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맥주가 북한 대동강 맥주를 따라잡으려면?
맥주산업은 정부 규제에 따른 독과점... 홍종학 의원 "시장 진입장벽 낮춰야"
"맥주는 북한이 한국을 이기는 유일하게 유용한 활동이다. 북한 대동강 맥주는 대단히 좋다."
지난해 11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보도는 국산 맥주를 둘러싼 논쟁에 불을 당겼다. 이 신문은 '한국 사람들은 맛없는 김치나 산낙지는 용인하지 않으면서, 왜 따분한 맥주를 마시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맥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은 기사에 큰 호응을 보냈고, 주류업계는 반발했다.
실제 카스(오비맥주)·하이트(하이트진로) 등 국산 맥주가 싱겁고 밋밋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국산 맥주는 '소맥' 제조용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치맥'처럼 치킨을 뜯기 위한 음료라는 혹평도 있다. 다양성도 떨어진다. 외국여행을 다녀온 맥주 애호가들은 싼값에 다양한 국산 맥주를 즐길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한다.
그래서 수입 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대형마트 명당자리에 수입맥주 코너가 들어섰고, 대학가에 수입맥주전문점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휴대전화 판매 1위 회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다양하고 맛있는 국산 맥주를 맛보는 일은 어려운 일일까?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은 "어렵지 않다"면서 "맛있는 국산 맥주를 마시려면,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갑자기 맥주를 얘기하는데, 왜 뜬금 없이 경제민주화 얘기를 하느냐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국산 맥주가 싱겁다는 평가를 받고 다양하지도 않은 이유는 두 맥주회사의 독과점 탓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맥주를 만드는 맥주회사들이 생겨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호에 맞는 맛있는 국산 맥주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맥주시장은 대표적인 독과점 산업... 이익률 높지만 연구개발 인색
국내 맥주 산업은 대표적인 독과점 산업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발표한 2010년 기준 시장구조조사에 따르면, 상위 3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100%인 산업은 맥주와 설탕이 '유이'했다. 특히 맥주 산업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양분하고 있다. 수입 맥주를 포함한 전체 맥주산업 점유율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닐슨리포트에 따르면, 2012년 5월 기준 전체 맥주 시장에서 수입 맥주가 차지하는 비율은 3.9%에 불과하다.
독과점 기업들은 경쟁 없이 쉽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인색하다. 매출액 대비 순부가가치비율(이익률)의 경우, 맥주 산업은 49.6%에 달했다. 독과점산업 평균(31.1%)을 크게 웃돈다. 반면, 맥주 산업의 연구개발투자비율은 0.75%로, 47개 독과점 산업의 평균(1.4%)을 밑돈다.
독과점은 정부의 맥주 제조면허 규제 탓이 크다. 2008~2010년 생산시설 규제 완화에 따른 새로운 맥주 회사의 탄생은 이를 반증하는 사례다. 2008년 이전까지는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규모 시설을 갖춰야했다. 하지만 2010년 12월부터 맥주를 발효시키는 전발효주와 맥주를 저장하는 후발효주 시설기준이 각각 185만ℓ, 600만ℓ에서 5만ℓ, 10만ℓ로 크게 완화됐다.
이로 인해 1933년 오비맥주와 하이트맥주의 전신인 동양맥주와 조선맥주가 맥주 제조 면허를 딴 이후 78년 만에 세븐브로이가 3번째 국산 맥주 기업이 됐다. 하지만 시설 규제를 더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삼다수 맥주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을 댈 민간회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우스 맥주인 소규모 맥주 제조 면허도 신설됐지만, 유통할 수 없고 그 회사의 영업장에서만 팔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주세율도 중소 맥주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는 대표적인 규제로 꼽힌다. 맥주 가격의 절반이상은 세금이다. 주세(72%)와 주세의 30%인 교육세가 붙고, 여기에 부가가치세 10%를 더한 가격이 출고가격이다. 중소 맥주업체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세금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외국은 대부분 알코올 도수나 업체 규모에 따라 다른 세율이 적용된다.
국산 맥주가 싱거운 이유는 맥주의 주재료인 맥아(보리 싹을 틔운 것) 비율이 낮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맥아 비율이 10%만 돼도 맥주로 인정받는다. 일본의 맥주 맥아 비율은 66.7% 이상이다. 맥주 애호가 일각에서는 국내 맥주회사들이 옥수수 등의 첨가물을 많이 넣기 때문에 맥주 맛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주류업계는 실제 맥아 비율은 60% 이상이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정확한 성분 비율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제민주화하면, 맥주가 맛있어 진다?"
홍종학 의원은 규제를 완화해 맥주 독과점 체제를 무너뜨려야 맛있는 국산 맥주를 마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주세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다. 개정안에는 생산 시설기준을 현재의 절반으로 낮추고, 중소 업체 맥주의 주세율은 30% 이내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홍 의원은 이를 위해 오는 12일 간담회를 열고 대형 맥주회사와 중소 맥주회사 관계자, 관련부처 담당 공무원을 불러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홍종학 의원은 "국세청이 세금을 편리하게 거두기 위해 규제를 유지한 탓에 맥주 시장의 독과점이 유지된 측면이 있다"며 "경제민주화를 통해 독과점이 시정되고 크고 작은 맥주회사가 공존하게 되면, 맛있고 다양한 국산 맥주를 마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내 맥주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오비맥주의 카스(위)와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아래). ⓒ 오비맥주/하이트진로 홈페이지
실제 카스(오비맥주)·하이트(하이트진로) 등 국산 맥주가 싱겁고 밋밋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국산 맥주는 '소맥' 제조용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치맥'처럼 치킨을 뜯기 위한 음료라는 혹평도 있다. 다양성도 떨어진다. 외국여행을 다녀온 맥주 애호가들은 싼값에 다양한 국산 맥주를 즐길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한다.
그래서 수입 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대형마트 명당자리에 수입맥주 코너가 들어섰고, 대학가에 수입맥주전문점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휴대전화 판매 1위 회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다양하고 맛있는 국산 맥주를 맛보는 일은 어려운 일일까?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은 "어렵지 않다"면서 "맛있는 국산 맥주를 마시려면,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갑자기 맥주를 얘기하는데, 왜 뜬금 없이 경제민주화 얘기를 하느냐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국산 맥주가 싱겁다는 평가를 받고 다양하지도 않은 이유는 두 맥주회사의 독과점 탓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맥주를 만드는 맥주회사들이 생겨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호에 맞는 맛있는 국산 맥주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맥주시장은 대표적인 독과점 산업... 이익률 높지만 연구개발 인색
국내 맥주 산업은 대표적인 독과점 산업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발표한 2010년 기준 시장구조조사에 따르면, 상위 3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100%인 산업은 맥주와 설탕이 '유이'했다. 특히 맥주 산업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양분하고 있다. 수입 맥주를 포함한 전체 맥주산업 점유율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닐슨리포트에 따르면, 2012년 5월 기준 전체 맥주 시장에서 수입 맥주가 차지하는 비율은 3.9%에 불과하다.
독과점 기업들은 경쟁 없이 쉽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인색하다. 매출액 대비 순부가가치비율(이익률)의 경우, 맥주 산업은 49.6%에 달했다. 독과점산업 평균(31.1%)을 크게 웃돈다. 반면, 맥주 산업의 연구개발투자비율은 0.75%로, 47개 독과점 산업의 평균(1.4%)을 밑돈다.
독과점은 정부의 맥주 제조면허 규제 탓이 크다. 2008~2010년 생산시설 규제 완화에 따른 새로운 맥주 회사의 탄생은 이를 반증하는 사례다. 2008년 이전까지는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규모 시설을 갖춰야했다. 하지만 2010년 12월부터 맥주를 발효시키는 전발효주와 맥주를 저장하는 후발효주 시설기준이 각각 185만ℓ, 600만ℓ에서 5만ℓ, 10만ℓ로 크게 완화됐다.
이로 인해 1933년 오비맥주와 하이트맥주의 전신인 동양맥주와 조선맥주가 맥주 제조 면허를 딴 이후 78년 만에 세븐브로이가 3번째 국산 맥주 기업이 됐다. 하지만 시설 규제를 더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삼다수 맥주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을 댈 민간회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우스 맥주인 소규모 맥주 제조 면허도 신설됐지만, 유통할 수 없고 그 회사의 영업장에서만 팔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주세율도 중소 맥주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는 대표적인 규제로 꼽힌다. 맥주 가격의 절반이상은 세금이다. 주세(72%)와 주세의 30%인 교육세가 붙고, 여기에 부가가치세 10%를 더한 가격이 출고가격이다. 중소 맥주업체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세금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외국은 대부분 알코올 도수나 업체 규모에 따라 다른 세율이 적용된다.
국산 맥주가 싱거운 이유는 맥주의 주재료인 맥아(보리 싹을 틔운 것) 비율이 낮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맥아 비율이 10%만 돼도 맥주로 인정받는다. 일본의 맥주 맥아 비율은 66.7% 이상이다. 맥주 애호가 일각에서는 국내 맥주회사들이 옥수수 등의 첨가물을 많이 넣기 때문에 맥주 맛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주류업계는 실제 맥아 비율은 60% 이상이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정확한 성분 비율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제민주화하면, 맥주가 맛있어 진다?"
홍종학 의원은 규제를 완화해 맥주 독과점 체제를 무너뜨려야 맛있는 국산 맥주를 마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주세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다. 개정안에는 생산 시설기준을 현재의 절반으로 낮추고, 중소 업체 맥주의 주세율은 30% 이내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홍 의원은 이를 위해 오는 12일 간담회를 열고 대형 맥주회사와 중소 맥주회사 관계자, 관련부처 담당 공무원을 불러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홍종학 의원은 "국세청이 세금을 편리하게 거두기 위해 규제를 유지한 탓에 맥주 시장의 독과점이 유지된 측면이 있다"며 "경제민주화를 통해 독과점이 시정되고 크고 작은 맥주회사가 공존하게 되면, 맛있고 다양한 국산 맥주를 마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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