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했던 강, 그리고 아픈 강...강을 살려주세요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생명의 강 사진전'이 열려
초록사진가 박용훈씨는 파괴된 4대강 사진 앞에서 한탄했습니다. 그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의 활동차량기금 마련과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생명의 강 사진전'(3월 20일부터 22일까지, 대구 약령시 룰루랄라 예ㅅㅜㄹ창고)이 개최되는데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진후원.
4대강 공사 이전부터 그는 강에 매료되어 강 사진을 찍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환경단체 활동가 사이에서 박용훈씨는 초록사진가라고 불립니다. 그가 누빈 4대강과 내성천의 모습은 그 자체로 기록이 되어 4대강 사업의 폐해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초록사진가 박용훈씨. 그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잔잔한 감동이 물결처럼 스며듭니다. ⓒ 김수희
'생명의 강 사진전'은 4대강 사업 전에 찍은 낙동강의 살아있는 아름다움을 감상하면서 4대강의 재자연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물론 4대강을 지키기 위해 가장 필요한 대구환경운동연합의 '봉순이2(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차량)'를 영입하기 위함이기도 하죠. 원래 우리의 강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느끼는 것이 4대강 재자연화를 앞당기는 데 큰 주춧돌이 될 것입니다.
박용훈 사진작가는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냐는 질문에 "모든 사진마다 각기 다른 스토리를 담고 있어서 하나를 꼽기가 어렵"지만 2008년 봄에 찍은 구미 해평습지사진을 가리키며 "걸어도 걸어도 끝없는 백사장이 펼쳐졌고, 전부 새발자국이 찍혀있는 것이 너무나 멋있었다"며 그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두 가지 주제로 준비되었습니다. 하나는 초록사진가 박용훈씨가 찍은 4대강 사업 전의 낙동강, 구미 해평습지, 현 상주보, 안동 마애습지등의 모습. 그리고 다른 하나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이 그동안 낙동강 4대강사업 현장을 누빈 결과를 바탕으로 찍은 그간 파괴된 '아픈' 낙동강의 모습입니다. 20일 저녁 7시30분, 개막식 행사로 두 분의 작은 강연회도 열렸습니다.
▲ '생명의 강 사진전'을 보러 온 조성빈군. 특유의 귀여운 미소로 전시장 내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사진 포즈는 가장 자신있는 자세로~! ⓒ 박동인
▲ 내성천의 사진을 유심히 보고 있는 관람객. 무척이나 투명해서 바닥에 모래알까지 비치는 아름다운 강물에 매료된 듯합니다. ⓒ 박동인
강연회에서 박용훈씨는 "내가 강에 애착을 갖는 이유는 어릴 적 강에서 놀았던 경험 때문이다. 내성천은 강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라며 내성천의 중요성에 대해 열변을 토했는데요.
내성천은 100km가 넘는 강으로 갈수기 때에는 70~80km 정도까지 꼬마들이 강 안으로 들어가서 놀 수 있을 만큼 사방 어디를 걸어도 전혀 위험하지 않습니다. 그 강과 오롯이 하나가 되는 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지요. 하지만 현재 내성천은 영주댐공사로 없어질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 초록사진가 박용훈씨의 강연에 몰입한 관람객들. ⓒ 김수희
박용훈씨는 영주댐 건설 목적이 낙동강 하천 수질용수 공급용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것은 '희석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국토부가 4대강 건설시 수질이 악화될 것을 이미 예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영주댐 사업은 예비사업타당성 조사 결과 BC(Benefit Cost)가 1이상 나오지 않은 사업인데도 공사를 강행하는 점을 주의 깊게 살펴야하며 우리의 국토를 훼손시키는 것에 대해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 용인해야하는가를 깊이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사진에는 담기지않은 모습을 설명하며 내성천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초록사진가 박용훈씨. ⓒ 김수희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이 4대강 사업으로 파괴된 낙동강의 모습과 그 대안에 대해 설명하고있습니다. ⓒ 김수희
두 번째 강연자인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그동안 낙동강 4대강사업 현장을 누빈 결과를 바탕으로, 그간 파괴된 '아픈' 낙동강의 모습과 이 사업으로 인해 일어날 재앙, 그리고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해 행해져야 할 대안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정수근 국장은 4대강 현장을 누비면서 겪은 크고 작은 사고를 말하며 이제는 강이 위험하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해 '보 해체', '수문 상시 개방', '관리수위 3미터 낮추기'등을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강연회 중 열린 작은 음악회. 박동인씨(좌)와 임성무씨(우)가 직접 기타와 오카리나를 연주하고 다같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급작스런 콜라보레이션에 손발이 맞지 않아도 관람객들은 개의치않고 즐겁게 이 시간을 즐겼습니다. ⓒ 김수희
강연회가 끝난 후 경주환경운동연합 함원식씨는 동강댐을 살린 것은 레프팅 산업 덕분이라고 말하며 내성천 역시 생태기행 뿐만 아니라 좀 더 일상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살려보는 것이 어떻냐라는 의견을 내주었습니다.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훌쩍 지나 끝을 맺은 '생명의 강 사진전' 개막식을 마무리하며 초록사진가 박용훈씨는 다음과 같은 소감을 밝혔습니다.
"강을 복원하려면 긍정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논리적인 설명보다는 원래 강이 이런 모습이었으므로 원래대로 돌아가야 함을 몸소 느끼는 것이 중요하지요. 잘못된 부분을 진실규명 할 뿐만 아니라 큰틀에서 보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내성천은 4대강을 해결할 모든 해답을 갖고 있습니다. 대구경북에서 지역적으로 관심을 갖고 노력을 한다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따스한 봄빛이 전시장 내를 비추고있습니다. ⓒ 김수희
▲ 영웅군이 엄마 성남씨에게 관람객을 위해 준비한 쑥개떡을 보고 "이거 지우개야?"라고 말해 주위의 사람들을 웃음짓게 만들었습니다. ⓒ 김수희
▲ 자신의 사진전에서조차 사진을 찍는 열정적인 사진가 박용훈씨입니다. 앞으로의 사진도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 김수희
▲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었는지 작가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가득합니다. ⓒ 김수희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