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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드디어 진보의 때가 왔다"

진보정의당 대표, 8일 저녁 창원 "진보정당의 현재와 미래" 강연

등록|2013.03.08 21:45 수정|2013.03.08 21:45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진보정치에 대해 지금이 최악의 상황이라거나 다시 일어설 수 있느냐,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느냐,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한다"면서 "그런데 우리는 드디어 진보의 때가 왔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8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진보정당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우리는 복잡하고, 회고하기조차 괴롭고 파란만장한 과정을 거쳤다"면서 "이 세상은 진보정당만 있는 게 아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변화를 가장 잘 보여준 게 지난 해 대선이었다"고 말했다.

▲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가 8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강연했다. ⓒ 윤성효


"대선 뒤 텔레비전 토론에 나오라고 해서 대충 알고 있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의 대선공약집을 제대로 살펴보고 놀랬다.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은 5년전 정동영 후보의 공약보다 못하지 않았고, 문재인 후보의 공약은 5년전 권영길 후보의 공약과 같았다. 제가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 나갔는데, 그 때 제가 냈던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등 여러 정책은 지금 박원순 시장이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무상보육공약은 제가 내놓았던 공약보다 더 진보적이다."

노 대표는 "갑자기 왜 이렇게 됐나. 경제가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빈부격차가 심하고 힘든 사람들이 많이 나타났다. 과거에 못했던 복지가 나타나고, 복지에 대한 논쟁이 별로 없다. 5년, 10년 전에는 우리 보고 파이를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나눠 먹으려고만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드디어 진보의 때가 왔다. 그런데 우리는 옷도 신발도 없어 밖에 못 나가게 생겼다"면서 "실제 진보는 최악의 상태다. 입당하라고 하면 당 알기를 '당뇨병' '혈당'으로 안다. 우리 스스로 힘들다고 느낄 정도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들은 기성의 낡은 정치에 실망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제대로 받아내지 못했고, 진보진영이 새로운 정치를 받아 안을만한 위치에 있지 못했다"면서 "바로 당사자인 진보진영의 잘못이고, 개혁성과 도덕성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병 보선, "감당하기 어렵고 무거워"

노회찬 대표는 4․24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관련해 언급했다. 진보정의당은 노 대표의 부인을 후보로 공천할 예정이다. 그는 "진보정의당은 억울하게 의석을 상실한 만큼 반드시 후보를 내겠다고 인준 절차를 밟고 있다. 10일경 출마선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말하기 쉽지 않다. 저는 개인적으로 큰 아픔이지만, 싸우다가 발생한 일이고, 감수하겠다고 다짐했던 일"이라며 "제가 '노원병'에서 국회의원을 해왔고 억울하게 박탈 당했기에, 당에서는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내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제 아내가 됐다"고 덧붙였다.

▲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가 8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강연했다. ⓒ 윤성효


이어 그는 "참으로 저희들로서는 곤혹스럽다. 저희들은 특수관계다. 너희 끼리 다 해먹느냐고 할 건데, 아무리 설명을 잘해도 세습이라 할 것인데, 지금까지도 어려운데, 특히 미국에 있는 어떤 사람(안철수)이 출마한다고 하는데, 들을 것은 욕 밖에 없는데, 그래서 개인적으로 감당하기 어렵고 무거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괴물이다, 민주사회 될 수 없어"

노회찬 대표는 '삼성 엑스파일의 떡값 검사'를 폭로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인정되어 의원직을 상실했던 것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2005년 엑스파일 사건이 터녔지만, 지금도 같은 상황이라면 같이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기부 도청 내용은 1997년이었고, 8년 뒤 그 내용이 공개됐다. 도둑놈이 담을 넘어가는 광경을 보고 소리 질렀는데 도둑은 잡지 않고 소리 지른 사람만 잡은 꼴이다. 2005년 사건 수사 책임자가 황교안 법무부장관 후보자다. 당시 검찰은 '독수독과이론'과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떡값을 받은 검사는 수사하지 않았다. 삼성은 떡값을 주지 않았다고 했는데 왜 대국민 사과를 하고 8000억원을 사회환원했으며, 지목되었던 검사들은 왜 사퇴했고, 중앙일보는 왜 1면에 사과문을 냈느냐. 그런데 그들은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

검찰을 맹비난했다. 그는 "검찰은 자기 식구 감싸기를 한다. 검찰의 칼이 공정하지 않고 편파적이다"며 "중국집 배달원이 먹을 게 없어 매일 조금씩 돈을 훔쳐 80여만원을 빼돌렸다는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살았다. 그런데 회삿돈을 빼돌린 사람들은 불구속 재판에 집행유예였다. 이런 식이면 적게 훔치지 말고 훔치려면 100억원 이상 많이 훔쳐라고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 ⓒ 윤성효


사법부 비판도 가했다. 그는 "선출되는 권력은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견제할 수 있지만, 판사는 선출되지 않는 권력이다. 선출되지 않는 권력은 훨씬 더 정당성과 공정성 투명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런데 도가니사건, 엑스파일사건 등에서 보면 사법권의 횡포와 편중된 판단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총체적인 문제를 보여 주었다. 올바른 문제제기였지만 졌다. 전투에서 졌지만, 전쟁에서는 지지 않았다. 전쟁은 계속되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아프고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이런 문제제기를 통해 사회적으로 견제가 들어가는 것이다."

노 대표는 "삼성과 같은 기업이 정치인과 검사 등에게 떡값을 주는 행위를 막아야 하는데 어떻게 막을 것이냐. 엄벌밖에 없다. 엄벌하면 개과천선한다"면서 "평생 그 짓을 못하도록 해야 하는데, 우리는 늘 풀어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역대 회장단 거의 대부분은 감옥에 갔다 왔다. '경제사범연합회' 같다. 엄벌되지 않아서 그렇다"고 강조했다.

대검찰청 '중수부 폐지'와 '공직자수사비리처 신설'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만큼 검찰이 기소권을 독점하는 나라는 없고, 수사지휘권까지 갖고 있는 나라는 없다"며 "독재시절에는 검찰이 힘을 쓰지 못하고 안기부나 보안사가 힘을 썼다. 그런데 문민화가 되면서 안기부가 규제 대상이 되면서 무소불위를 못하게 되었고, 권력이 검찰로 넘어간 것이다. 검찰이 괴물이다. 이런 사회는 민주사회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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