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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하남 노동부 장관,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면담 거부

비정규직노조 "현대차 꼭두각시 노릇 말고 불법파견 시정하라"

등록|2013.04.02 17:35 수정|2013.04.02 18:23

▲ 지난해 10월 17일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앞 송전철탑에서 대법 판결 이행 등을 요구하며 천의봉 사무장과 함께 농성을 벌이고 있는 최병승씨. 철탑농성 161일 째인 27일 비정규직노조가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장관은 이를 거절했다 ⓒ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지난 3월 11일 취임식 때 "뜨거운 가슴으로 낮은 목소리에 더 귀기울이면서 노동 현장의 어려운 난관들을 지혜롭게 풀어나가고 불법파견을 확실하게 없애겠다"고 했던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금속노조 현대차비정규직지회(비정규직노조)의 면담요청을 거절했다.

비정규직노조는 지난달 27일 공문을 통해 '4월 3일 만나 현대차 불법파견 해결을 위한 직접교섭 주선을 장관에게 요청할 것'이라고 면담을 요청했으나 방 장관이 이를 거절한 것. 이에 따라 현대차 비정규직노조가 "방 장관은 현대차의 꼭두각시 노릇을 중단하고 불법파견 시정에 나서라"고 요구하는 등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방 장관, 비정규직노조 면담 거절 이유는 "특별교섭 집중하라"

고용노동부는 비정규직노조가 요청한 장관 면담일 이틀을 남겨둔 지난 1일 전화로 면담 불가 입장을 밝혀왔고, 거절 이유는 "특별교섭에 집중하라"는 것. 하지만 회사 측이 지난달 19일 중노위 불법파견 판결에 따른 비정규직노조의 교섭 제의를 거절하고 있는 현실에서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비정규직노조가 이를 성토하고 나섰다. 비정규직노조는 3일 오후 3시 과천 정부종합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 장관과 고용노동부를 성토할 예정이다.

비정규직노조는 김상록 정책부장은 2일 "방하남 장관이 면담 신청을 거부함에 따라 우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차의 꼭두각시 노릇을 그만하고 불법파견 시정에 나설 것을 촉구할 것"이라며 "불법파견 시정 요구사항을 장관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비정규직노조는 지난달 19일 중앙노동위원회가 현대차 불법판견 판정을 한 후 회사측이 특별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자 후속조치로 장관 면담을 추진했었다. 특히 노조측은 방 장관과 면담 시 현대차 회사측과의 직접교섭 주선, 특별근로감독 실시, 불법사업장 폐쇄 등을 요구할 예정이었다.

한편, 방하남 장관은 지난 3월 11일 취임하면서 "불법파견을 확실하게 없애고 사회적으로 많은 갈등을 빚고 있는 사내하도급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후 기자감단회에서도 "(현대차와 쌍용차 등 현안 사업장 문제에 대해) 대통령도 현장을 중시하고 있다"며 "굉장히 가슴 아픈 노동현장을 고용노동부가 나 몰라라 할 수 없어 어떻게든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대화를 주선하는 등 노력하겠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언론보도 등을 통해 절박한 사정이 알려져 있는 현대차 비정규직노조의 면담을 거부함으로써 노동계는 물론 시민사회로부터 방 장관은 물론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난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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