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전산망 마비된 KBS...기사·대본 일일이 출력

사측 "복구에 최선 다하고 있지만 얼마나 더 걸릴지..."

등록|2013.03.20 15:16 수정|2013.03.20 19:41

▲ 20일 갑작스런 전산시스템 이상으로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BS 사내 상황. ⓒ KBS


▲ 20일 갑작스런 전산시스템 이상으로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BS 사내 상황. ⓒ KBS


[3신 : 20일 오후 7시 42분]

20일 갑작스레 전산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KBS는 기사를 출력해 편집부에 넘기고, 라디오는 청취자 사연과 문자를 받지 못한 채 진행하고 있다. 사측은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얼마나 시간이 더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쯤, KBS 본사 몇몇 사무실에서 갑자기 컴퓨터가 저절로 꺼지고 부팅이 되지 않았다. 바이러스 유포 등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판단한 KBS 정보인프라부는 곧바로 '모든 컴퓨터의 전원을 꺼달라'는 사내방송을 했다. 또  네트워크를 차단하고 핵심서버에 악성코드가 침투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개인용 컴퓨터는 대부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서버의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 중이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사내 네트워크를 차단함에 따라 인터넷 전산망을 이용하지 못하게 된 KBS 직원들은 큰 불편함을 겪고 있다.

보도본부는 큐시트(뉴스 대본)나 기사를 일일이 출력하고 있다. 편집부에 전달할 때 평소처럼 내부 전산망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라디오는 청취자 사연과 문자를 아예 받지 못해 진행자 발언과 음악, 전화연결만으로 방송 중이다. 라디오 제작진들은 기존 자료실(아카이브) 시스템 대신 '디카트'란 시스템에 저장된 음원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마저 다운될 가능성이 있어 음악 CD확보를 위해 분주한 상황이다.

KBS는 "인터넷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방송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전 직원이 뛰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KBS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의 방송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2신 : 20일 오후 5시 10분]
KBS· MBC·YTN 전산망 마비... 군, 인포콘 3단계로 격상

KBS·MBC·YTN, 신한은행·농협 등 전산망 완전마비20일 오후 TV모니터를 통해 KBS, MBC, YTN 등 주요 방송사와 신한은행, 농협 등 내부 정보전산망이 완전 마비됐다고 알리는 뉴스속보가 보도되고 있다. ⓒ 유성호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방송사와 금융권의 전산망 마비를 두고 "조속히 복구하고, 원인을 철저하게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군도 정보작전방호태세(인포콘)을 4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오후 4시 반쯤 "오늘 오후 2시 40분 (전산망 마비) 상황이 발생했고,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상황을 파악한 후 2시 50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현재 범정부 차원의 민·관·군 합동대응팀이 사이버위기대책본부를 구성, 상황에 실시간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브리핑했다. 현재 청와대 관계자들은 국가위기 관리상황실에 모여 상황에 대응 중이다.

군도 보도자료를 내 "현재 군 전산망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오늘 상황 관련해 오후 3시 10분부로 인포콘을 3단계로 높였다"고 밝혔다. 군은 평시에 인포콘 5단계를 유지하지만,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증가된 준비태세'인 4단계로 대비하고 있었다. 이보다 한 단계 높은 3단계는 '향상된 준비태세'다.

한편 국정원 관계자는 이날 열린 남재준 국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방송사와 은행은) 민간부분이어서 국정원 관제 대상이 아니라 방통위 소관이지만, 중대 사태여서 기술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1신 3차 보강 : 20일 오후 4시 15분]
KBS· MBC·YTN 전산망 마비, 신한은행은 복구

▲ 오후 3시 40분 현재 신한은행 홈페이지에 전산장애 안내 공지가 게시돼있다. ⓒ 이주영


KBS와 MBC, YTN 등 방송사와 신한은행의 전산망이 오후 2시께 갑작스레 마비됐다. KBS와 신한은행 홈페이지 접속도 불가능한 상태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20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오늘 오후 방송사 3곳과 은행 2곳의 전산망이 마비돼 현장에 수사관을 파견했다"며 "원인이 사이버테러인지 아닌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YTN 전산실 관계자는 "오후 2시 20분경 갑자기 (전산망에) '재부팅하라'는 메시가 뜨면서 저절로 재부팅됐는데, 다시 부팅이 안 된다"며 "해킹당하거나 바이러스가 침투당한 상황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일이 처음이라, 원인부터 찾는 중"이라며 "방송 서버쪽은 괜찮고, 업무용 컴퓨터들은 전혀 쓸 수 없다"고 말했다.

MBC는 오후 2시부터 계속 전산망이 멈춘 상태다. 정보콘텐츠실 관계자는 "지금 (피해 규모는) 정확히 모르겠고,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KBS는 뉴스특보에서 "일정 시점에 수만대 PC가 깡통 PC가 됐다"고 공개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전산망 마비가 국내 기반시설 전산망을 상대로 한 북한의 '사이버공격'일 가능성에 대비, 사이버위기 '관심' 경보를 발령했다. 이에 대해 국가정보원은 "관련 기관들과 협의해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전산망이 마비됐다고 알려졌던 농협은 예방 차원에서 일부 업무용 PC의 통신망을 끊은 것이었다. 농협 관계자는 "바이러스 침투를 막기 위해 우리가 차단해 놨다"며 "메인 서버에 아무 문제 없고, 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산망 마비로 접속조차 할 수 없었던 신한은행 홈페이지는 오후 3시 50분 현재 접속이 가능하다. 다만 '신한은행 전산장애로 인해 일부 고객의 로그인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고 공지한 상태다. KBS 홈페이지는 여전히 접속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청와대는 이번 전산망 마비 사태에 대해 긴급 상황 파악에 나섰다. 청와대는 북한의 사이버테러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는 현재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위기관리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비서관들과 함께 합동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상황이 파악되는 대로 국민들께 소상히 알리겠다"고 밝혔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