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고리4호기, 신뢰성 향상시킨다더니...
고리4호기 발전 정지... 원인은 "계전기 작동"
▲ 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고리원자력발전소. 사진은 고리1호기의 모습. ⓒ 정민규
4일 갑작스러운 고장으로 발전을 멈춘 고리원전 4호기의 결함 원인은 주변압기 보호용 계전기의 작동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계전기의 작동 원인을 "보호용 계전기의 전류 입력선에서 결선 오류로 인한 이상신호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참고로 계전기는 전류를 제어하거나 조정하는 장치를 말한다. 바로 이 계전기에서 오류가 발생하자 시스템이 이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원전을 멈춰세웠다는 뜻이다. 발전 당시 고리4호기는 63일간의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지난 3일 오후 10시 5분부터 발전을 재개한 상태였다.
한수원 측은 정비 기간 동안 정기적인 검사 외에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책으로 수소재결합기 (전원 없이 수소를 자동으로 제거하는 장치)와 지진 발생시 자동정지 시스템 등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계획대로였다면 서서히 출력을 높인 고리4호기는 5일 오후 8시께 전 출력에 도달할 예정이었다. 사건 발생시 원자로의 출력은 전체 출력의 66%였으며 발전기는 624Mwe까지 출력을 낸 상태였다. 한수원 측은 "발전소는 안정상태로 유지중"이라며 "고장 원인분석 및 고장부위 정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30일부터 계획예방정비를 실시한 고리4호기가 갑자기 멈춰선 것은 4일 오후 4시 34분께 였다. 통상 1년 6개월 간격으로 실시하는 계획예방정비를 실시한 직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동안 고리4호기는 고리원전에 위치한 6개 원자로 중에서도 가장 많은 전력을 생산했다. 1986년 4월 29일 상업운전을 개시한 이후로 2억4백만MWh의 전력을 생산했고, 지난해에도 916만MWh의 발전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원전이용률 역시 6기 원전 중 유일하게 100%에 도달했다.
이렇듯 고리4호기는 한수원의 자부심과도 같았다. 지난 2008년 국내 최장시간 연속운전 (515일)을 달성한 고리4호기는 2007년 8월 1일부터 올 1월 30일 정비에 들어가기 전까지 총 1923일 동안 발전정지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다.
고리4호기의 계획예방정비 전 한수원은 "주요 설비 개선을 통해 원전의 신뢰성을 대폭 향상시킬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하루도 안돼 고장으로 원전이 멈춰서면서 스스로 우려를 증폭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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