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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쌍용차 분향소 지켰다...구청 철거 무산될 듯

[현장] 중구청 "철거 강행 어려워"...덕수궁 보수 공사 위해 분향소 5m 이동

등록|2013.03.08 08:18 수정|2013.03.08 19:21

▲ 서울 중구청 철거반이 8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 쌍용차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강제철거하기 위해 스크럼을짜고 저항하는 노동자와 시민들을 끌어내고 있다. ⓒ 권우성


▲ 8일 오전 서울 중구청이 덕수궁 대한문앞 쌍용자동차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강제철거할 예정인 가운데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분향소를 에워싸고 있다. ⓒ 권우성


[2신 : 8일 오후 7시 22분]

대한문 분향소에 평화가 찾아왔다. 서울 중구청이 8일 오전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 철거를 시도했지만 노조, 시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결국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구청 관계자는 "집행 시한은 자정까지"라면서도 "오전 대집행 과정에서 시민들과 직원들이 충돌하는 상황에서는 철거를 강행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중구청은 이날 오전 7시 50분부터 직원 150여 명을 동원해 행정대집행을 시도했으나 쌍용차 범국민대책위(범대위)와 시민들의 강한 저항으로 실패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대한문 분향소를 지킨 100여 명의 시민들은 오후 6시께에 자진 해산했다.

중구청이 이날 행정대집행 명분으로 내세웠던 문화재청의 덕수궁 보수 공사와 관련해 쌍용차 범대위가 협조하면서 철거 사태가 원만히 풀릴 수 있었다. 범대위는 문화재청 보수 공사를 위해 이날 오후 4시, 분향소를 대한문 쪽으로 5m가량 옮겼다. 문화재청은 다음주부터 지난 3일 방화로 인해 불탄 덕수궁 돌담 석가래 15개를 보수할 예정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범대위측이 문화재청의 복구공사에 협조하느라 천막 위치를 조금 옮겨도 대한문 앞은 여전히 중구청 관할"이라며 "천막도 엄연한 불법 시설물"이라고 밝혔다.

[1신 대체 : 8일 오전 10시 26분]
쌍용차 분향소 일단 지켰다... 오늘 중 재개 예정

서울 중구청이 한발 물러섰다. 구청은 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분향소 행정대집행에 나섰지만 해고노동자들과 시민들이 이를 막아서면서 철거 시도를 중단했다. 구청은 일시 철수했지만 이날 중으로 철거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청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석가래 보수 공사를 위해 폭 5미터, 길이 160미터의 가림막을 설치해야한다며 도로점용허가 신청을 냈다"며 "오늘부터 공사가 시작돼 중요 문화재가 하루 빨리 보수될 수 있도록 협조 바란다"며 철거 강행 이유를 밝혔다.

지난 3일 일어난 방화로 농성촌 천막이 불타면서 덕수궁 담장 석가래 15개가 그을렸다. 지난해 12월에도 행정대집행을 통보했다가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아래 범대위) 측과 원만히 협의해왔던 중구청은 이번 화재로 문화재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더는 철거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범대위 측은 자진철거를 요구한 농성장은 이미 불에 타 사라졌기에 철거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범대위측은 화재 당일 분향소 천막을 다시 세웠다. 이창근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 기획실장은 "새 분향소 천막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를 거쳐 다시 계고장을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구청은 지난달 28일 쌍용차범국민대책위 측에 "농성장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3월 8일 농성장을 철거하겠다'는 내용의 행정대집행 영장을 보낸 바 있다.

"강제철거 안돼!" 분향소 지키는 김정우 지부장8일 오전 서울 중구청 철거반이 덕수궁 대한문앞 쌍용자동차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강제철거할 예정인 가운데 김정우 쌍용차노조 지부장이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 권우성


'상갓집에서 뭐하는 거야' 외치며 거세게 저항

구청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 하늘색 조끼를 입은 직원 150여 명을 서울 광장에 결집시키고 오전 7시 48분께 철거에 나섰다. 역시 오전 6시부터 분향소에 모이기 시작한 쌍용차 노동자 40여 명과 시민 100여 명이 서로 팔을 걸고 이들을 막아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은수미,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분향소 천막 안을 지켰다.

'여기 사람이 있다', '상갓집에서 뭐하는 거야'라고 외치는 시민들의 거센 저항에 중구청의 안간힘은 역부족이었다. 네 차례의 철거 시도 끝에 중구청 직원들은 철수했지만 이 과정에서 전태일 열사 동생인 전태삼씨와 전국빈민연합 활동가 등 3명, 구청 직원 3명도 다쳐 병원으로 실려 갔다. 경찰 병력 3개 중대 200여 명과 소방차 3대, 구급차 3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범대위는 지난해 3월, 22번째 희생자가 발생하자 '더 이상의 죽음을 막자'며 덕수궁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세웠다.

쌍용차 분향소 에워싼 중구청 철거반8일 오전 서울 중구청 직원과 용역들이 덕수궁 대한문앞 쌍용자동차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강제철거하기 위해 에워싸고 있다. ⓒ 권우성


▲ ⓒ 권우성


"강제철거 안돼!" 분향소 지키는 시민들8일 오전 서울 중구청 철거반이 덕수궁 대한문앞 쌍용자동차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강제철거할 예정인 가운데 노동자, 시민들이 분향소를 에워싸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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