다.

셰일가스의 경제적 효과

미국의 투자전문 조사기관인 시킹알파(Seeking Alpha)는 최근 셰일가스 붐으로 천연가스 단가가 저렴해졌으며, 이는 미 제조업의 생산단가 하락을 통한 기업의 소득 증대로 연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셰일가스 에너지협회(Energy From Shale) 자료에 따르면 셰일가스 생산으로 2010년 기준 약 60만 개의 직·간접 일자리 창출효과가 발생했으며, 2035년에는 약 170만 개의 직·간접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 가정 당 에너지에 사용하는 비용이 감소해 2010년 기준 가정 당 연간 926달러에 해당되는 가처분소득 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조건 낙관은 '금물'

하지만 셰일가스에 대해 무조건 낙관하는 건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코넬대 호워드 교수는 "종래의 천연가스는 누출량이 0.01%였는데 비해 셰일가스는 1.9%가 누출된다. 또 운송·저장·정제 과정의 누출량까지 합치면 3.6~7.9%나 된다"고 말했다.

셰일가스를 채취할 때 우라늄 등 화학물질이 지하수에 스며들 수 있고, 시추과정에서 일반 천연가스보다 오염물질인 메탄·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한다. 이산화탄소 못지 않게 지구온난화 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호워드 교수는 지적했다.

결국 셰일가스도 잘 쓰면 친환경 에너지이지만, 잘못 다루면 오히려 지구온난화를 부추길 수 있게 된다. 부작용을 최소하면서 에너지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혜가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박선주(parkseon@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