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별들의 골프' 파문 진상조사 착수
한반도 위기 고조 상황인데도 군장성·국방부 고위직 주말 골프
▲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군 골프 관련 보도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관계 부처와 진상 파악에 즉각 착수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지난 4일 브리핑 모습. ⓒ 권우성
북한의 정전협정 및 남북불가침합의 파기 선언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지난 주말 군 장성들이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청와대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군 골프 관련 보도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관계 부처와 진상 파악에 즉각 착수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날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군 전용 골프장인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태릉골프장에는 토요일이었던 지난 9일 새벽부터 군 고위간부들에게 지급되는 '국'자와 '육'자 번호판을 단 차량들이 줄줄이 클럽하우스를 찾았다.
이 신문은 "골프장 등록 명단을 확인한 결과 이날 태릉골프장을 찾은 사람은 대략 300명, 75팀 정도가 골프를 즐겼다"며 "이 중에는 전 검찰총장과 대법관 등 전직 고위 인사들도 다수 있었지만 가장 많은 사람은 역시 현역 군인들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주말에는 예비역의 예약 비율이 10%로 제한되기 때문에 60팀 이상은 현역 군인들이 예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요일인 10일에도 골프장 예약은 모두 찼고 '○○국○○○○'과 '○○육○○○○' 번호판을 탄 관용차들이 여러 대 골프장을 찾았다. 또 다른 군 전용 골프장인 남수원골프장도 최근 주말 기간 예약이 꽉 찬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하 벙커'로 불리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예하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안보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동안 국방부 고위 관료들과 군 장성들은 골프를 즐긴 것이다. 북한은 11일 정전협정 백지화를 예고한 상태였고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 훈련도 이날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다.
허영일 민주통합당 부대변인은 "군 장성들이 국민들의 안보 불안과 공포심을 덜어주고자 주말에 유유자적 골프를 쳤다"며 "주말마다 골프로 체력을 단련한 우리의 간 큰 군 장성들이 북한의 도발이 있을 시에는 적군을 초전박살 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비꼬았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는 정부 이양기에 나타날 수 있는 공직기강 해이 문제에 대해 각별히 주목하고 있으며 공직자들의 직무 수행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며 철저한 진상조사 방침을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부처별 업무보고를 추진하기로 했다. 윤 대변인은 "업무보고는 각 부처 장관 임명 후 1~2주 정도 준비기간을 거쳐 바로 시작될 것"이라며 장차관 간에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 국정목표, 국정과제 등에 대한 공감대를 조기에 착근시키기 위해 조만간 장차관 워크숍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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