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이명박 자사고, 교사·학부모 만족도 '꼴등'

[발굴] 교과부 보고서, 66%가 '입시교육 가장 큰 문제' 답변

등록|2013.03.08 18:27 수정|2013.03.08 18:27

▲ 교과부 연구보고서 표지. ⓒ 교과부

'고교 다양화 정책'에 대한 조사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소속 교사와 학부모의 만족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자사고 구성원 열 명 가운데 일곱 명은 '현재 교육과정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학입시 위주 교육'을 꼽았다.

이 같은 사실은 교과부 의뢰를 받은 주동범 교수(부경대) 팀의 '학교제도 개혁정책 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8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교과부에 보고된 이 보고서에는 자사고와 자율형공립고(자공고), 기숙형고, '자공고+기숙고' 등 4개 유형의 '고교 다양화 학교' 소속 교사·학부모 128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설문 조사한 결과가 담겨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이 '고교다양화정책 전반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더니 전체 응답자의 평균 만족도는 2.94(교사 2.85, 학부모 3.07)로 나타나 중간수준(3.00)을 밑돌았다. 특히 자사고 구성원의 만족도는 2.91(교사 2.71, 학부모 3.08)로 집계돼 조사대상이 된 다른 4개 유형의 학교(자공고 2.93, 기숙형고 3.04, 자공고+기숙고 3.13) 대비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번 연구에서 일반고교는 조사 대상에 들어있지 않았다.

자사고는 '학부모들의 학교 만족도 제고'(3.29)와 '교사들의 학교만족도 제고'(2.95)를 묻는 질문에서도 다른 유형의 학교에 견줘 가장 낮았다. 그러나 '학생들의 학교만족도 제고'(3.35)는 '자공고+기숙고'에 이어 두 번째였다.

▲ 교과부 보고서 연구팀이 진행한 설문결과표. ⓒ 교과부


이명박 정부의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 공약에 따라 2008년부터 전국 13개 시도에 50개가 생겨난 자사고는 등록금을 일반고에 견줘 3배가량 더 받아 학교 구성원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교과부 보고서는 이와 상반된 결과를 보여준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더구나 '현재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란 물음에 대해 자사고 구성원들은 '국영수 등 대학입시 중요과목의 시수 확대'(32.9%)와 '대학입시에 맞춰진 교육의 강화'(27.6%)를 앞줄에 놓았다. '학생과 교사의 대학입시 중요성 강조'(5.5%) 응답까지 합하면 전체 응답자의 66.0%가 '대학입시 위주 교육'을 문제로 꼽은 것이다.

이밖에도 자사고 구성원들은 같은 물음에 '학부모들의 업무 가중'(17.4%), '창의적 교과담당 위한 학부모 자원 부족'(8.8%), '창의·인성교육에 대한 회의적 시각(6.4%) 등의 순으로 답했다.

"차기 정부에 좋은 보고서"... 교과부는 '우수' 등급 평가

김진철 전교조 정책연구국장은 "이명박 정부가 다양한 고교를 만들겠다는 명분으로 도입한 자사고가 '입시 몰입교육'을 하다 보니 내부 구성원에게조차 불만 덩어리가 되었다는 점을 교과부 보고서가 보여주고 있다"면서 "정부는 대입 맞춤식 귀족형 고교를 유지하기보다는 모든 학교의 질을 높이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과부는 이 보고서에 대한 평가서를 통해 "본 연구결과가 차기 정부에서도 정책 담당자들을 위한 좋은 정책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우수' 등급으로 평가했다.
덧붙이는 글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