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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휴·폐업 결정, 법률적 근거 없다"

경남민변 밝혀 ... 진주혁신도시 공공기관노조 '폐업 반대' 희망걷기 6일

등록|2013.04.05 15:59 수정|2013.04.05 15:59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휴·폐업을 결정한 가운데 이는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경남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회장 이정한·아래 '경남민변')은 5일 낸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변호사들은 "대한민국의 지방의료원 역사상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에 의한 강제 휴업·폐업 절차에 돌입한 진주의료원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홍준표 지사와 경남도의 진주의료원에 대한 최근 일련의 조치들은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 경남도가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휴업 예고기간 마지막 날인 3월 30일 오후 한 병실 앞의 모습이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에 대해 '보호자없는병원사업'을 벌여 간병인비를 일부 지원해 왔는데, 폐업 결정 이후 진주의료원에 대한 '보호자없는병원사업 철회를 결정했다. ⓒ 윤성효


경남민변은 "지방의료원법, 경상남도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 등 진주의료원의 설립, 운영의 근거가 되는 그 어떠한 법령에도 홍준표 도지사나 경상남도에 진주의료원의 폐업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견지에서 홍준표 지사와 경남도는 폐업을 위한 휴업처분을 결정할 권한도 없다"며 "폐업을 위한 휴업이라는 근거 없는 처분은 홍준표 도지사의 법적 근거 없는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에 대한 비난 여론과 위법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또 하나의 탈법행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경남민변은 "현행법상 아무런 법률적 권한이 없는 홍준표 도지사가 의료원 폐업을 결정하고 이에 따라 환자들에 대한 퇴원조치, 의료진들에 대한 해고 예고 통지 등을 먼저 진행한 뒤, 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회 의원들이 주축이 되어 진주의료원 해산에 관한 근거 규정을 뒤늦게 만들고자 조례개정안을 통과시키려는 시도는 헌법상의 적법절차의 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사이의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위헌적이고 초법적인 발상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환자의 건강권과 생명권, 진주의료원 소속 근로자들의 노동권 그리고 의료서비스가 가지는 고도의 공공성, 그 어느 것도 진주의료원의 적자 운영에 관한 경영논리보다 뒤로 밀려나야 할 것은 없다"고 밝혔다.

진주혁신도시이전기관노조협의회 "폐업 철회" 촉구

진주혁신도시로 이전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중소기업진흥공단, 남동발전, 주택관리공단,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한국시설안전공단의 7개 기관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경남혁신도시이전기관노동조합협의회'는 5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협의회는 이날 "진주의료원 폐업은 진주혁신도시 정주여건의 후퇴"라고 밝혔다. 진주혁신도시는 지금 공사가 한창이고, 일부 기관은 이전 중이다. 또 협의회는 "현존하는 공공의료 시설마저 폐업하려는 경상남도를 보며, 혁신도시 정주여건 조성을 위한 경상남도의 진정성을 의심한다"며 "진주의료원 폐업이 강행된다면 혁신도시의 공공의료체계를 부정하는 것으로 보고, 혁신도시로의 이전 자체에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의회는 "이전 기관이나 가족들이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가깝고 싼 병원을 찾게되는데, 진주의료원을 없애는 것은 이전기관과 그 가족들의 정주여건에 치명타가 될 수 밖에 없다"며 "진주의료원 폐업을 막고 혁신도시 내 공공의료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연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진주의료원 지키기 희망걷기대회 6일

보건의료노조는 6일 오후 3시 진주의료원 앞마당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희망걷기대회'를 연다. 이날 행사는 진주와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뿐만 아니라 전국 노동·시민사회단체들도 결합한다.

행사는 이날 오후 3시 '희망걷기대회'를 시작으로, 오후 5시 '진주의료원 지킴이 발족식', 오후 5시 40분 '촛불문화제', 오후 7시 '영화마당'으로 진행된다. 희망걷기대회에 앞서 일부 참가자들은 경남도청을 항의방문한다. 또 '진주의료원 지키기 원탁회의'가 이날 오후 3시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희망걷기대회는 애초 벚꽃축제가 열리는 기간에 경남도청이 있는 창원에서 열 예정이었으나, 경남도가 3일 기습적으로 휴업을 발표한 데다 환자들과 직원들을 내쫓기 위해 용역을 투입하려 한다는 소문이 나도는 상황에서 진주의료원 일대로 옮겨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전국 각지 참가자들은 '돈보다 생명 버스'를 타고 진주의료원과 경남도청을 방문한다.

이번 행사는 '세계보건의날'(4월 7일)을 기념해 마련되었는데, 보건의료노조는 "경남도는 기념행사를 취소했고, 창원시에서 주최하는 '벚꽃길 시민걷기대회'는 비 때문에 취소되었다"며 "이번 희망걷기대회는 진주의료원 폐업이 철회되지 않는 한 비가 와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의료공공성 확보와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위한 진주시민대책위'는 5일 오후 7시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진주의료원 지키기 시민문화제'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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