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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모금에 죽을 수도... 불산가스, 얼마나 위험할까

접촉 시 심한 화상·실명 위험도... 응급조치·치료 중요

등록|2013.03.11 11:21 수정|2013.03.11 11:21
최근 들어 불산·염산 등 유독물질 누출사고가 잇따르면서 이들 물질의 인체 위해성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경북 구미산업단지에서는 최근 6개월 사이 총 4건에 달하는 유해화학물질 누출사고가 일어났다. 대규모 인명·재산피해를 발생시킨 지난해 9월 27일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사고를 시작으로 지난 1월 웅진폴리실리콘 염산 누출, 지난 2일 LG실트론 불산 함유 유독물질 누출, 5일 구미케미칼 염산 누출까지 연속적으로 사고가 발생해 최근 이 지역 주민들이 하루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염산과 불산은 모두 부식성이 강한 맹독성 물질이다. 액체 상태인 불산·염산이 증발할 경우 유독가스인 불화수소·염화수소 상태가 된다. 전문가들은 이들 물질에 노출되거나 가스를 흡입할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들 가스에 노출된 농작물이나 식품은 인체위해성이 있어 섭취가 금지된다.

실제로 12t에 달하는 불산이 누출됐던 구미 휴브글로벌 사고 당시 5명이 사망했고 주민 1만2000여 명이 병원 검진을 받았다. 인근의 식물은 잎과 열매가 누렇게 말라 고사했으며 가축들도 호흡기 질환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불산, 접촉 시 피부에 쉽게 흡수... 전신에 '치명적 영향'

▲ 이기환 소방방재청장이 구미 불산 누출사고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소방방재청 제공


불화수소(불산의 기체형태 물질)의 공식 명칭은 '플루오르화 수소'다. 공기와 접촉하면 뿌연 우유색을 띠며 강하고 자극적인 냄새를 낸다.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한두 모금 흡입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소방대원에 노출되면 매우 위험한 물질'로 NFPA(미국방화협회)에 규정돼 있다.

불화수소를 흡입하면 호흡곤란, 기관지경련, 화학성 폐렴, 화학적 화상(후두·기도) 급성호흡기질환 등이 나타난다. 또 일정시간이 지난 후 폐부종과 함께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가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발병 후 산소가 부족하면 몇 시간 후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다량의 불산을 흡입하지 않고 누출된 불산을 소량 흡입했을 경우 감기처럼 시작해 편도선염처럼 지나갈 수도 있다.

눈에 들어갈 경우 각막을 손상시키고 실명을 일으킬 수 있다. 증상은 눈을 찌르는 듯한 통증과 함께 눈물·충혈·부어오름이 나타난다.

피부에 불산 또는 불화수소가 닿으면 심한 화상·손상·동상이 발생한다. 플루오르화물(불산·불화수소)은 피부로 쉽게 흡수되는 특징이 있다. 이 물질이 몸속으로 흡수될 경우 뼈의 부식을 유발하고 몸 전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특히 상처가 있는 부위에 이 물질이 접촉되면 환부를 통해 혈액 속에 들어가 전신 손상을 유발한다. 따라서 물질 사용에 앞서 피부에 상처가 없는지 검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흡입 시 신선한 공기 마실 수 있도록 즉시 자리 옮겨야

불산 누출로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즉시 응급처치를 실시하고 최대한 빨리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불산가스를 흡입했다면 즉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이동시켜야 한다. 호흡이 멈췄다면 구강 대 구강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그러나 환자가 물질을 직접 섭취한 경우에는 구강 대 구강 인공호흡을 실시하지 말고 의료기기를 이용해 인공호흡을 해야 한다.

불산이 피부에 접촉되면 즉시 물로 씻어내야 한다. 머리카락과 손톱을 포함한 접촉 부위를 비누로 반복해서 씻고, 추가적인 노출을 막기 위해 물질에 오염된 옷은 폐기하는 것이 좋다.

염산, 불산보다 위험성은 적지만 피해 '비슷'

염산은 염화수소를 물에 녹인 물질이다. 염산이 공기 중에 노출되면 염화수소가 증발하면서 유독 가스로 변한다. 불산보다는 위험성이 약하지만 흡입하거나 피부에 접촉할 경우 불산과 비슷한 인체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염산가스를 눈에 접촉했을 경우 충분한 양의 물로 최소 15분 동안 계속해서 씻어내고 즉시 의학적 조치를 받아야 한다. 피부에 닿으면 즉시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물에 최소 20분 이상 씻어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노출되지 않은 피부 부위에 물질이 확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흡입했을 경우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이동시키고 인공호흡을 실시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고서령(koseo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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