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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노력 잘 해서 윤리특위 열릴 일 없어야"

[인터뷰] 이승경 안양시의회 윤리특위 위원장

등록|2013.03.08 15:02 수정|2013.03.08 21:19

▲ 이승경 안양 시의원 ⓒ 이민선

"윤리특위가 있다는 것만으로 상징적 의미가 있어요. 윤리특위 결성을 계기로 안양시의회가 성숙되길 바랍니다."

경기도 안양시 윤리특별위원장에 선출된 이승경(새·사선거구) 의원 바람이다. 경기도 안양시의회가 지난 6일, 개원사상 처음으로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 이승경(새·사선거구) 의원을 l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지난달 5일 열린 시의회 제195회 임시회에서 윤리특위 구성 결의안이 통과된 지 1개월 만이다.

윤리특위는 앞으로 윤리강령 등을 위반한 의원에 대한 조사와 징계 심의를 담당한다. 위원장이 징계안을 회부하거나 전체 의원의 5분의 1 이상이 징계요구서를 의장에게 제출해 의장이 회부하면 이를 심의한다.

임무가 이렇다보니, 윤리특위 위원장은 동료의원에게 칼끝을 겨누는 일도 마다하지 않아야 하는 막중하고도 힘든 자리라 할 수 있다. 지난 7일 정오께 이승경 의원을 그의 집무실에서 만나 윤리특위위원장에 임하는 각오를 들었다.

"의정활동 하면서 가능하면 동료 의원들과 부딪치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는데...(윤리특위위원장직이)참 무겁게 다가옵니다. 8분 위원들과 함께 공정하게 심의하고 판단해서 그 내용 가지고 결과 보고를 할 생각입니다. 상식적인 선에서 결정 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겠지요. 조사를 할 때, 수사권 같은 게 없고 어느 일방의 이야기나 제출된 서류만 갖고 판단해야 하니, 활동상 한계도 있을 것 같고, 그에 따른 어려움도 예상됩니다."

"윤리특위, 의원들 자정 노력으로 봐 주었으면"

안양시의회 윤리특위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안양시의회 의원들 간 고소 고발 문제 등, 그동안 벌어진 갖가지 사건이 있다. 이런 이유로 안양지역 시민단체도 지난 2월21일, 윤리위원회 활동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사실을 언급하며 이 위원장에게 "그동안 언론 등에 흘러나온 의원 윤리와 관련된 내용 중, 특위에 회부할 만한 사안은 어떤 것이 있느냐" 고 물었지만 이 위원장은 즉답을 피했다. 대신, '자정노력으로 봐 주기를 희망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언론에 거론되고 있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설명 하는 건 적절치 못하다고 봅니다. 또한 '어떤 일이 있어서 특위를 만들었다' 이렇게 연결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윤리특위를 의원 스스로의 자정 노력으로 봐 주면 좋겠습니다.

안양시의회는 이미 오래전(2006년)에 윤리강령을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행동강령을 만들어서 보다 강화된 형태의 자정 노력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세부적인 행동강령, 예를 들면 이런 행동은 하지 않겠다 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넣어서 자정 노력을 할 계획입니다."

다음은 이승경 위원장과 나눈 일문 일답.

▲ 이승경 안양시의원 ⓒ 이민선


- 앞에서도 말했듯이 윤리 특위 위원장은 참 힘든 자리다. 본인이 위원장으로 선출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혹시 가장 도덕성이 투철한 의원이라서?
"하하하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윤리특위 구성을 보면 4(새누리):4(민주):1(진보정의)로 어느 한 쪽에서 해야 하는 입장이었고, 의석 비율로 볼 때 (야당 의원이 많으니)저희 쪽(새누리)이 위원장을 맡아야 했다.

그런데, 저희 쪽  4명 구성원들은 대부분 상임위원회 위원장이나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 분들 제외하고 물망에 오른 사람 중에서 선택 된 것인데, 어쨌든 초선인 나를 선출한 것에 감사한다. 그리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해 준 것 같아 기쁘다.

나름 열정을 가지고 시의회에 들어와 보니 시의원들 위상, 그러니까 시민들이 시의원을 보는 시선이 그리 진지하지 않아 난감했다. 예전에 무보수 봉사직이었을 때와 그리 다르지 않았다. 이런 의식을 불식시켜야 하지 않겠나 생각해 왔는데 그런 차원에서 윤리특위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윤리특위 활동을 통해 시의원들도 좀 더 진지하게 의정 활동에 임할 수 있으면 좋겠고, 시민들도 시의원을 좀 더 진지한 시각으로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중앙정치 생각 없어, 작은 것이 소중해..."

- 윤리특위에 임하는 각오는 이 정도면 충분히 들었다. 이젠 이승경 의원에 대해 듣고 싶다. 명문대학을 나왔고, 유학 생활을 10년이나 했으니 우리 사회 통념으로 볼 때 화려한 프로필이다. 그러다 보니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중앙정치로 발돋움하는 발판으로 지역정치를 선택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한다. 
"하하하 그렇지 않다. 중앙정치는 할 생각이 없다. 난 작은 것이 소중하다고 본다. 난 독일 유학을 하면서 작은 것의 소중함을 깨우쳤다. 그게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내가 유학했던 도시는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였다. 그곳엔 지멘스 연구소가 있다, 그러다 보니 브레인이 많이 살고 있고 생활수준도 중상층 이다.

그 사람들 베를린이나 프랑크프루트 같은 대도시 절대 부러워하지 않는다.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문화시설을 가지고 있고, 교육환경도 아주 뛰어나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현실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이다.

거기에 비해 우린 어떤가? 대도시로 다 몰려와서 메트로폴리탄을 형성하고 있고, 맞은편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살들 얼굴도 모를 정도로 삭막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 와서부터 지역공동체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서로 알고 마음을 나누면서 살면 참 좋다. 그러기 위해서 아파트 동대표 회장도 하고 주민자치 위원도 했다. 반상회도 열심히 나가고. 학교 운영위원장도 했다. 그러던 중, 시의원이란 것도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됐다. 내가 원하는 작은 단위의 삶을 알차게 가꾸는데 시의원이란 직위가 있으면 참 좋겠다 생각해서 지난 지방선거에 도전하게 됐다."

- 지역공동체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말 같다. 의정 활동도 거기에 맞춰졌을 텐데, 소개할 만한 일이 있다면?
"앞에서도 말했듯이 독일생활 10년에서 난 작은 것의 소중함을 절감했다. 그것이 한국사회에 필요하다. 한국에 돌아오면서부터 지역사회 공동체 활성화에 역할 하는 그런 사람 되고자 노력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비산동 수프르지 마을 어르신들(65세~70세)과 함께 공동체 사업을 한 게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가든트리' 라는 번듯한 사업체(가든트리)로 변했다. 처음에는 폐목재를 이용해서 화단 틀을 짜는 사업 등을 했다. 쓰레기 버리는 곳에 화단을 만들어 쓰레기를 투기하지 못하게 하는 그런 일이다. 그 분들과 사업 방향 함께 고민하고, 행정 지원 받을 방법 모색해 주기도 했다."

▲ 이승경 안양시의원 ⓒ 이민선


- 기쁨이 있었다면 어려움도 분명 있었을 터, 언제인가?
"처음에 총무경제 상임위에서 일했다. 그 때 내 상식으로 불요불급한 예산이 올라온 적이 있다. 시청사 앞을 4억 2천 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 한다고 했다. 난 필요 없다고 보았다. 시청 주변 녹지 비율 충분하고 손대지 말고 그냥 두어야 시원한데 굳이 낙락장송 같은 것 심어 막을 필요가 없다고 보았다.

그 예산 막으려고 애썼는데 결과적으로 야당의 수적 열세, 아니 그보다는 의원 간 생각의 차이 때문에 통과 되고 말았다 그 때 참 힘들었다. 그 때 러시아 자매도시 갈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본 회의 기간이라 포기하고 예산 막기 위해 애썼는데, 하도 어이가 없어서 상임위 마지막 날에는 회의에 참석을 하지 않았다. 그 일 외에는 다 좋았다. 내내 즐거웠고."

- 마지막 질문이다. 윤리특위 위원장으로서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특별한 일정이나 계획은 없다. 일이 생겨야 윤리특위가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자정 노력 잘 해서 윤리 특위가 열리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윤리특위가 열린다면 상식에 반하지 않는 선에서 위원들과 협의해서 결론을 이끌어 낼 것이다."
덧붙이는 글 안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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