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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차나 총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천안함 때보다 상황 심각하고 불안"

통일부 "'10일까지 개성공단 완전철수요구설'은 와전"

등록|2013.04.04 10:08 수정|2013.04.04 12:04

개성공단 출입허가 기다리는 차량들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통제한 가운데 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사용할 자재와 연료를 실은 화물차량들이 북한측의 통행 허가에 대비해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출입사무소 차량출입구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들 차량은 8시 30분경 출경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방송이 나온 뒤 되돌아갔다. ⓒ 권우성


"또 유턴" 개성공단 이틀째 통제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이틀째 통제하자 4일 오전 8시 30분경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출입사무소 차량통행로앞에서 대기중이던 개성공단행 화물차량들이 출경을 포기한 채 차를 돌리고 있다. ⓒ 권우성


[2신 보강 : 4일 낮 12시]

북한이 개성공단 남측 인력에게 10일까지 완전 철수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가 한때 최고조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옥성석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부회장은 4일 오전 CIQ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중앙총국에서 어제(3일) 오후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10일까지 남측 주재원들은 전부 나가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곧바로 사실이 아니라고 진화했다. 김 대변인은 "어제 북측에서 몇몇 기업에게 10일까지 개성공단 나갈 사람 있으면 미리 명단을 달라고 한 것"이라며 "보통 전원 철수를 요구하려면 당국차원에 통보하거나 성명을 내야 하는데, 기업에 직접 얘기할 성격이 아니다, 와전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출경금지 조치로 예민해진 개성공단 입주기업 측의 분위기가 반영된 해프닝이었다.

개성공단 기업협회(회장 한재권)와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이날 오전, CIQ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단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개성공단 내 입주기업들은 북측의 통행 차단 조치로 인해 원자재 운송에 제한을 받아 조업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며 "공단 전체가 폐쇄되지 않을까 하는 심각한 불안에 휩싸여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개성공단의 조속한 정상화를 북측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개성공단 근무인력 5명이 차량 3대와 함께 남측으로 돌아왔다. CIQ 입경장으로 나온 권숙미(37)씨는 "세관 검사에서 군인들이 평소의 두 배나 배치되고 검사가 까다롭게 진행돼 10분 늦어졌다"며 "근처에 장갑차가 있거나 총이 보이지는 않았다"고 공단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권씨는 "천안함 침몰 당시 보다 상황이 심각해서 불안해하고 있다"면서도 "기업마다 1주일 가량의 식자재는 저장하고 있어서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남측으로 돌아올 인원은 모두 222명으로 9차례에 걸쳐 오후 5시까지 귀환할 예정이다.

[1신 수정 : 4일 오전 10시 16분]
"개성공단 가스 공급 차질에 공장 3곳 중단됐다"

북한의 개성공단 출경 금지 조치 이틀째인 4일, 200여 명의 인원이 남측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오전 10시 10여 명을 시작으로 이날 하루 200여 명이 경기도 파주시 남단면 남북출입사무소(CIQ)로 귀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도 기업들이 개별 사정에 따라 귀환 인원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개성공단에는 외국인 7명 포함 835명이 잔류해 있다. 출경 금지 첫날인 3일에는 총 33명의 인원이 귀환했다. 예정 인원의 10%도 안되는 숫자였다.

자재 실은 20여 대 트럭, 출경 불허 소식에 유턴

이날 오전 7시부터 CIQ에는 50여 명이 넘는 개성공단 관계자들이 나와 북한이 혹시나 출경금지를 해제하지 않을까 기대감을 나타냈다. 북한으로 향하는 출입사무소 게이트 입구에도 자재를 실은 대형 트럭 20여 대가 대기해 있었다.

첫 출경시간인 오전 8시 30분, '출경이 승인되지 않았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트럭들은 방향을 돌려야 했다. 트럭의 유턴을 지켜보던 강현철(62)씨는 "내일은 북한의 청명절 휴무로 6, 7일 주말 이틀을 쉬게 되면 5일 동안 개성공단 출입이 중단된다"며 "이렇게 되면 개성공단이 고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옥성석(59) 개성공단 기업협회 부회장((주)나인모드 대표)은 CIQ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가스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의류회사 3곳에서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며 "123개 개성공단 기업 중 60%가 의류·봉제·섬유회사로 가스공급이 안 되면 작업이 중단되는 공장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제부터 야간 근무, 연장 근무가 중단됐다"며 "북한쪽에서 금지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 내 식량 사정과 관련해서도 그는 "근무 인원에 맞게 생필품이 올라가는데 어제부터 공급이 안 되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직원들이 세끼 먹던 밥을 두끼로 줄여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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