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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구경, 멀리 갈 필요 없어요

동네 앞길에 핀 벚꽃, 걸어서 구경 갔습니다

등록|2013.04.02 09:53 수정|2013.04.02 09:53

▲ 동네 앞길에 핀 벗꽃 ⓒ 김동수


봄에 피는 수많은 꽃이 있지만 벚꽃만큼 사람들 사랑을 많이 받는 꽃은 별로 없습니다. 다음 검색창에서 '벚꽃축제'를 검색하니 '진해 군항제', '제주한림공원 왕벚꽃 축제', '한강여의도 봄꽃 축제', '부산청학벚꽃축제', '경주벚꽃축제', '함양 백운산 벚꽃 축제', '구례 섬진강변 벚꽃 축제' 등, 한마디로 온 나라가 벚꽃 축제 중입니다.

문제는 벚꽃 축제가 갔다가 발 디딜 틈이 없는 바람에 고생만 하는 일이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주 한적하게 벚꽃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의외로 많습니다. 벚꽃 나무 몇 백 그루, 몇 천 그루가 되어야 벚꽃 구경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 동네도 벚꽃 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 걸어서 3분 거리.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벚꽃 나들이를 할 수 있습니다. 동네 돌담에 핀 벚꽃을 볼 때마다 멀리 가서 고생하는 분들이 왠지 안쓰럽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 벌 한 마리가 벚꽃에 앉았습니다. ⓒ 김동수


벌 한 마리가 벚꽃에 앉았습니다. 윙윙거리며 돌아다니더니 살짝 내려앉습니다. 꿀을 얻기 위해 여기저기 이곳저곳을 날아다닙니다. 작은 벌 한 마리가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게 합니다.

돌담 건너편에 있는 동네 공원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벚꽃이 다 피었습니다. 하늘까지 맑아 한 폭의 그림입니다. 부러울 것 하나도 없습니다. 기름값도 아끼고, 막히는 길 때문에 고생할 필요도 없이 여유를 즐기며 하는 벚꽃 구경은 최고의 축제입니다.

▲ 동네 공원에 핀 벗꽃. 벚꽃과 푸른 하늘이 잘 어울립니다 ⓒ 김동수


벚꽃 나들이에 막둥이가 따라 나섰습니다.

"아빠"
"응."
"벚꽃 정말 예뻐요."
"예쁘지."

"아빠 사람들인 벚꽃 구경을 멀리 가는데, 우리는 동네에 있기 때문에 멀리 갈 필요가 없어요."
"그렇지 정말 좋은 동네에 살고 있지."

"아빠. 나 사진 좀 찍어주세요."
"야 우리 막둥이하고, 벚꽃하고 누가 잘생겼나."
"막둥이!"

"그렇지 막둥이가 잘생겼지."

▲ 벚꽃과 막둥이. 안어울릴듯 어울립니다. ⓒ 김동수


수백, 수천 그루 벚꽃 구경도 의미 있지만, 동네마다 있는 벚꽃 구경도 좋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세요. 우리 동네도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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